태극전사 안정환과 기로에 선 유승준, 무엇이 다른가?

별밤쥐기200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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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바라본 안정환과 유승준 태극전사 안정환과 기로에 선 유승준, 무엇이 다른가?    “대~한 민- 국!”의 함성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도쿄 대첩(大捷)을 극적인 승리로 이끌어 월드컵 역전 드라마의 감동을 재현했다. 후반 41분 이을용의 어시스트를 받아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일본 골문을 갈랐다.

그가 올린 쾌거는 팀 전원의 승리이기도 하겠지만 전통적으로 한일전에 목메어 응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에 힘입은 대한민국의 승리다. 후반에 이천수와 안정환을 적시에 기용한 코엘류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한 달 전에 당한 0대1의 패배를 설욕한 셈이다.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안 선수가 머리를 깎고 백마부대 신병 교육대에 입대해 당당히 군사훈련에 임하는 모습이 더욱 자랑스럽다. 어머니 안씨가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처지인지라 그의 승리와 군입대는 더욱 값지다. 애국의 일면(一面)을 몸소 실천하는 청년으로 투영(投影)되는 장면이다.

애국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그것은 '국가에 속하는 국민이 자신의 국가에 애착심을 가지고 국가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과 동일시하여 한몸을 바쳐도 좋다고 생각하는 감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한때는 애국의 대상이 국가가 아닌 전제 군주나 국왕으로 잘못 받들어진 시대가 있었다. 잘못된 애국은 국수주의나 민족적 배타주의를 낳기도 한다.

식민국가의 지배를 목적으로 변질된 애국사상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었고 나라를 지키는 충성의 명분으로 침략 전략에 결탁한 조작된 애국도 존재한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북녘에서 조형(造形)되는 애국심은 북한의 정권이 갖는 특성상 자국의 정권 수호나 통치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양분된 국가 속에 살아가는 단일민족이 갖는 상반된 애국심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져 동족 상잔의 비극을 낳기도 했다.

우리는 미국에 사는 동포로서 촛불시위를 바라보며 진정한 애국의 가치관을 찾기에 혼란스러웠던 경험을 했다. 조국으로 불리워지는 한국과 이민으로 정착한 미국이 상반된 이해로 나누어질 때 두고온 친정과 발붙인 시집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갈등을 겪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진정한 애국의 길을 찾는다면 그것은 올바르게 발전하는 조국의 미래를 구축하는 작업일 것이다. 메모리얼 연휴가 지나고 본국의 현충일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조국의 국토방위를 위해 싸우다 전사해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는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

안정환 선수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최근 입국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유승준에 대한 네티즌의 논의가 뜨겁다. 유승준의 입국 문제는 병무청에서 '군 장병들의 사기 저하 및 외국 국적을 통한 병역 면제 악용의 우려'를 내세워 불허의 방침으로 결정났지만 인권위원회의 검토가 남아 있고 평등권을 침해한 위헌 여부가 법조계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겨 놓은 상태다.

유승준의 행적은 네티즌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할 만큼 기만적이었다. 공익요원으로 입영한다며 신검까지 마치고 갑자기 출국해 미국국적을 취득한 것은 공인으로서 온당치 못한 행동이었다. 인기를 먹고 사는 가수가 대중을 저버리고 설 땅이 있겠는가. 오빠부대의 사랑은 미움이 되어 애증으로 끓고 있으니 조국을 버린 낙인은 한동안 지워지지 않을 듯하다.

"대한민국은 나에게 어머니이자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의 고향"이라는 그의 말에 같은 동포의 정서상 한편 수긍은 가나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는 그의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들다. 그 점이 본국의 여론을 잠재우지 못하는 근원임을 그는 깨달아야 한다.

법적으로 면죄부가 주어질 수는 있으되 이마에 새겨진 주홍글씨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최후의 선택은 그가 하겠으나 이제라도 신병교육대에 입소를 자청해 속죄의 길을 걷는 선택 이외에 그의 과거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은 없어 보인다. 그것이 그가 두고온 조국을 향해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라 믿는다. 유승준의 가슴에 남은 뜨거운 애국의 결단을 우리 동포들은 바라고 있다.

그리하여 '개과천선'한 후에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눈물의 콘서트, 게릴라 콘서트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유승준 개인의 꿈이 아닌 그동안 그를 사랑했던 조국의 팬들이 기다리는 감격의 무대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유승준은 미국에 발붙여 사는 '재미교포'라고는 하나 궁극적으로 백의민족의 피를 나눈 한민족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월드컵 4강에 감격하고 안정환의 도쿄대첩에 밤잠을 설쳐가며 열광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미국땅에 살면서 조국을 향해 외치는 가슴으로 불러보는 아무런 조건없는 애국의 함성인 것이다. "대~한 민국-"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