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본 오빠귀신.

euncie2007.07.14
조회1,461

   엽기호러는 퇴근하고 나서 저의 작은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매번 남이야기를 읽곤  '아. 나처럼 다들 이상한 일도 있고, 그래도 또 나처럼 평범하게 사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자.. 평범한 일상에 일어났던 일들을 어디서 부터 이야기 할까요?

 

어릴때 부터 하죠..

 

10살때 우리가족은 정원이 딸린 작은 2층집으로 이사를 갔죠.

 

제가 기억하는 이사한 첫날, 엄마가 다니는 성당에서 사람들이 몰려나와 우리집 마당과 방방마다 돌며

'사탄아, 물러가라!! 예수께로 가라!!' 라고 외치며 성수를 뿌리더군요. 심지어 옷장안의 서랍까지 열며 외치는데 어린 저도 같이 아줌마들 쫒아다니며 '사탄아 물러가라 예수께로 가라'  외치며 신나게 따라다닌 기억이 납니다.. 

 

왜 하필 이사온 집에 그 문구였을까.

 

2층베란다에 있는, 전 주인이 놔두고 간 갈색 책상을 엄마는 제책상으로 만들어버리셨죠. 로보트 스티커가 붙어져있고 서랍에는 물감이랑 붓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건은 여기서 부터입니다.

 

강아리를 한마리 얻어왔는데 너무 어려 밖에 기를 수 없어서 화장실 앞에 있는 계단에 묶어놓고 길렀습니다. 어느날. 강아지가 끼깅끼깅 하는 소리를 들고 어린 저는 잠에 깨어 ' 풀어주면 안 울꺼야, 엄마 몰래 안고 자야지' 라고 생각하고 강아지 목줄을 풀어주었죠. 무심결에 옆을 본 순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어린 저는 비명을 지르고 강아지와 함께 할머니 방으로 도망갔습니다.

 

 

 

화장실이 하얗더군요. 마치 하얀색 크레파스로 색칠한 것 처럼.. ( 어릴 때 저의 표현력에 따르면..)

 

근데 변기 앞에 한 오빠(?) 가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서 바닥을 긁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레파스로뭔갈 색칠히는 듯한 모션..) 

 

 

아침에 엄마한테 말했지만 완전 무시하더군요.

 

여느 10살들처럼 몇달뒤, 동네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 고무줄도 하고 인형놀이도 하는데 어느 날 못보던 언니가 끼여있는 겁니다. 같이 놀다가 언니가 저희집을 가르치며 '내 저기 살았다?' 라고 말하더군요.

 

 

'거기 우리집인데'

 

 

'난 저기 2층에 살았는데 주인집이 이사가라 해서 갔어'

 

 

'왜?'

 

 

'추석에 사고가 났는데 애들이 죽었거덩.'

 

 

'정말?'

 

 

'응.  중학교 다니는 언니들이랑 초등학교 6학년 오빠야량 있었는데. 추석에 교통사고 나서 뒷자석에 탄 걔들 다 죽었다데. 그래서 주인 이사간다고 우리도 가랜다.'

 

 

 

 

저는 엄마한테 쪼로록 달려가서 '어떤 언니가...' 라고 말해줬지만. 역시 씨알도 안 먹히더군요.

 

새 책상 받을때까지 그 책상에 안 앉을려고 오빠 책상에 맨날 빌붙어 놀았습니다..

 

 

그집에 살면서 그 강아지가 커서 낳은 새끼 2마리가  이틀만에 깜쪽같이 사라져서 어미가 킁킁 거리며 찾아다닌 적도 있었고..암튼 그이후로도 집안에 풀리는게 없이 힘들더군요. .

 

   중학교 2학년 올라가던 해에 저희 아버지는 고질병인 기관지병이 더 나빠져 병원에 실려 갔지만 병명도 알지 못하고 '곧 돌아가실 지도 모른다'   라는 선고만 받았습니다.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였죠.

 

어느 날, 오빠랑 같이 아빠를 간호하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집에 6시전에 들어오지 마라' 라고 하던군요.  

 

갈까 말까 하다가 병원에 가만히 있는게 지겨워서 병원을 나섰는데, 집앞에 도착하니 저희 집 까만 대문이 의외로 조금 열려져 있더군요.

 

귓가엔 딸랑딸랑.. 뭔가가 외치는 소리..

 

스르륵 열어보니 잔디 사이 징검다리 돌위에 기역자로 (ㄱ) 먼가가 있더군요.

 

 

뭐지.. 하고 쳐다보니 식칼이더라고요.  무당인지 목소리랑 저희 고모 목소리도 들리고요.

 

아빠는 며칠 뒤 39kg인 상태로 그냥 퇴원을 하셨고, 저희집은 몇달 뒤에 아파트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를 오며 엄마가 해주신 말씀이 기억이 남네요.

 

' 그 집에 집귀신이 있다는데..무당이 우리더러 그냥 이사가라카더라. 근데 그귀신이 뒷걸음 밖에 못친단다.  그래서 혹시 못따라오게 대문 앞쪽방향 으로 이사가라 가라카드라..'

 

아버지는 그 후 몸이 회복되셔서 지금까지 잘 살아계십니다.

 

 

 

** Bonus**

 

울 할머니는 딸 셋만 낳고 돌아가신 첫째 할머니 대신 18살에 대를 잇기 위해 할아버지의 둘째 부인이 되셨습니다. 하지만 10년동안 자식 소식이 없어서 결국 소박맞기 일보 직전에 저희 아버지를 낳으셨고 그때부터 기펴고 사셨더랍니다. 저희 가족 병력에 아무도 기관지가 약한 사람이 없는데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기침하고 가래를 뱉어내고 결국 그거로 입원하셔서 병명없는 '시한부'를 받으셨는데...

 

 

어느 날,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 느그할무이가 사실은 첫째 할무이가 안돌아 가셨을때 세컨드로 들어왔다는 말이 있드라.

 

그 할무이가 넷째를 배고 있었는데 애 낳다가 돌아가셨다카든가. 낳기 바로전에 돌아가셨다카든가....

 

 암튼 폐렴걸려서 돌아가셨다카데.. 느그 아빠가 그래서 그런가 싶다...'

 

 

헐-- 첫번째 할머니의 한이 결국 할머니의 불임과 아빠의 병명없는 병을 주신 걸까.

 

 

 

 

 

 

대학교 3학년때 점보러 가니깐. 하는말.

 

점쟁이가 날 딱 쳐다보며

 

'헐.. 니사주에는  할무이가 둘이네..'

 

 

오싹...

 

 

' 근데 느그할매가 첫째 할매 제사 잘지내주고 있어서 괜찮을끼라.'

 

그건 또 어떻게 알았을까.. 그 할매가 옆에 붙어서 말해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