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산점 난 받아야겠다. -2

예비역말년차200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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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후반기교육

두번째 훈련소 행이다.

대부분은 자대배치를 받아서 일명 땅개로서 군생활을 하게 된다.

후반기 교육은 바로 주특기 교육으로서 일종의 선행직업교육 쯤 되겠다.

이것도 선택한다고 되는것도 아니고 누가 보내면 가거나

특별한 자격증이나 계급높은 빽,  또는 복권당첨식의 운이 작용한다.

 

많은 사병들은 보통 본부에서 근무하는 행정병이나 차를 모는 운전병이 되길 원한다.

그마저도 편할 줄 알겠지만 그다지 편한것 만은 아니다.  훈련때 조금 편할진 몰라도...

실상 내무생활에서는 별반 다를것이 없고 잔업이 많다. 밤도 샌다. 갈굼당할시간도 많다.

 

논산에서도 블랙라벨을 달고 있는 녀석들은 son of darkness 라고 우리때는 불리웠다.

박격포를 매고 다니기 때문이다.  특히 60M 박격포를 매고 다니는 녀석들은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 곳에 내가 갈줄은 몰랐지만... 무겁다 일단. 손이 굳은살로 변한다.

 

훈련소에서도 후반기교육에 들어가면 훈련병들의 부러움을 받는다.

종교행사를 가도 존댓말로 인사를 받고...  조교들에게 아부도 곧 잘 하게된다.

정든 조교들도 있고, 죽이고 싶은 조교도 있다.

 

훈련병이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오랜 시간동안 체념을 배우고, 선임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키우기도 한다. 솔직히 후반기교육을 받기 전에는 모든일에 경황이 없고 정신이 없고, 어리버리 할 수밖에 없다. 

 

후반기교육에 와서야 정신이 들고 나니 눈물이 났다. 새벽에 일어나서 한시간이나 세수를 했다.

 

그렇게 여름이 길 수 있다는 것을 그때야 알았다.

 

후반기교육이 끝나고나서야 자대배치를 받는다.

몇몇 녀석들은 어디로 가는지 미리알기도 하지만

몇몇 녀석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열차에 탑승한다.

국방색 더블빽을 가득 채운 옷들은 제대로 세탁도 하지 못한채 구겨져 들어가고

눈치보며 바른말만 가득채운 수양록과 복무신조가 적인 수첩,

꼬랑꼬랑 늘어난 더러운 양말과 바느질로 이름새겨진 속옷들,

그 냄새나는 더블빽을  보물처럼 껴안고

야간기차는  남쪽으로 향한다.

 

3달이 넘게 같이한 녀석들은 그때가 마지막이었고,

그 녀석들을 제대해서 본다던가, 나중에 다시만난다던가...

그런건 생각하지도 못하였고,

그 기차가 마지막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었다. 말은 안해도.

밖에서의 주소따위도 주고 받았지만,

그 수첩도 2년이란 세월에 모두 찟겨져 나갔다.

 

그런데도 그날들이 이렇게 생생하다.

 

훈련소에서 목졸려서 기절한 녀석이나

미친사람인척 두달을 넘게 버틴 녀석이 정신병원에 다녀온후

결국 연기였던 것이 밝혀진것이나.

수류탄이 터져서 조교와 일부 사병이 죽었던 것과

그다음주 같은 곳에서 보수한 흔적을 보며 수류탄을 던졌던 일 따위는 모두

생략하겠다.

 

군대 다녀온 녀석들이라면 미친놈들과 군생활안해본 녀석은 없을테니까.

 

바깥에서 아무리 멀쩡하고 잘나가는 놈도

군대만 들어가면 본색이 드러난다.

미친놈이 되거나 어리버리하거나 둘중하나다.

별의 별 인간이 다있다는 것을

 

사람을 강제로 모아놓는 곳에 들어가기 전에는 몰랐다.

모아놓으면 정신나간 인간이 의외로 항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