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원망할 녀석에게.

빗물2%2003.06.09
조회350

이름도 없이...죽어버렸던...

아니 그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강아지녀석에게 :

 

너무 미안했었다.  네가 죽던 날 ...

난 아침에 일어나보니 누나가 울고있었다.

네가 죽어서...   동네 아저씨들한테 부탁해서

땅에 묻고있더라고...

 

나는... 그저.. 엉엉 소리내서 울 수밖에 없었다.

내탓이야.. 내탓이라고...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나때문에 네가 갑자기 집을 나갔던게 아닐까...

그래서 병들어 돌아왔던게.. 아닐까...

그렇게.. 허무하게 가버렸던게 아닐까...

그런 생각 참 많이 했단다............................

 

 

 

나 그때 너만큼이나.. 어렸던거 아니?...

네가 어느날... 나에게 무섭게 달려들며 으르렁거리던 날.

난 너무 무섭고 놀랐지.  넌 그런 나는 아랑곳 않은채,

내가 떨어뜨린 아이스크림만 핥아대더구나.

그런 .. 작은 사건 하나로.. 나는 너를 무척 미워하고...

남들이 안볼때면 틈나는대로 괴롭히곤 했었는데...

 

나...  너 그렇게 보내버릴 줄 알았더라면....

절대로.. 절대로....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세월이 많이 지나서... 나 지금..벌써.. 스물하고도.. 여덟째란다.

웃기지...?...

 

근데...  나...  지금도 너를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

정말 잘못했어...   너에게 어떻게도 용서를 구할 수 없지만...

네 생각만하면... 눈물이 그냥 주르륵.. 흘러내리곤 한다..

 

있지....  절대로...  나같이 멍청하고 어리석고.. 겁많고.. 바보같은

애...  주인으로 두는 강아지로 태어나지말으렴...       미안해.

 

그리구...  지금 우리집에서 키우는 짱이란 녀석....

그 녀석 볼때면... 네 생각이 종종 나곤해...

지금처럼만... 내가 많이 어른스러워졌어도...  네 행동을 이해못하고...

그러진 않았을텐데...    내가 조금만 더 어른스러웠어도...

내가 널 미워하게되었던 그날... 네가 날 향해 짖고 뛰어오르면서도..

꼬리로는..  얼마나 열심히 흔들어대고.. 좋아라 외치고 있었던지를

나는........   분명 알 수 있었을텐데...

 

미안하다........

너에게 못준 사랑....  이 짱이란 녀석에게.... 다 주고있단다...

10년도 훨씬 넘어서야........

 

정말 잘 해주고 싶었는데.......

맛있는것도 많이 주고...  정말정말 많이 이뻐해주고...

지금은 나 그럴 수있는데......

 

잠깐 스쳐지나간... 인연이지만...

오랜 시간...  늘 네가 기억나곤한다.

 

 

그땐...    나 정말 어렸었나봐............

 

안녕.........   진짜 슬픈건...

기억하려해도.... 네 이름이 뭐였는지조차도...

난 이제 모른다는거...      미안하다.

 

 

 

* 추신 :  이곳엔... 대부분...

하늘로 보낸 가족이며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 곳이래....

 

그래도  잠깐이지만 내 친구였던 너이니까...

써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