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신랑(4탄)- 너! 누나한테 맞는다.

태풍엄마2003.06.09
조회3,672

안녕하세요. 태풍엄마입니다.

글재주도 없는사람이 올린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어린신랑(4탄)- 너! 누나한테 맞는다.

 

- 4탄-

우리가 결혼을 한다고 했을때, 나의 친구들은 결혼하는 나보다 더 좋아라 했다.

내 친구들은 모두 결혼을 해서 이른애는 학부형이 되었고, 거의 3~4살박이의 아이들이 있다.

친구들이 한창 결혼들을 할때는 몰랐단다.

근데 지들 결혼하고 거의  5~6년후에 친구가 결혼을 한다니, 반갑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고 한다.

노처녀가 시집을 가는것도 장한일인데 거기에 신랑이 어리기까지 하니 내 친구들은 날더러

인간승리라고 박수를 보내주었다.

내 친구들은 갑자기 바빠졌다. 살을 빼고 나타나겠나는 친구에  파마를 다시 한다는 친구.....

모두들 그날의 피로연을 얼마나 기대하고 있던지,  그날은 애 맡기고 자유부인이 되어 오겠노라고

지들끼리 약속을 잡고 난리가 났다.

하기사 우리가 어딜가서 고런 싱그러운 젊음들과 드러내놓고 맘껏 놀수 있으랴?

그중 내친구 김 모양은 일주일 전부터 피부관리를 받았다는 후문이 돌았고, 사실을 안 나머지 친구들이

재수없다고 왕따를 시켰다.

친구 공 모양은 결혼을 좀 일찍 했는데, 신랑이랑 9살 차이가 난다. 그러니까 이친구 신랑은 41살,

내신랑은 28살.  13년 차이면 작은아버지 뻘 이라고 내가 막 놀렸더니 삐져서 자긴 결혼식에 안온단다.

그러더니, 젤 먼저 왔다. ㅎㅎㅎ

내친구들은 부푼 마음으로 하루하루 그날은 기다렸다는데, 그런데..........

 

신랑친구들은 될수 있으면 피로연을 하지 말자고 정중하게 거절을 했단다.

무슨 경로잔치 열어줄일 있냐고 했단 소리를 듣고 난 배꼽이 빠지게 웃었다. 자존심도 없지.....

아니, 술마시고 노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람~~~~

진정 즐길줄 아는 사람이 챔피언이란 말도 있질 않은가?

나이 어려서 새침하게 요리빼고 조리빼고 그러느니 화끈하게 분위기 끌어올려주고, 놀아(?) 주는게

결혼식 분위기하고는 더 어울린다는걸 이 순진한 농촌 총각들이 아직 모르고 있던게다.

하여간 우리 아줌마부대는 " 몸 망가뜨리고 놀아주는게 부주다" 라는 비장한 각오로 저마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꽃단장을 하고....... 순진한 농촌 총각들은 별 기대 없이 운명의 그날은 오고..........

내 결혼식이나 남의 결혼식이나 정신없이 지나가는건 마찬가지였다.

어찌어찌하여 결혼식이 모두 끝나고, 바로 오늘 오전과는 사뭇 다르게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한껏 치장을하고 나타난 나의 읍내 친구들,

나이만 어리다 뿐이지 죄다들 삼십대 후반을 바라보는 외모에 촌스러움의 극을 내달리는 패션을

하고 나타난  신랑의 시골친구들.

TV 에서 베트남 처녀와  맞선자리에 나온 농촌 총각이 떠올랐다.

 

(내 친구 1)  -  어우~ 야!  모야? 나이구 뭐구 이건 아니다. 야 ~

(내친구 2)   -  아니 스물여덟이 맞어? 와 심하다. 다른친군 없데?

(내친구 3)   - 너 진짜루 촌으로 시집가는구나?  촌두 아주 깡촌이다 얘.

 

난 졸지에 죄인아닌 죄인이 된것이다.  고 촌놈들 땜에........ㅠ.ㅠ

어떤 참을성 없는 친구는 그냥 가겠다는걸 간신히 붙들어 말렸다.

(피로연장)  

아까의 살벌하던 분위기는 맥주잔이 몇바퀴씩 돌자 이내 분위기 만땅, 광분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그렇다. 노래방 도우미 아줌마들을 능가하는 노래와 격렬한 춤에 매료된 우리의 농촌총각들.

또 그네들의 때묻지 않고 순진한 노래솜씨와 한창어린 동생뻘들의 재롱에 자지러지는 우리의

아줌마들.

언뜻보면 시사매거진에 나오는 불륜의 현장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말 잘도 어울리는

그룹이였던 것이다.

 

(신랑친구 1 ) - "보소. 아지매요. 고마 한번 꽉 안아주이소. 마 "

 

내친구들은 서로 안아주겠다고 무대로 뛰어 올랐다.

누군가가 설운도의 "누이" 를 불렀을땐 이미, 우리들은 서로서로 가슴깊이 흐르는 뜨거운 정을

느끼며 마침내는 모두 입을모아 따라 불렀다.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는데, 바래다 주기로한 친구는 아예 둥지를 틀고 앉아 일어날 생각이 없고,

그래서 급하게 후배를 불러서  우린 간신히 비행기를 탈수 있었다.

그날, 볼터치를 한듯 양볼이 모두 빨간 내 친구들이랑, 넥타이로 섹소폰을 불며 연주를 하던

신랑 친구들은 정말 원없이 놀았다고 한다.

 

요즘도 신랑친구들이 전화를 하면 제수씨 친구들 한번 동네에 놀러오라고 난리다.

닭도 잡아주고 돼지도 잡아준다고.......ㅎㅎㅎㅎ 고맙고 또 착한 친구들이다.

 

 

 

결혼하고, 며칠후 난 휴가가 남아서 집에서 청소며 정리를 했다.

신랑이 나간단다. 참고로 우리 신랑은 우리시의 축구협회 임원이다.

공이라고는 동네 조기회에서 차는게 전부인 사람이, 말하는거랑 유니폼은 국가대표 지낸 사람같다.

왠 츄리닝하고 유니폼이 그리도 많은지 나는 옷장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옷보다 더 많아서......

오늘 우리시가 모 체전에 나가서 나가서 우승을 한것이다.

그래서 축하모임이 있단다. 

나는 기분좋게 잘 놀고 오라고 , 꽃무늬 남방도 잘다려서 입히고 반바지에 양말, 운동화까지 맞춰

멋지게 해서 보냈다. 그래도 새신랑인데 조금이라도 이쁘게 보이고 싶은 새색시 마음이랄까?

 

신랑 -  자기야!  정말 자기 집에 두고 가기 싫다. 가지 말까?

나 - (속으로 : 이게 뻥을 치고 있네. 내가 널 모르냐?) 아이~ 그래도 임원인데 가야지. 어서 가봐.

신랑 - (벌써 신을 신고 있으면서) 아이~ 왜 우승을 하고 난리야~  나 금방가서 얼굴만 비치고

          오께. 그래도 신혼인데. 빨리 오께. 잠자지말고 기달려~~

나 - 빠빠이 ~~~~ 빨리와.

 

이렇게 가기 싫다던 사람은 미친듯이 달려나가고,

 

저녁 8시, 9시, 10시.........전화가 왔다. 술이 좀 된 목소리.

 

신랑  -  자기야!  내가 금방 갈라구 그랬는데, 사람들이 나이트를 간대네. 어떡하냐?

            가기싫어 미치겠네.

나 - (속으로: 이게 누굴 놀리나? 그냥 가구 싶다구 할것이지..) 그래두 자기가 가야지.

      안그래? 가서 쫌만 놀다가 눈치봐서 나오던가.

신랑 - 그래. 정말 가서 눈도장만 찍구 오께.

 

 

 

자정을 가리키는 시계바늘, 그리고 1시.....2시.......

 

때르릉 ~ 때르릉 ~~~~~ 깜빡 잠이 들었는데 전화벨 소리에 놀래서 죽는줄 알았다.

 

신랑 -  꺽!  나 지금 들어간다. 너 잤냐?

나  - ( 피곤함을 못이길정도로 연약한체하며....)  응 ~~  깜빡 잠들었나봐 ~~

신랑 - 이게. 신랑두 안들어 왔는데 잠을자? 빨딱 못일어나?

나 - @@ 헉!!!!!!!!!!

 

평소에도 술을 잘 못마시는 이사람이 필시 술이 과하여 미친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 새벽에 뭐가 먹고 싶냔다.

근데, 왜 갑자기 물어보니까 먹구싶은게 그리도 많은지....그래서 포장마차서 파는 닭발을 시오라고

했다. 그러구 나니까 닭발 생각에 잠이 안오는거다.

신랑이 빨리 오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데........ 3시.

 

드디어 신랑이 왔다.  닭발을 사가지고 올 나의 사랑하는 신랑이....흑흑흑

 

꽃남방 한자락은 바지속으로 한자락은 밖으로, 촛점잃은 멍한눈, 목까지 빨간 얼굴의 후줄근한

신랑의 손엔 닭발이 없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검은 봉다리는 없고 왠 우승컵만 들고온 것이다.

" 이건 있을수 없는 일이야"

외마디 비명을 외치며 난 신랑에게로 달려들었다.

 

나 - 닭발은?

신랑 - 닭발?  어~  안사왔는데? 밤에  먹으면 살쪄. 담에 사주께.

 

아니, 말이나 말던가 자는사람 기껏 깨워놓고 사오지도 않을껄 물어보긴 왜물어봐?

음식을 기다리다 무산된 후의 그 허탈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난 훌쩍 거리다 잠이 들었다.

 

담날, 신랑은 미안했는지 연신 아양을 떨어댔다.

나이트가서 선수들은 짖궂게 업소아가씨 괴롭히고, 장난치고 그러는데 자기는 조용히 술만

마시고 춤도 안췄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막 떠든다.

그리고, 사람들이 우승하는데 큰공을 세웠다고 우승컵을 자기를 줘서 갖구 왔다고 막 자랑이다.

흥 ! 그깟 우승컵. 나한테는 닭발만도 못한 우승컵이다.

 

그래도, 오후가 되서 속아프다고 누위있는게 안스러워서 국도 끓여주고 맛있는것도 해주고,

하긴 남자가 사회생활 하다보면 늦을수도 있고 먹는거 까먹고 안사올수도 있지. 하는생각에

이쁜 우리신랑 우리신랑 하면서 나이에 안어울리게 주책을 떨구 있는데,

 

핸드폰이 왔다.

 

울언니다. 그렇다. 전번에 스키장가서 팔목 부러진 울 언니.

 

언니 -  야!  00 이 (우린 아직까지 처형, 제부가 어색해 아직도 이름을 부름) 어제 늦게왔지?

나    -  어 ~~ 언니가 어떻게 알어?

언니 -  어제 나이트 갔다 왔다고 그러지?

나    -  어~~~ 맞어.  나이트 갔다 왔대.

언니 -  나 봤다고 안하던?

나    -  안하던데. 언니 나이트 갔었냐?

언니 -  휴~~~ 다행이다. 나 어제 학교시험 끝나서 과 학생들이랑 나이트 갔거든.

           근데 막 춤을추다 놀래 자빠진거 있지?

            와~  00 이  잘놀던데?  무대 중앙에서 무대쪽도 아니고 관중쪽을 향하여

            무대를 휩쓸며 몸부림을 치는데, 난 누가 저렇게 요란하게 춤을출까 싶어서

            가까이 봤더니 00 인거 있지?  미친듯이 뛰어들어와서 나가지도 않고 술만

            마셨다.  얘. 호호호

나    -  어?   스테이지 안나가고  룸에서 술만 먹었다는데?

언니 - 호호호 웃기고 있네. 내가 다 봤는데. 너한테 혼날까봐 뻥쳤나보다. 아우 웃겨.

          같이 온 무리들중에 젤로 신났던데?

 

순간, 옆에 누워서 천연덕 스럽게 TV를 보고 있는 신랑을 올라타서 실컷 패주고 싶었지만

나도 예전에 나이트가면 이성을 잃고, 오직 음악에 몸을 맡겨버렸던 그 시절이 떠올라

꾹 참았다. 그러곤 곧 웃음이 났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이긴 하지. 나이많은 색시 맞춰살면 재미도 없을텐데, 괜히 잔소리하지

말아야지 싶어서 웃고 말았다. 그래. 젊을때 실컷 놀아라. 나도 너땐 미친듯이 놀았느니라.ㅎㅎ

 

며칠후, 축구선수 후배들이랑 저녁을 먹는자리.

 

후배1   - 누나! (아직도 날 누나라 부름) 그날 형 늦게 왔지?

나        - 그래~~~ 야!  좀 일찍 보내지. 임마들아.

후배2   - 아냐 누나. 우리가 막 집에 들어가라고 그랬단말이야. 신혼인데 누나 기달린다고

              그랬더니 "인생 뭐 있어? " 이러면서 막 더 놀구 간다구 형이 우겼어.

나       - @@))))))     띠요옹오오오옹~~~~~

후배1  - 난 그날 형이 왜 늦게까지 놀라구 그랬는지 알지롱

후배2  - 나두 알지롱

나       - 뭔데? 응?

신랑    - 이 좌식들아!   뭘 알아  임마!  알긴. 고마해라.

 

뭔가가 있는게 분명했다. 이. 럴. 수. 가 !!!

그날 밤 , 내가 알지 못하는 검은색 음모가 드러나는 순간이였다.

후배1  - 누나. 형 있잖아요. 거기 아가씨(업소아가씨) 하구만 놀았어요.

             형이 혼자 독차지 했대요~~~~~얼레껄레~~~~

후배2  - 장난을 얼마나 심하게 쳤는지 그아가씨 막 울을라고 그랬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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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얼굴색이 똥색이된 나의 신랑은 주저리 주저리 혼자 떠들고, 아마도 아까 그후배들을 욕하는듯.

나는 조용히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신랑  - 우리 자기 화났어? 아우~ 화나니까 더 이뿌네?  쨔 뽀뽀

나     - 뽀뽀? 너 불난집에 선풍기 돌리냐?

           어따 주둥일 들이대?

신랑  - ㅠ.ㅠ

나     - 나. 딱 한마디만 한다. 더이상 이일 가지고 말하기 싫어.

           너 자꾸 그러면 누나한테 맞는다.

신랑  - @@ 헉!!  ............누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우리 신랑 맞는다는 소리에 겁을 잔뜩 먹은 모양이다.

내심 불쌍하고 내가 좀 모질어 보였지만 하여간 그이후로 한번도 나한데 맞은적이 없으니

내가 무섭긴 한가보다.

울 신랑은 누나가 무서운걸까? 맞는게 무서운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