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나

앙쥐2003.06.09
조회179

난 오늘도 아빠의 뒷모습을 보며 따라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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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들이 말하는 장애자다. 어릴적 내가 4살때 아빠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나서..

엄마는 그자리에서 돌아가시구 난 그때 한쪽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그래서 의족을

하고 다니며 산다. 자기딸 잡아먹은 놈이라면 외할머니가 자주 아빠를 그렇게 부르곤

해서 난 아빠이름이 자기딸 잡아먹은 놈인줄 알았다. 아빠는 항상 아침이면 내 가방을

메고 묵묵히 앞서 나간다. 난 그뒤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한번은 장마때문에 무릅까지 물이 차오른적이 있는데 아빠는 그때두 묵묵히 내 가방을

맨 뒤..그냥 또 날 한번 바라보고 목마를 태워주어서 학교에 데리고 가주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내가 수업이 끝날때즘 교실뒷문에서 서성이다가 끝나자마자 내 가방

을 매고 다시 앞서 나간다. 유치원때부터 지금까지 아빠는 쭉 그랬다.

난 초등학교 5학년이다. 선생님들이 나보고 저능아라던데..음..그소리가 뭔지 모르겠

다..아빠한테 물어보면 아빠는 그냥 물끄럼히 날 바라면서

"신경 쓰지 말아라.."

하곤 하신다. 그래서 난 신경 안쓴다. 그게 좋은 말이겠지 하고 생각한다.

휴우..아빠 따라가기가 좀 피곤하다. 오늘따라 한번도 뒤를 안돌아보신다.

다른때같으면 한두번은 돌아보실텐데..이상타..

아마 아빠가 화가 나서 그런가 보다.

어제는 엄마 생신이었다. 아빠는 또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 수저와 젓가락을 하나씩 놓

고..꼭 엄마가 앉아있듯 "생일 축하하오.." 라고 말해서 나도 그때야 알았다.

음..나도 엄마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다. 집에 가는 길에 아빠를 따라가다보니 건너편

설희네집에 예쁜 봉숭아 꽃이 피어있었다. 맞다..외할머니가 봉숭아가 필때마다..

"니 엄마가 봉숭아를 얼마나 좋아했던지..매년 봉숭아 꽃 피면 자기손톱에 물들이는

걸 가장 손꼽아 기다렸지..이제는 봉숭아들이 주인을 잃어서인지 힘이 없구나...

뽑아야겠다..쯧쯧"

그래 엄마에게 봉숭아 꽃을 가져다 드려야겠다. 좋아하시겠지..

앞뒤 안가리고 차도에 뛰어들었다가..갑자기 이따만한 트럭이 나한테 달려들어서..

아빠가 무척 놀라셨을거다.

나두 놀라긴 했지만 바로 일어서서 봉숭아 꽃을 따와서 얼른 혼자 집에 들어왔다.

아빠한테 혼날게 무서웠기 때문이다. 몸이 좀 저린듯 했지만 하룻밤 자면 이런건 다

낫는다구 아빠가 그랬다.

담날 아빠는 또 다시 묵묵히 내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간다. 나두 아빠의 뒷모습을 바라

보면서 따라간다.

진짜 화났나..오늘은 봐주지도 않네..

치잇..그래도 난 오늘도 아빠의 뒷모습을 보면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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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저 사람 또 자기아들 가방 메고 학교가네.."

"그러게나 말야..아들 죽은지 별로 안되었지.."

"그래..갑자기 아빠 뒤 잘따라가던 놈이 차도로 뛰어들었다는거야..자살이네 뭐네

사람들 입소문만 파다했었는데..불쌍해..아내도 차사고로 죽더니..하나밖에 없던

아들두 차로 보내네.."

"저 사람 미쳤다던데..자기 아들 죽은 다음날에도 학교 가방메고 학교까지 왔다갔다

한다면서.."

"누가 아니래..사람이 과묵해서 그렇지 자기아들 끔찍히 여기던 사람인데..자기눈앞에

서 아내 잃어..자식 잃어..누가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겠어.."

"쯧쯧..그러게나 말이야..그나저나 그 아들녀석을 왜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었을까.."

"나도 모르지..죽은 사람에게나 물어볼수도 없는거니..아..어여 시장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