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오빠한테 어떻게 해야할지... 좋은 의견 좀 알려주세요..ㅜ_ㅜ

-ㅅ-2007.07.26
조회374

안녕하세요. 경제불황으로 약 500만(맞나?;;)의 청년백수의 수에 미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러니까 다시 말해 취직을 못하고 공부를 하고 있는-_-; 백수 아가씨입니다.

요즘 저는 취직을 하려고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학원에서 불태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 죄~~~앵일 공부만 하는 시절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끝날 줄 알았는데, 이 나이에 또 할 줄은 몰랐죠-_-;; 이럴 줄 알았으면 그 시절에 공부 한 자 더 해서 좋은 대학 들어갈걸.

(공부는 평생 한다.. 고 하시는 분이 있으실까봐 말씀드립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도 공부 하는 건 맞는데 공부[만]하는 시절은 대부분 고등학교가 끝이지 않나요?? 따로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은 제외하고요.)

 

뭐 여튼... 학원에서 온 종일을 불태우는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닌지라, 아예 서른 명 정도의 작은 반을 만들어서 그 분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다들 공부하기도 힘들텐데 항상 밝게 웃으며 지내고 있어서 저 역시 이 분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것이 매일매일 즐겁답니다. 문제는, 모든 분들이 항상 밝고 명랑하지는 않다는 거죠.

 

사람들의 모임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저희 반도

 

항상 시끌벅적하며 아무와도 잘 어울리는 사람 20%,

그냥저냥 밝고 명랑하며 친한 친구들과 주로 어울리는 사람 60%,

친구도 없이 어둠의 오오라를 풍기는 사람 20%

 

이렇게 나뉘는데요.

(저는 굳이 말하자면 60%에 속합니다.)

 

제가 말하려는 이 오빠... [친구도 없이 어둠의 오오라를 풍기는 사람 20%]에 속합니다.

3주동안 꽤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었는데도 저랑 나눈 말이 한 스무마디도 안 될거예요. 그것도 대부분 제가 먼저 말 시킨거구요-_-;;

가까운 자리에 앉은지 한 2주 지나니까 [네이트온 아이디 알려줄래?]...하고 아주 모기만한 목소리로 먼저 물어보더군요.

척 보기에도 꽤 소심하게 생겼구요. 목소리도 너무 작아서 잘 안 들려요-_-;; 그러니까 소심한 사람중에서도 특 A++등급을 받은 소심남이라 이거죠.

이 오빠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로 하구요.

 

저번 주 주말에 반 전체가 다같이 호프집에서 회식을 했습니다.

반 전체가 간 자리라.. 그 오빠도 어느새 껴 있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 없었죠. 원체 친한 사이가 아니다 보니.

근데, 여기서 이 오빠가 술을 좀 과하게 마셨나 봅니다.

1차가 끝나고 2차로 어디를 갈까 하고 길에서 서서 다른 오빠들이랑 얘기를 하고 있는데, 누가 제 팔을 잡는거예요.

돌아보니 그 소심오빠..-_-;; 웃으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뜬금없이 자기가 원래 소심해서 말을 잘 못한다는둥,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잘 못한다는 둥..

이런 얘기를 하는거예요-_-;;

그러면서 자기가 이 중에서도 꽤 나이가 많은 편이라서 다른 사람들한테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고.. 특히 여자들이랑은 말 걸기도 힘들다고 막 그럽니다.

(우리 반에서 나이가 많다고 유난히 어려워하거나 하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이 오빠랑 동갑내기인 언니도 애들이랑 잘 어울리구요, 이 오빠보다 나이 많은 오빠도 10살 아래 동생들과 아~~~~~주 잘 지냅니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오빠가 갑자기 팔을 붙잡고 얘길 걸어오니 좀 당황해서, "오빠, 술 깨고 얘기해요^^ 술 깨고나서 얘기하면 되잖아요." 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내가 좀 소심해서... 술기운을 빌리지 않으면 이런 말 잘 못하는 거 너도 알잖아~" 그러는 겁니다.(알긴 내가 뭘알아!!)

저, 누군가 주사 부리는거 참 싫어합니다=_=;; 순간적으로 저도 모르게 표정이 확 굳더라구요.

근데 그 오빠는 그걸 못 챈건지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여전히 왱알앵알...."사실 네이트온 아이디 알려달라고 먼저 말한거... 그것도 진짜 용기내서 말한거야"라고 하는대 대략 정신이 몽롱해지더군요.

 

아니, 그 말 한마디 하는게 [진짜 용기]를 낼 정도의 수준이란 말입니까?? -ㅁ-;;

몽롱한 정신을 수습하고서는 "아.. 나중에 심심하면 네이트온으로 말 걸고 그래요. 술 깨고 나서요."

그랬더니 완전 급반가워하는 얼굴과 목소리로, "어, 그럼 말 걸어도 되는거야??" 라고 합디다...orz...

지금까지 숱한 친구들과 채팅을 해 봤지만... 먼저 말 걸어도 되냐고 허락 받는 사람은 첨 봤습니다;;

완전 소심의 극을 달리더군요.

 

그때, 다른 오빠가 저와 그 오빠 사이에 끼어들어서 저한테 말을 거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빼내주더라구요. 평소에는 되게 얄미웠는데 그날만큼은 얼마나 고마웠는지... 저는 완전 한줄기 광명을 본 것 같이 재빨리 자리를 빠져나왔죠.

그러고서는 흘끔 뒤를 돌아봤더니 이번에는 소심남과 동갑내기인 언니를 붙들고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 언니도 적잖이 당황스러운지 웃으면서 얘길 들어주기는 하는데 꽤나 곤란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2차 장소로 노래방이 정해졌다며 우르르 가는 분위기가 되서 제가 "언니!! 같이 노래방 가요~~!!"하며 재빨리 언니 팔짱을 끼며 데려갔습니다. 소심오빠가 못 건들게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오빠 술만 먹으면 이러는 것 같더군요.-_- 평소에는 나오지 않던 용기가 술만 들어가면 삐질삐질 삐져나오는. 

 

노래방에 들어가자 다들 술 한잔 했겠다, 노래방에서 다들 열광하며 서서 노래를 부르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노래를 부르되, 나머지 사람들은 서서 박자를 맞추며 박수를 치거나, 탬버린을 흔들거나, 좀 더 발랄한 사람들은 앞에서 춤도 추고요. (대충 어떤 분위기인줄 아시죠?^^;;)

저 역시 분위기에 휩싸여서 서서 열심히 박자맞추며 놀고 있는데, 누가 제 팔을 슥- 만지고 지나가는 겁니다.-ㅁ-;;;

 

순간적으로 급놀래서 누구인가 확인했더니 그 소심오빠더군요. 컥...

한두번이면 모릅니다. 제 옆을 지나갈때마다 슥- 슥-

더불어 제 닭살도 좍- 좍-

 

저 솔직히, 팔 만지는거... 친한 오빠들이 만지는 거 괜찮습니다. 보통 만지더라도 저렇게 슥- 더듬지 않고 한번 가볍게 잡았다가 놓는 수준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그 오빠랑 장난 칠 정도로 평소에 친분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만지느냐는 말이죠.

소심오빠가 다른 오빠들처럼 잡았다 놓는 수준이라도 평소에는 대화도 몇 번 못 해본 소심오빠가 만지면 막 기분이 나쁘단 말입니다!!

 

 

어찌어찌 그 악몽같던 시간이 지나가고..ㅠ_ㅠ

 

월요일이 되어 다시 젊음을 불태우러 학원엘 갔습니다.

그 소심오빠.... 정말 술만 먹으면 용기백배인가봅니다-_-(더불어 변태도도 상승)

술 깨고나자 다시 여전히 말도 하나 못 붙이는 특A++급 소심남이 되셨습니다-_-;;

소심->변태->소심... 사람이 또 저렇게 변하니까 보는 것 만으로도 소름이 좍좍 돋네요.-_-

아... 진짜 쳐다보기도 싫어요..ㅠ_ㅠ

 

그런데... 술먹고나서도 저랑 했던 대화는 기억이 나는지-_-; 그 뒤로 네이트로 두 번정도 말을 걸어옵디다. 저는 말 섞는것조차 싫어서 최대한 짧고 간단명료하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워낙 짧게 대답하다 보니 할 말이 별로 없는지 대충 얼버무리면서 대화창을 나가더군요.

(나중에 술먹고 네이트로 먼저 말 건것도 용기내서 한 거라고 할까봐 두렵습니다..ㅠ_ㅠ 젠장..)

 

 

제발, 제발...

이 오빠 기분 안 상하게 모르는 사람인 양 지내게 할 순 없을까요??ㅠ_ㅠ

제일 확실한 방법은 '오빠, 솔직히 맨정신일때는 말 한마디 못 붙이다가 술 먹고 그러는 거 되게 기분 나빠요~ 술먹으면 제발 집에 곱게 좀 들어가세요~'라고 솔직히 말하는 건데, 이러다가 그 소심오빠... 목메고 자살할까봐 무서워서 말 못하겠습니다.ㅠ_ㅠ

(농담이 아니고 진담입니다.)

 

좀 좋은 의견 없을까요?? 소심한 남자 상처 안 받게 내 옆에 못 오게 하는 방법이요..ㅠ_ㅠ

(더불어 그놈의 술버릇도 좀 없애는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