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살고 있는 26살의 늦깎이 대학생이랍니다. 방학을 맞아 평소보다 늘어난 여가 시간을 네이트 톡톡과 함께 보내던중.. 저도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 글 솜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늦은시각 타자를 두드리고 있네요. 제가 이 일을 겪은 때는 작년 10월 중순이었습니다. 어느덧 9개월 정도가 지나 이렇듯 초연하게 그 때의 '비극'을 상기 시킬 수 있게 되었네요. 작년 10월 어느 일요일로 돌아갑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오빠의 결혼식이 있어 대구에 가게 되었습니다. 친한 언니와 함께요. 결혼식은 약 2시간 만에 끝났고 서울에서 내려온 타 하객들은 부랴부랴 돌아가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오빠 결혼식 덕에 오랜만에 만난 언니와 저는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대구 까지 왔는데 부산이나 들렀다 가자" 했고 말이 떨어지자 마자 발 넓으신 언니께서는 부산에 있는 지인들 목록을 쫙 뽑아 역으로 마중 나오라는 전화를 했죠. 그렇게 저희는 부산으로 갔습니다. 역에 도착하니 언니의 건장하신 후배 두 분께서 차를 가지고 기다리고 계셨지요. 그 분들 덕분에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정말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렇게 아마 6-7차 까지 갔을겁니다. 부산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일요일에 대구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부산으로 내려가 밤을 새서 놀았으니 당연히 부산에서 월요일을 맞이 해야 했죠. 그 학기 월요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수업이 있었는데 말이죠. 서울에서 말입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저는 무슨일이 있어도 학교는 꼭 가는 버릇(?)이 있습니다. 성적이 좋다면 학교가는 '버릇' 이라는 말이 안 어울리겠지만 학교를 안빠지고 수업도 열심히 듣는데 성적을 볼 때마다 억울하니, 제가 학교가는건 버릇 인 듯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역전에서 새벽 4시즈음에 해장국을 먹으며 역에 전화를 해 첫차 시간을 알아봤지요. 4시 반인가 차가 있댑니다. 그 때 까지도 주위 사람들은 그거 하루 빠진다고 달라질 것 없다고 학교가는 것 을 만류했죠.. 정말 그 때 가지 말걸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번 마음 먹은일에 대해서는 추진력이 대단하기에 손을 뿌리치며 언니와 함께 서울 행 기차에 몸을 실었지요. 노는데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 하는 저임에도 불구, 좌석에 앉자 너무 피곤해서 몸이 아파왔습니다. 결혼식 전날에도 괜히 제가 설레서 잠을 못잤고, 다음날 4시간 가량 차를 타고 대구로 내려와 식에 참가한 뒤, 부산에 내려가 밤 새워 술을 마셨으니 얼마나 고단했겠습니까.. 거기다, 기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서울에 도착하면 바로 등교를 해야 할 상황이니.. 저는 필사적으로 잠을 자야 했습니다. 기차에서 잠을 못자고 학교에 가버리면 소위 말해 완전 gg~니까요. 서두가 길었네요 사건은 여기서 부터 시작입니다. 그렇게 언니와 저는 객실의 제일 마지막 좌석에 나란히 , 언니는 창측 저는 통로측 에 앉아 의자를 최대한 젖혀 잠을 청했습니다. 이제 잠에 들까.. 하는 찰나, 언니가 핸드백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더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새벽기차에다 객실에는 15명 쯤 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깨어있는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핸드백 끈을 손목에다 두 번 감고 양손을 맞잡은 채 잠이 들었죠. 얼마쯤 잤을까요. 제 머리 맡으로 객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드르륵 나더니 무언가가 제 가슴을 만지는게 느껴졌습니다. 그거아시죠, 수면상태와 깨어있는 상태 사이의 어떤 과도기적 상태. 생각이 정리가 안 되는 상태. 비몽사몽 한 그 상태에서 저는 제 몸이 자고 있는 곳이 집인지, 기차인지, 어디인지 .. 재빨리 판단이 서질 않더군요. 그러나 곧, 여긴 기차다 → 기차에서 내 가슴을 만질 만한 사람이 있나 → 없다 라는 제 의식으로 가는 도미노가 쓰러졌고 마지막 조각이 넘어진 순간 있는 힘껏 소리쳤습니다. "야이 미친놈아!"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그 검은 물체가 제 가슴에 한 번도 아니고 세 번 씩이나 손을 대고 제 뒤에 있는 문을 열고 나간 뒤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놈 한 대 후려치고 싶을 정도로 과감합니다. 옷 위에서 살짝 가슴을 건드린것도 아니고 브레지어 안까지 손을 넣어서 맨살을 세 번씩이나 놓았다 쥐었다 했죠. 제가 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자고 있던 언니가 놀라서 일어났고, 저는 정말 말 그대로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습니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죠. 언니는 일단 울고 있는 저를 달래며 승무원에게 말을 하자고 했습니다. 기차는 달리는 중이었고 그 남자는 기차 안에 있을 거라며 말이죠. 저희가 마지막 좌석이고 제 뒤로 빠져나갔으니 사실 그 남자를 찾기는 쉬워 보였습니다. 힘이 다 빠져버렸지만 몸을 일으켜 저희가 있는 객실번호를 보았는데.. 이거 웬일입니까.. 저희가 마지막 객실이었습니다. 15호차로 기억 되네요. 하. 저는 공포영화 마니아라, 웬만한 호러영화는 다 보았는데 이 때 만큼 무서운 공포를 느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제가 있는 곳은 마지막 객실의 맨 끝자리. 그 검은 형상은 몹쓸 짓을 하고 제 뒤로 빠져나갔습니다. 기차는 달리고 있구요. 그 말은, 문을 열면 그 남자가 서 있을 거란 얘기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손이 부들 부들 떨려서 문을 도저히 못 열겠더라구요. 어떤 생김새를 하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서 있을지.. 보통사람의 눈,코, 입의 조합으로는 형성되지 않을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 칸인 줄 알면서 그런 걸 보면 이 사람 완전 미쳐서 제정신이 아닐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망설였습니다. 망설인 끝에 문을 열어 제꼈는데.. 어라....? 아무도 없습니다. 분명 뒤로 나갔는데 ! 제 앞으로 나갔다면, 맨 뒷자리에서 맨 앞자리에 있는 문까지 걸어서 나갔다면, 그 남자 뒤통수를 봐도 30초는 넘게 봤을텐데.. 앞으로 간건 절대 말이 되지 않았으나, 그 상황이 닥치니 혹시 내가 착각을 하고 있나 하는 착각 마저 일더군요. 어쨌건 언니와 저는 정신없이 기차의 진행방향으로 객실을 올라가며 승무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아까 ‘미친놈‘ 이라 소리를 지르고 울고 불고 소란을 피웠는데에도 같은 객실에 있던 15명 가량의 사람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더군요. 보더라도, 힐끔 힐끔.. 기차가 그렇게 길게 느껴졌던 적은 처음일거에요.. 승무원 아저씨, 나타나지 않더군요. 15호차에서 5호차엔가 까지 가니 한 분이 맨 뒷 자석에서 졸고 계셨습니다. 약 10호차 가량을 통과하면서 저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기차안의 승객들은 다 마네킹 같았고 그 기차에는 언니와 나 밖에 없는 느낌.. 기차안에서 새벽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아무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 무서웠습니다. 승무원 아저씨를 만나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 뒤 아저씨는 손바닥만한 기계에 이것 저것 조회를 하시더니, 추행을 당할즈음 기차가 한 번 정차를 했었다고 하더군요. 허무했습니다. 그 남자는 기차가 설 때 즈음 맨 뒷칸으로 갔고, 정차하자 저를 추행한 뒤 문을 열고 나가 재빨리 내린것입니다. 그 남자가 내린곳은 ‘김천’ 역이었습니다. 아래위로 검은색 옷을 입었는지 검은형체 로 기억됩니다.. 공개수배 분위기..?ㅋㅋ 각설하고, 저는 기차와의 추억이 많은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때엔 기차를 너무 좋아해 가끔 주말이면 부모님께 친구 집에서 잔다고 거짓말을 하고 기차를 타고 괜히 강릉에 다녀오기도 하고, 할머님댁까지 버스를 타면 2시간인데 괜히 기차를 타고 4시간을 가곤 했었죠. 기차 안에서 처음 뵙는 분위기 있는 여성분과 말동무가 된 적도 있고, 친구들과 영화에서 처럼 막 달리려고 하는 기차를 간신히 잡아타고는 헥헥 거리면서도 깔깔 넘어갔던적도 있구요. 하지만 이 일이 있은 후로는 한동안 기차 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거의 회복 되었지만요..^^ 못된 생각이었지만 솔직히 예전에 여성분들 지하철에서 추행 당한 경험담 들으면.. 저런게 약한 접촉으로도 후유증이 있나, 싶었는데.. 이거 후유증 무시 못 하겠더군요. 집에서도 잠 들랑 말랑하는 순간에 눈이 몇 번씩이나 번쩍 번쩍 떠지고, 가슴에 뭐가 스치기만 해도 깜짝 깜짝 놀래고 불쾌하기만 했더랬죠. 말이 너무 길었죠? ^_______^ 주위 사람들한테 말하기도 뭐해서 그냥 최측근 몇 명에게만 말을 했었는데.. 아는 동생이 저더러 너무 바보 같답니다. 철도청에 따져야 하는 문제라며.. 미친놈! 소리 한 번 지르고 말았냐고... 사실..그 날 승무원 아저씨가 더 이상 무슨 수를 쓰지 못하는데 저는 계속 울고 있고 그러니까 달랜답시고 하셨던 말씀인지, “예뻐서 당했다고 생각하시고, 혹시 잡히면 연락드릴테니 휴대폰 번호 적어놓으세요.” 이러시더라구요. 듣고 나서 이거 뭔가 아니다 싶었는데... 어쨌든 여성분들 새벽에 기차탈 때 제 말 꼭 염두에 두시고 불편하시더라도 새벽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름이예요.. 아무래도 살갗이 더 많이 보이는 계절이고 하니.. 더 조심하셔서 저 같은 피해 입지 않으셨으면하는 바람입니다. 쓰다보니 내빼듯이 글이 종료되는 분위기네요..ㅋㅋ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어느새 해가 뜨고 있어서 자러 가렵니다. 새벽 기차 조심하세요!!
여성분들, 새벽기차 조심하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살고 있는 26살의 늦깎이 대학생이랍니다.
방학을 맞아 평소보다 늘어난 여가 시간을 네이트 톡톡과 함께 보내던중..
저도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 글 솜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늦은시각 타자를 두드리고 있네요.
제가 이 일을 겪은 때는 작년 10월 중순이었습니다.
어느덧 9개월 정도가 지나 이렇듯 초연하게 그 때의 '비극'을 상기 시킬 수 있게 되었네요.
작년 10월 어느 일요일로 돌아갑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오빠의 결혼식이 있어 대구에 가게 되었습니다. 친한 언니와 함께요.
결혼식은 약 2시간 만에 끝났고 서울에서 내려온 타 하객들은 부랴부랴 돌아가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오빠 결혼식 덕에 오랜만에 만난 언니와 저는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워
"대구 까지 왔는데 부산이나 들렀다 가자" 했고 말이 떨어지자 마자
발 넓으신 언니께서는 부산에 있는 지인들 목록을 쫙 뽑아 역으로 마중 나오라는 전화를 했죠.
그렇게 저희는 부산으로 갔습니다.
역에 도착하니 언니의 건장하신 후배 두 분께서 차를 가지고 기다리고 계셨지요.
그 분들 덕분에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정말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렇게 아마 6-7차 까지 갔을겁니다.
부산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일요일에 대구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부산으로 내려가 밤을 새서 놀았으니
당연히 부산에서 월요일을 맞이 해야 했죠.
그 학기 월요일은 오전 10시 30분에 수업이 있었는데 말이죠. 서울에서 말입니다.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저는 무슨일이 있어도 학교는 꼭 가는 버릇(?)이 있습니다.
성적이 좋다면 학교가는 '버릇' 이라는 말이 안 어울리겠지만 학교를 안빠지고
수업도 열심히 듣는데 성적을 볼 때마다 억울하니, 제가 학교가는건 버릇 인 듯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역전에서 새벽 4시즈음에 해장국을 먹으며 역에 전화를 해 첫차 시간을 알아봤지요.
4시 반인가 차가 있댑니다. 그 때 까지도 주위 사람들은 그거 하루 빠진다고 달라질 것 없다고
학교가는 것 을 만류했죠..
정말 그 때 가지 말걸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번 마음 먹은일에 대해서는 추진력이 대단하기에 손을 뿌리치며
언니와 함께 서울 행 기차에 몸을 실었지요.
노는데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 하는 저임에도 불구, 좌석에 앉자 너무 피곤해서 몸이 아파왔습니다.
결혼식 전날에도 괜히 제가 설레서 잠을 못잤고, 다음날 4시간 가량 차를 타고
대구로 내려와 식에 참가한 뒤, 부산에 내려가 밤 새워 술을 마셨으니 얼마나 고단했겠습니까..
거기다, 기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서울에 도착하면 바로 등교를 해야 할 상황이니..
저는 필사적으로 잠을 자야 했습니다.
기차에서 잠을 못자고 학교에 가버리면 소위 말해 완전 gg~니까요.
서두가 길었네요
사건은 여기서 부터 시작입니다.
그렇게 언니와 저는 객실의 제일 마지막 좌석에 나란히 , 언니는 창측 저는 통로측 에 앉아
의자를 최대한 젖혀 잠을 청했습니다. 이제 잠에 들까.. 하는 찰나, 언니가 핸드백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더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새벽기차에다 객실에는 15명 쯤 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깨어있는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핸드백 끈을 손목에다 두 번 감고 양손을 맞잡은 채 잠이 들었죠.
얼마쯤 잤을까요.
제 머리 맡으로 객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드르륵 나더니 무언가가 제 가슴을 만지는게 느껴졌습니다.
그거아시죠, 수면상태와 깨어있는 상태 사이의 어떤 과도기적 상태. 생각이 정리가 안 되는 상태.
비몽사몽 한 그 상태에서 저는 제 몸이 자고 있는 곳이 집인지, 기차인지, 어디인지 ..
재빨리 판단이 서질 않더군요.
그러나 곧, 여긴 기차다 → 기차에서 내 가슴을 만질 만한 사람이 있나 → 없다 라는
제 의식으로 가는 도미노가 쓰러졌고 마지막 조각이 넘어진 순간 있는 힘껏 소리쳤습니다.
"야이 미친놈아!"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그 검은 물체가
제 가슴에 한 번도 아니고 세 번 씩이나 손을 대고 제 뒤에 있는 문을 열고 나간 뒤였습니다.
생각해보면, 그 놈 한 대 후려치고 싶을 정도로 과감합니다.
옷 위에서 살짝 가슴을 건드린것도 아니고 브레지어 안까지 손을 넣어서
맨살을 세 번씩이나 놓았다 쥐었다 했죠.
제가 소리를 지르자 옆에서 자고 있던 언니가 놀라서 일어났고, 저는 정말 말 그대로
‘엉엉’ 소리를 내며 울었습니다.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죠.
언니는 일단 울고 있는 저를 달래며 승무원에게 말을 하자고 했습니다.
기차는 달리는 중이었고 그 남자는 기차 안에 있을 거라며 말이죠.
저희가 마지막 좌석이고 제 뒤로 빠져나갔으니 사실 그 남자를 찾기는 쉬워 보였습니다.
힘이 다 빠져버렸지만 몸을 일으켜 저희가 있는 객실번호를 보았는데..
이거 웬일입니까..
저희가 마지막 객실이었습니다. 15호차로 기억 되네요.
하.
저는 공포영화 마니아라, 웬만한 호러영화는 다 보았는데
이 때 만큼 무서운 공포를 느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제가 있는 곳은 마지막 객실의 맨 끝자리.
그 검은 형상은 몹쓸 짓을 하고 제 뒤로 빠져나갔습니다. 기차는 달리고 있구요.
그 말은, 문을 열면 그 남자가 서 있을 거란 얘기밖에 안 되지 않습니까..
손이 부들 부들 떨려서 문을 도저히 못 열겠더라구요.
어떤 생김새를 하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서 있을지..
보통사람의 눈,코, 입의 조합으로는 형성되지 않을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 칸인 줄 알면서 그런 걸 보면 이 사람 완전 미쳐서 제정신이 아닐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망설였습니다.
망설인 끝에 문을 열어 제꼈는데..
어라....? 아무도 없습니다.
분명 뒤로 나갔는데 !
제 앞으로 나갔다면, 맨 뒷자리에서 맨 앞자리에 있는 문까지 걸어서 나갔다면,
그 남자 뒤통수를 봐도 30초는 넘게 봤을텐데.. 앞으로 간건 절대 말이 되지 않았으나,
그 상황이 닥치니 혹시 내가 착각을 하고 있나 하는 착각 마저 일더군요.
어쨌건 언니와 저는 정신없이 기차의 진행방향으로 객실을 올라가며 승무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아까 ‘미친놈‘ 이라 소리를 지르고 울고 불고 소란을 피웠는데에도
같은 객실에 있던 15명 가량의 사람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더군요. 보더라도, 힐끔 힐끔..
기차가 그렇게 길게 느껴졌던 적은 처음일거에요..
승무원 아저씨, 나타나지 않더군요.
15호차에서 5호차엔가 까지 가니 한 분이 맨 뒷 자석에서 졸고 계셨습니다.
약 10호차 가량을 통과하면서 저는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기차안의 승객들은 다 마네킹 같았고 그 기차에는 언니와 나 밖에 없는 느낌..
기차안에서 새벽에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아무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
무서웠습니다.
승무원 아저씨를 만나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 뒤 아저씨는 손바닥만한 기계에 이것 저것 조회를 하시더니,
추행을 당할즈음 기차가 한 번 정차를 했었다고 하더군요.
허무했습니다.
그 남자는 기차가 설 때 즈음 맨 뒷칸으로 갔고,
정차하자 저를 추행한 뒤 문을 열고 나가 재빨리 내린것입니다.
그 남자가 내린곳은 ‘김천’ 역이었습니다.
아래위로 검은색 옷을 입었는지 검은형체 로 기억됩니다..
공개수배 분위기..?ㅋㅋ
각설하고, 저는 기차와의 추억이 많은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때엔 기차를 너무 좋아해 가끔 주말이면 부모님께 친구 집에서 잔다고 거짓말을 하고
기차를 타고 괜히 강릉에 다녀오기도 하고,
할머님댁까지 버스를 타면 2시간인데 괜히 기차를 타고 4시간을 가곤 했었죠.
기차 안에서 처음 뵙는 분위기 있는 여성분과 말동무가 된 적도 있고,
친구들과 영화에서 처럼 막 달리려고 하는 기차를 간신히 잡아타고는
헥헥 거리면서도 깔깔 넘어갔던적도 있구요.
하지만 이 일이 있은 후로는 한동안 기차 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거의 회복 되었지만요..^^
못된 생각이었지만 솔직히 예전에 여성분들 지하철에서 추행 당한 경험담 들으면..
저런게 약한 접촉으로도 후유증이 있나, 싶었는데..
이거 후유증 무시 못 하겠더군요.
집에서도 잠 들랑 말랑하는 순간에 눈이 몇 번씩이나 번쩍 번쩍 떠지고,
가슴에 뭐가 스치기만 해도 깜짝 깜짝 놀래고 불쾌하기만 했더랬죠.
말이 너무 길었죠?
^_______^
주위 사람들한테 말하기도 뭐해서 그냥 최측근 몇 명에게만 말을 했었는데..
아는 동생이 저더러 너무 바보 같답니다. 철도청에 따져야 하는 문제라며..
미친놈! 소리 한 번 지르고 말았냐고...
사실..그 날 승무원 아저씨가 더 이상 무슨 수를 쓰지 못하는데
저는 계속 울고 있고 그러니까 달랜답시고 하셨던 말씀인지,
“예뻐서 당했다고 생각하시고, 혹시 잡히면 연락드릴테니 휴대폰 번호 적어놓으세요.”
이러시더라구요.
듣고 나서 이거 뭔가 아니다 싶었는데...
어쨌든 여성분들 새벽에 기차탈 때 제 말 꼭 염두에 두시고 불편하시더라도
새벽에는 긴장을 늦추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름이예요..
아무래도 살갗이 더 많이 보이는 계절이고 하니..
더 조심하셔서 저 같은 피해 입지 않으셨으면하는 바람입니다.
쓰다보니 내빼듯이 글이 종료되는 분위기네요..ㅋㅋ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어느새 해가 뜨고 있어서 자러 가렵니다.
새벽 기차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