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장진영-손예진, 그녀들의 반란

이지원200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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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장진영-손예진, 그녀들의 반란

하지원-장진영-손예진, 그녀들의 반란 올 여름 화려하게 변신하는 여배우 3인방. 좌측부터 장진영, 손예진, 하지원.

‘여자들의 반란!’

올 여름, 스크린을 달굴 여자들의 반란이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주목 받고 있는 세 여배우가 각각 영화에 맞춰, 배역에 따라 신선한 변신을 시도했다. 배우들의 변신이 있어 영화 보는 맛도 새롭다. <역전에 산다> 하지원,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손예진, <싱글즈> 장진영. 각기 전작과 다른 매력을 새 영화에서 발산한다. 젊은 계절, 여름에 맞춘 영화인 때문인지 이들의 연기도 싱싱하고 건강해 보인다.

#나, 아줌마라구: 하지원은 이렇게 주장한다

24살의 하지원이 벌써 아줌마가 됐다. 그는 <역전에 산다>(웰메이드 필름.에이원시네마, 박용운 감독) 첫 시사회 때 무대 인사를 하며 “저 이번에 아줌마 됐어요. 잘 봐주세요”라고 말했다. 전작 <색즉시공>에서 탱탱한 몸매를 갖고 있던 에어로빅 전공 대학생을 연기했던 하지원이 유부녀가 된 것이다. 극중 프로골퍼로 성공한 김승우의 아내.

그는 <색즉시공>과는 다른 여성스러움을 내보인다. 가슴 깊이 파인 드레스에 우아하게 튼 머리, 하지만 남편의 때를 팍팍 밀어주는 아줌마스러움(?) 까지. <색즉시공> 때는 낙태 수술을 받은 후 흐느꼈던 침대 위 장면이 코믹한 영화와 달리 가장 슬픈 내용이었다. 하지만 <역전에 산다>에선 그의 기상천외한 잠버릇을 볼 수 있다.

아무리 본인이 아줌마라 주장하지만, 그래도 아줌마라 부르기엔 너무 젊다.

#나, 발랄한 청춘: 알고 보니 손예진도….

손예진이라고 청순 가련형에 묻혀 있고만 싶을까. 이제 겨우 21살의 뜨거운 청춘인걸. 첫사랑에 사수 당하기 위한 그의 몸부림도 처절하다. 27일 개봉하는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팝콘 필름, 오종록 감독)에서다.

죽자 사자 쫓아다니기만 하고,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는 차태현을 원망한다. 그래서 심지어 수영장에서 비키니를 입고 차태현을 유혹해 보지만 차태현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진짜 오고 가는 사랑이 하고 싶다’며 다른 남자 품에 안기기까지 하니. 손예진은 지금까지 다소곳한 이미지와 달리 적극적인 청춘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작 <클래식>에서 ‘통아저씨’ 춤을 추는 파격적인 모습을 단 한 장면 보여줬던 손예진이 작심하고 발랄함을 발산했다.

#나, 노련한 싱글: 장진영 멍석 깔고 놀다

만 29살. 영화와 실제 나이가 똑 같은 노처녀의 고민을 풀어냈다. 7월 11일 관객들과 만날 영화 <싱글즈>(싸이더스, 권칠인 감독)에서 장진영은 노처녀들의 일상을 대신 살았다. 적당히 섹스를 즐길 줄 알고, 일에 대한 애정도 강하다. 풀어나가는 솜씨가 녹록치 않다.

장진영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풀어내듯 솔직 담백한 여자가 됐다. 전작 <국화꽃 향기>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죽는 애처러운 비련의 여주인공의 흔적은 깡그리 없앴다.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는 생활을 연기해서인지 애드리브가 유난히 많았던 영화. 화제가 됐던 속옷 바람 체조신도 즉석에서 자신이 만들어냈고, 엄정화 김범수와 술 마시는 장면도 진짜 마시며 찍어 술판 분위기가 확 살아 있다.

하지원과 손예진이 20대 초반의 상큼함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면, 장진영은 관록 있는 성숙한 여자 냄새를 느끼게 한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