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에게 삥뜯긴 사연......

강한상2007.07.30
조회613

얼마전 한여름 땡볕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제가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그리고 그녀의 애완견 두마리를 데리고 소풍차 을왕리 해수욕장엘 가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바다도 보고 밥도먹고 을왕리 해수욕장의 백사장옆 공원벤치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중...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는 한 아이가 저희곁으로 다가오는겁니다.

 

머리는 진한갈색으로 저렴하게 염색한듯했고... 반바지를 입었는데.. 땟국물이 꾀죄죄 흐르는데..

 

한눈에봐도 '아.. 집나왔구나...' 라고생각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저기요............ 저희가.. 놀러왔는데..... 회비가든 가방을 잃어버려서..... 어쩌구저쩌구.."

 

가장 흔한 레파토리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읇조리는데... 뭐... 내용은 궁금하지 않았지만... 본론은 돈이 필요한거구나.. 라고 느낄수있었습니다...

 

여러분같으면 이런상황에서 얼마를 주시겠습니까???

 

당연히 전 제 지갑에 천원짜리가 있을줄로만 알았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료로 7100원을 지불했으니.. 잔돈이 있겠거니 하고... 한 2천원 정도 쥐어주려했건만........

 

아차...... 천원짜리 두장으로 이미 야구공던지기 게임을 한 터라... 지갑에 잔돈이 없는겁니다..........

 

옆에 제가 좋아하는 여자도 있고.... 이미 돈은 쥐어주려고 지갑은 꺼냈지만.. 만원짜리밖에 없고...

 

오만가지 생각에 우선 시간을 끌어보자.....

 

"몇살이니?? 누구랑 같이 왔니.. 집은어디니.........등등......"

 

질문으로 시간을 끌다 결국.... 방법이 없다싶어... 만원짜리 한장 쥐어주며 이걸로 부족하겠지만...

 

차비 잘 마련해서 집에 무사히 돌아가거라.... 하며 덕담도 건내줬습니다....

 

솔직히.... 지하철에서 흔히 보는 불쌍한 사람들 봐도... 그동안 천원짜리 몇장 드린적은 있어도..

 

만원짜리 한장 쾌척 한적 없던 내 27년 인생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었지만..

 

순간 조금 아깝다.... 라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물론 지금은.... 그래.. 잘했어.. .나덕뿐에 그 학생들 집에 잘 들어갔을꺼야............. 하는 보람된 생각도 들고..... 다른한편으론..... 아마 그 학생.. 그돈으로 술사먹고 담배사피우고 그랬을텐데....

차라리 다른 어려운사람을 도와줬더라면 밥이라도 한두끼 더먹을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뭐... 저에겐 단돈만원.... 있으나 없으나 달라지는건 없지만.....

 

만원이 없어서 아쉬워하는사람이 있는데.... 그사람을 위해 썼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길.............. 저와 동행한 여자친구가 갑자기 약국앞에서 차좀 잠깐 세우라는겁니다..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천원짜리 두장을 꺼내며... "식염수좀 사다줄래?" 이러고있다....ㅠㅠ

 

"너!! 천원짜리 있었음 아까 그친구 주지그랬어~~~~~~~~~~~~~~~~~~!!!"

 

"ㅋㅋㅋ 만원이 그렇게 아까웠어??ㅋㅋㅋ 이그~ 중학생한테 돈이나 뜯기고..ㅋㅋㅋ"

 

여러분~~ 휴양지에서 가출한 중학생들 조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