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5살의 대학생이다. 아버지,어머니,나,남동생 이렇게 네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행인건지 어쩐건지 나만 평범하다,,, 쉰을 넘기신 연세에도 조각 외모를 지니신 아버지께서는 깔끔한 양복과 세련된 넥타이에 맞춰 어머니의 꽃무늬 양말을 즐겨 신으신다. 양말에 자꾸 꽃무늬가 있다고 투덜거리시며 출근하시는것을 우연히 들은 걸로 미루어봐선 누구의 양말인지 본인은 전혀 모르시는 듯 하다.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어쨌거나 내 양말 신으시는 것은 아니니까. 후후. 언젠가 내 양말을 넘보신다면 그땐 반드시 말씀드리리라. 학교 교사이신데 피끓는 젊은 애들이랑 축구하다 (내 빨간 티샤쓰 가슴 부분에 손으로 그린 태극마크를 꼬매어 달고.) 발목을 다쳐 몇년째 고생하시는가 하면 아이들 만화책을 뺏어 보시다가 다음 권 빌려오면 같이 보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버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나를 데리고 낚시하러 가곤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어느 날이던가는 어두운 구름아래에서 거센 바람과 싸우며 낚시 장비를 철수하는 나를 보고 밝게 웃으시며 혼자 떠나셨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그 외딴 곳에서 왜 자꾸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생각나던지. 사십대 중반을 훌쩍 넘기신 연세에도 날씬한 몸매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신 어머니께서는 내가 엄마라고 부르면 자신의 나이가 탄로날까봐 같이 다니길 꺼려하신다. 그래서 어떠한 고난과 위험이 나를 가로막아도 자식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어머니께 찰싹 붙어다니는데 간혹 사람들이 이렇게 큰 자식이 있냐고 놀라며 내 나이를 물어볼때면, 내가 대답 좀 해볼려고 입을 여는 순간 "대학교 3학년이에요!"라고 재빨리 대답해 버리신다. 물론 3학년이긴 하지만 난 25인데.. 내 나이 3살 줄여서 뭐에 쓰실려고.. 말하고 싶지만 뭐랄까..웃으며 나를 보시는 눈이 무섭다고나 할까.. 얼마전에는 어머니께서 사무실을 하나 내셔서 (놀랍게도 우리 어머니는 사장님이시다. 하지만 직원도 우리 어머니라는거. 결국 넓은 사무실엔 언제나 어머님 혼자.) 사무실 컴퓨터에 네이트온 자동 접속을 설치해 드리고 방학을 맞아 주부가 되어 있는 나와 쪽지를 주고 받는다. 요즘 컴퓨터를 배우러 다니시는 어머니께선 바탕화면도 마법전사 류켄도 사진으로 바꾸고 의욕에 불타시는 듯 하다. (가족 사진 올려드릴까 했더니 정중히 거절하셨다.) 오늘도 어머니께서 접속해 계시길래 '뭐하노?ㅋㅋ'라고 보냈더니 (동생만 빼고 모두 경상도 출신) 5분 후에 대답이 왔다. '자판 연ㅅㅂ 해야돼.' ......딱히 뭐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조용히 로그아웃 했다. 당연히 초보자의 미숙이 빚어낸 오타겠지만 피아노 전공자이신 어머니께서 놀라운 타자 솜씨로 우리를 놀래켰던 사실에 비추어 보았을때 자꾸만 의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뭐지.. 아버지의 조각 외모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피부를 쏙 빼닮은 내 동생녀석은 7살이다.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18살 밖에 차이 안 난다. 주먹만한 얼굴과 (하지만 머리는 크다. 후후후, 근데 나는 머리가 작고 얼굴이 크다.) 오똑한 코, 하얀 피부와 앵두같은 입술,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몸매로 유치원 여학우들뿐만 아니라 바로 옆의 초등학교 누나들과 동네 아줌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우같은 녀석은 아주 어릴 때부터 어딜 데리고 가든 돋보이는 존재였다. 빼어난 외모로 일단 시선을 모으고 엽기적인 행동들로 시선을 고정시킨다고나 할까. 한손엔 캔음료를 들고 한손엔 담배를 멋드러지게 피고 있는 건장한 두 청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배 피우고 음료수 마셔도 죽.지.?" 라고 당당히 말하는 터프 가이인가 하면, (내가 무서워서 죽어나는거다.) 유치원 여학우들이 자꾸 뽀뽀해서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는 여린 소년이기도 한 것이다. 녀석은 어릴때부터 어려운 가정 살림에 큰 보탬이 되었는데 어딜 가든 과자나 아이스크림, 장난감, 돈등을 받아오고 (앵벌이가 적성이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예쁘다, 잘생겼다하며 쓰다듬어 보고 만져보고 하니 커갈수록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그저 흐뭇해하시며 나는 처음이라 뭘 잘 몰라서 그렇게 낳았다며 미안하다고 하실 뿐,, 의미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왠지 미묘한 기분이.. 날 데리고 다닐때는 맛볼 수 없었던 기쁨들을 이 녀석을 통해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는 그 말씀들은 또 무슨 뜻이신지.. 어쨌거나 이 녀석은 제법 똑똑한척 하면서 7살이나 된게 시제나 어법을 제대로 못 맞춘다. 후후 (아 뭐 이 녀석에게 열등감 같은걸 가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늘도 내가 정성껏 차려준 아침 밥을 먹는데 깻잎에 싼 닭갈비가 제법 매웠나 보다. 허겁지겁 물을 마시더니 한마디 한다. "괜히 살았네. 휴유, 다행이다." 풉. 이건 뭐.. 겨우 살았네겠지 이놈아. 혹시 닭갈비 하나 때문에 인생이 구질하게 느껴진건가;; 널 강하게 키워야겠구나. 하지만 밥먹다 숟가락을 흘려 얼른 주워 쪽 빨았더니 "아, 어른이 숟가락 흘린거 주워 먹고.."라고 말하는가 하면 어제 짜장밥을 먹다 흘려서 짜장이 묻은 늘어난 티샤쓰를 입고 있는 나에게 "아, 옷에 똥 묻히고.." 라고 말하는 녀석은 마음 여린 나를 정말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다. 고맙다. 동생. 그리고 나의 평범하지 않은 부모님. * 나는 다행히도 평범한 성격을 지녔지만 외모는 좀 더 부모님을 닮았어야 했는데;; 인생 최대의 실수이다. 어쨌거나 나는 백조알 속에 낀 오리알. 최고의 오리가 되어주겠어.
백조같은 가족 속에 낀 오리알.
나는 25살의 대학생이다.
아버지,어머니,나,남동생 이렇게 네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행인건지 어쩐건지 나만 평범하다,,,
쉰을 넘기신 연세에도 조각 외모를 지니신 아버지께서는
깔끔한 양복과 세련된 넥타이에 맞춰
어머니의 꽃무늬 양말을 즐겨 신으신다.
양말에 자꾸 꽃무늬가 있다고 투덜거리시며 출근하시는것을
우연히 들은 걸로 미루어봐선
누구의 양말인지 본인은 전혀 모르시는 듯 하다.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어쨌거나 내 양말 신으시는 것은 아니니까. 후후.
언젠가 내 양말을 넘보신다면 그땐 반드시 말씀드리리라.
학교 교사이신데 피끓는 젊은 애들이랑 축구하다
(내 빨간 티샤쓰 가슴 부분에 손으로 그린 태극마크를 꼬매어 달고.)
발목을 다쳐 몇년째 고생하시는가 하면
아이들 만화책을 뺏어 보시다가 다음 권 빌려오면 같이 보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버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나를 데리고 낚시하러 가곤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어느 날이던가는 어두운 구름아래에서 거센 바람과 싸우며 낚시 장비를 철수하는
나를 보고 밝게 웃으시며 혼자 떠나셨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그 외딴 곳에서 왜 자꾸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생각나던지.
사십대 중반을 훌쩍 넘기신 연세에도
날씬한 몸매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니신 어머니께서는
내가 엄마라고 부르면 자신의 나이가 탄로날까봐
같이 다니길 꺼려하신다.
그래서 어떠한 고난과 위험이 나를 가로막아도
자식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어머니께 찰싹 붙어다니는데
간혹 사람들이 이렇게 큰 자식이 있냐고 놀라며
내 나이를 물어볼때면, 내가 대답 좀 해볼려고 입을 여는 순간
"대학교 3학년이에요!"라고 재빨리 대답해 버리신다.
물론 3학년이긴 하지만 난 25인데.. 내 나이 3살 줄여서 뭐에 쓰실려고..
말하고 싶지만 뭐랄까..웃으며 나를 보시는 눈이 무섭다고나 할까..
얼마전에는 어머니께서 사무실을 하나 내셔서
(놀랍게도 우리 어머니는 사장님이시다.
하지만 직원도 우리 어머니라는거. 결국 넓은 사무실엔 언제나 어머님 혼자.)
사무실 컴퓨터에 네이트온 자동 접속을 설치해 드리고
방학을 맞아 주부가 되어 있는 나와 쪽지를 주고 받는다.
요즘 컴퓨터를 배우러 다니시는 어머니께선
바탕화면도 마법전사 류켄도 사진으로 바꾸고
의욕에 불타시는 듯 하다. (가족 사진 올려드릴까 했더니 정중히 거절하셨다.)
오늘도 어머니께서 접속해 계시길래
'뭐하노?ㅋㅋ'라고 보냈더니 (동생만 빼고 모두 경상도 출신)
5분 후에 대답이 왔다.
'자판 연ㅅㅂ 해야돼.'
......딱히 뭐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조용히 로그아웃 했다.
당연히 초보자의 미숙이 빚어낸 오타겠지만
피아노 전공자이신 어머니께서
놀라운 타자 솜씨로 우리를 놀래켰던 사실에 비추어 보았을때
자꾸만 의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뭐지..
아버지의 조각 외모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피부를 쏙 빼닮은
내 동생녀석은 7살이다.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18살 밖에 차이 안 난다.
주먹만한 얼굴과 (하지만 머리는 크다. 후후후, 근데 나는 머리가 작고 얼굴이 크다.)
오똑한 코, 하얀 피부와 앵두같은 입술,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몸매로 유치원 여학우들뿐만 아니라
바로 옆의 초등학교 누나들과 동네 아줌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우같은
녀석은 아주 어릴 때부터 어딜 데리고 가든 돋보이는 존재였다.
빼어난 외모로 일단 시선을 모으고
엽기적인 행동들로 시선을 고정시킨다고나 할까.
한손엔 캔음료를 들고 한손엔 담배를 멋드러지게 피고 있는
건장한 두 청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배 피우고 음료수 마셔도 죽.지.?" 라고 당당히 말하는 터프 가이인가 하면,
(내가 무서워서 죽어나는거다.)
유치원 여학우들이 자꾸 뽀뽀해서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하는
여린 소년이기도 한 것이다.
녀석은 어릴때부터 어려운 가정 살림에 큰 보탬이 되었는데
어딜 가든 과자나 아이스크림, 장난감, 돈등을 받아오고
(앵벌이가 적성이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예쁘다, 잘생겼다하며 쓰다듬어 보고
만져보고 하니 커갈수록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안다.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그저 흐뭇해하시며
나는 처음이라 뭘 잘 몰라서 그렇게 낳았다며
미안하다고 하실 뿐,,
의미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왠지 미묘한 기분이..
날 데리고 다닐때는 맛볼 수 없었던 기쁨들을
이 녀석을 통해 충분히 보상받고 있다는 그 말씀들은
또 무슨 뜻이신지..
어쨌거나 이 녀석은 제법 똑똑한척 하면서
7살이나 된게 시제나 어법을 제대로 못 맞춘다. 후후
(아 뭐 이 녀석에게 열등감 같은걸 가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늘도 내가 정성껏 차려준 아침 밥을 먹는데
깻잎에 싼 닭갈비가 제법 매웠나 보다.
허겁지겁 물을 마시더니 한마디 한다.
"괜히 살았네. 휴유, 다행이다."
풉. 이건 뭐..
겨우 살았네겠지 이놈아.
혹시 닭갈비 하나 때문에 인생이 구질하게 느껴진건가;;
널 강하게 키워야겠구나.
하지만 밥먹다 숟가락을 흘려 얼른 주워 쪽 빨았더니
"아, 어른이 숟가락 흘린거 주워 먹고.."라고 말하는가 하면
어제 짜장밥을 먹다 흘려서 짜장이 묻은 늘어난 티샤쓰를 입고 있는 나에게
"아, 옷에 똥 묻히고.." 라고 말하는 녀석은
마음 여린 나를 정말 강하게 단련시키고 있다.
고맙다. 동생. 그리고 나의 평범하지 않은 부모님.
* 나는 다행히도 평범한 성격을 지녔지만
외모는 좀 더 부모님을 닮았어야 했는데;;
인생 최대의 실수이다. 어쨌거나 나는 백조알 속에 낀 오리알.
최고의 오리가 되어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