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이 말에는 살찐 사람은 정상적인 남녀의 범주를 벗어나는 '비정상적'인 인간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 뚱뚱한 자는 그저 '다른' 사람인 게 아니라 잘못된, '틀린' 사람이다. 한 여름 반팔 티셔츠를 못 입게 말리고 싶을 정도로 깡마른 한 남자 후배는 이렇게 말했다.
"살찐 건 죄악이야."
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영 틀린 말도 아니다. 미용을 위한 것이든 건강 때문이든 우리 사회에서 비만은 쉽사리 용납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심지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 다수의 공리를 실현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데 해가 되기도 한다.
48kg,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몸무게?
167에 54. 내가 아는 한 30대 초반 여성의 신체 치수다. 일주일에 3~4일은 꼭 운동을 하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한다. 보기에도 살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보통의 신체다. 살에 후한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지상 최대 목표는 '살 빼기'. 그녀의 목표치는 몸무게 48kg다. 왜 48kg인가? 그 정도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몸무게란다.
이럴 때는 살 빼기가 아니라 '몸무게 줄이기'가 더 맞다. 일정한 숫자에 도달하지 않으면 죄다 비만이 되어 버린다. 아무리 날씬한 사람이라도 몸무게가 특정 기준 이하가 아니면 살 빼기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 "이 세상의 날씬한 것들은 가라. 이제 곧 뚱뚱한 자들의 시대가 오리니... 먹어라! 네 시작은 삐쩍 골았으나 끝은 비대하리라." 우리 사회 다이어트 광풍을 풍자한 '출산드라'.
ⓒ KBS
몸무게로 측정되는 비만의 척도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180에 95. 내 남동생의 신체 치수다. 그런데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더니 비만은 고사하고, 오히려 '체지방 평균 이하'로 나왔단다. 불필요한 지방은 없고 근육이 많아 웬만한 70kg 안팎 남자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누가 더 비만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자, 당신은 48kg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비만인가?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살 빼기를 새해 결심 리스트 가장 꼭대기에 올려놓은 사람들이 많으리라. 하지만 지나친 살 강박증이나 숫자에 불과한 몸무게의 압박에 눌려 숨을 헐떡거리는 것은 아닌지. 근사한 몸매를 갖고 싶은데 그 기준이 어느 유명 패션모델이고, 자기 몸의 건강을 해치는 불필요한 살과 결별하는 게 아니라 단지 특정 기준 이하로 몸무게 수치를 낮추고 싶은 거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물론 살을 줄이는 게 여러모로 밝고 명랑한 삶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비만은 이미 그 자체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넘치는 살이 도움이 되는 경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담배보다도 못할지도 모른다. 최근 5~6년 사이 스트레스성 과식, 불규칙한 식사로 점철된 내 모습을 돌이켜 보며 나 또한 조금씩 습관을 바꾸고 있다. 칼로리 높은 음식은 피하고 꼭꼭 씹어 천천히 먹으며 스트레스성 식욕은 과일이나 껌 같은 걸로 해소한다.
그러나 살 자체에 대한 혐오, 몸무게라는 허상에 대한 집착, 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는 자기 파괴로 이어지니 위험할 따름이다. 살에서 자유롭고 싶어 살을 빼지만 오히려 살에 속박되는 것은 아닌가.
살 빼기는 자기존중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살을 살살 달래 주며 당당하게 자기 모습과 마주할 때 진정한 살 빼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하지 않던가.
48kg이 가장 인간적인 몸무게라고?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이 말에는 살찐 사람은 정상적인 남녀의 범주를 벗어나는 '비정상적'인 인간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 뚱뚱한 자는 그저 '다른' 사람인 게 아니라 잘못된, '틀린' 사람이다. 한 여름 반팔 티셔츠를 못 입게 말리고 싶을 정도로 깡마른 한 남자 후배는 이렇게 말했다.
"살찐 건 죄악이야."
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겐 지나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영 틀린 말도 아니다. 미용을 위한 것이든 건강 때문이든 우리 사회에서 비만은 쉽사리 용납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심지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어 다수의 공리를 실현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데 해가 되기도 한다.
48kg,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몸무게?
167에 54. 내가 아는 한 30대 초반 여성의 신체 치수다. 일주일에 3~4일은 꼭 운동을 하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한다. 보기에도 살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보통의 신체다. 살에 후한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지상 최대 목표는 '살 빼기'. 그녀의 목표치는 몸무게 48kg다. 왜 48kg인가? 그 정도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몸무게란다.
이럴 때는 살 빼기가 아니라 '몸무게 줄이기'가 더 맞다. 일정한 숫자에 도달하지 않으면 죄다 비만이 되어 버린다. 아무리 날씬한 사람이라도 몸무게가 특정 기준 이하가 아니면 살 빼기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자, 당신은 48kg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비만인가?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살 빼기를 새해 결심 리스트 가장 꼭대기에 올려놓은 사람들이 많으리라. 하지만 지나친 살 강박증이나 숫자에 불과한 몸무게의 압박에 눌려 숨을 헐떡거리는 것은 아닌지. 근사한 몸매를 갖고 싶은데 그 기준이 어느 유명 패션모델이고, 자기 몸의 건강을 해치는 불필요한 살과 결별하는 게 아니라 단지 특정 기준 이하로 몸무게 수치를 낮추고 싶은 거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물론 살을 줄이는 게 여러모로 밝고 명랑한 삶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비만은 이미 그 자체로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넘치는 살이 도움이 되는 경우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담배보다도 못할지도 모른다. 최근 5~6년 사이 스트레스성 과식, 불규칙한 식사로 점철된 내 모습을 돌이켜 보며 나 또한 조금씩 습관을 바꾸고 있다. 칼로리 높은 음식은 피하고 꼭꼭 씹어 천천히 먹으며 스트레스성 식욕은 과일이나 껌 같은 걸로 해소한다.
그러나 살 자체에 대한 혐오, 몸무게라는 허상에 대한 집착, 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는 자기 파괴로 이어지니 위험할 따름이다. 살에서 자유롭고 싶어 살을 빼지만 오히려 살에 속박되는 것은 아닌가.
살 빼기는 자기존중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살을 살살 달래 주며 당당하게 자기 모습과 마주할 때 진정한 살 빼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