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산기

아짐200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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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이제 다섯살...

이야기는 오년전으로 돌아가..99년 일월..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던 그 일월에 나는 우리 아들을 낳았다......

 

의무 장교로 강원도 화천에서 복무 중이던 남편 월급이 너무나 알량하던 관계로 (당시 중위) 돈 없어서 외출 삼가고 또 갈데도 없고 오라는데도 없고..아는 사람도 없어서 그저 세월만 가다오..하고

 

멀뚱 멀뚱 시간만 죽이고 있었다...

 

그리하여 일월의 어느 날..

침대에 가만히 누워 숨만 꼴딱 꼴딱 쉬고 있는데..

그 순간 아랫배가 슬~ 아파와 화장실을 갔다...

음..예정일이 2주나 남았으니..아마도 응가가 마려운게야....

이러곤 화장실에 앉았는데 배를 푸~욱 찌르는것 같은 아픔이 한번 흩고 지나갔다..

아~야~

이러곤 그 고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변기를 들여다 보니..

아주 맑은 피 한방울이 물 속에 번지고 있는것 아닌가?

 

저것이 혹시나 말로만 듣던 이슬?

 

그러나 그리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멀쩡해서..아마 아니겠지.....

 

그리곤 다시 침대로 돌아와..

천장 보고 숨쉬기 운동..꼴딱 꼴딱.....

 

할일도 없고 심심해서..

남편한데 전화를 때렸다...

 

"자기야..내가 방금 배가 아주 순간적으로 짧게 아파 화장실 갔더니 피가 한 방울 똑 떨어지더라..이게 혹시..이슬 아닌가?"

 

남편...약간 긴장하더니...

또 배가 아프면 전화 하고 배 아픈 간격을 체크 하라고 했다..

간격이 일정하면 진통이 시작 되는거라고..

처음 배가 아팠던것이 두시이므로..그 전화를 끊고도 한동안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남편이 그 사이 달려왔다...

그 사이 배 ..안 아프냐고..

그래서 안 아프다고..이러고 있는데 한시간 정도가 경과  다시 배가 아팠다..

그러나 그 아픔의 정도가 워낙 미약해서..아픈거에 끼워 줘야 되나 말아야 되나..약간 고민을 했다..

 

티비나 영화에 보면..멀쩡하게 잘 있다가 윽! 하고 배 잡고 쓰러지면서 그때부터 난리나던데

그것이 순 거짓말이란걸 그때 알았다..

그러니깐 가벼운 생리통 처럼 약간 배쪽에 기분이 안 좋은 뭐 그런 정도였으니깐..

 

그때까지 남편이랑 나는 드러누워 천장 보면서 숨쉬기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은 잘 갔다..

 

"자기야! 나 약간 배 아픈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뭐 그저 그런것 같기도 하고 그래!!"

 

그래..? 한시간 간격이니깐 나중에 삼십분 간격이 되면 그때 병원을 가기로 하자......

 

남편이 그렇게 얘기를 하자..나는

뭐 진통 아닌것 같은데..하면서 쪼매 의심 하면서 그래도 가방도 챙기고..

샤워도 하고 그랬다....

 

그러고 나니..한시간 후에 다시 미약한 진통..

 

이것이..출산의 징조인갑다....

그때는 그런 생각이 들어 남편 보고 나가서 먹을걸 사오라고 했다...남편이 나가더니 김밥 한줄이랑 만두 일인분을 사왔다..

그걸 보니 화가 났다...이걸 누구 입에 부치라고..내 식성 지금 모르나...이 인간이....

그걸 후르륵 쩝쩝 다 먹고 나서...

일정한 간격으로 진통이 왔으니..그때 시간이 여덟시..

 

이리하여 남편과 나는 짐보따리를 들고 춘천 성심 병원으로 향했다..

 

남편은 사뭇 긴장한 표정이었지만..나는 김밥과 만두를 일인분 밖에 안 사온 남편이 계속 불만이었다

 

그래서 춘천에 도착을 하고도 바로 병원으로 가지 않고 롯데리아에 가서 데리버거와 콜라 하나를 추가로 먹고 성심 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때는 진통이 약간 더 강도가 더해졌지만..여전히..밸로 심하진 않았고 한시간 간격으로 일정하게 진통을 하고 있었다.

 

응급실에 도착을 하니..워따매..뭔 질문이 그리 많은지..

마지막 생리일..마지막 병원 방문일..어디 특별한 병은 없는지..유산 경력은 없는지..

그런건 다 좋은데..남편 직업까진 좋다 치지만 남편 키나 몸무게는 왜 묻는지 모를일이었다..

 

그런데 레지던트 세명이 차례대로 돌아가며 똑 같은 질문을 세번이나 하고..

거시기에 체모를 깍고..옷을 갈아 입고..분만실로 가니..벌씨로 밤 12시..

 

분만실엔 나보다 먼저 들어온 산모 몇명이 신음하면서...출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꺼정..나는 출산을 할때 우아하리라...맘 먹고 또 먹었다

 

그리고 그때까지의 상태로 보아..충분히 우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간호사가 와서 먼저 관장을 시켜 주었다...

관장약을 투입하고도 10분 있다가 볼일을 보라고 하는데 정말 뱃속이 폭발할것 같았지만 충실히 그 말을 지켜 십분뒤...화장실행..

음..평소 변비가 심했던지라....하마트면 변기 막힐뻔했넹...에구구...

 

그리하여 오분 간격 진통이 시작된것이 새벽 두시경...

삽십분..십분 간격일때까진 그래도 괜찮았었는데 5분 간격이 시작되고 나니 정말로 배가 많이 아팠다..

 

주변에 보니 쉽게 애 낳는 사람들도 좀 많이 있는데..

나는 좀 고생을 많이 하고 낳은 편이다..

오분 간격 진통을 무려 일곱시간이나 겪고 나서 낳았으니...다른 사람들은 그러고 한 세네시간이면 낳던데.....

 

진통이 오분 간격으로 시작되자...

이거 정말 죽을 맛이었다...

 

다시 티비 얘기를 하자면..티비에 출산 장면이 나오면 여자들이 악! 악! 비명을 질러 대는데 ..

그거 아니다...

비명이 아니다...

어떤 식이냐면...

안 아픈 오분을 멀쩡하다가 오분만에 진통이 시작되면...

처음엔

어~~~

어~~~~~~~어~구~~~~

어구구구~~~~~ 어~~~구~~~~배~~~~~~야~~~~~~~~~~~

아이고~~~~~~~~~오~~~배야~~~~~~~~ 아이고오~~~~

아이요오~~~~~~~~엄마아아~~~~~ 엄마~~~아~~~` 어~~~엉엉~~~

엉~~~어어엉~~~엉엉~~~~~

 

이러다가...나중엔..출산의 절정에 달하면...

지나가는 의사 가운 자락 붙잡고...

선새~~~~임~~~~~~가지 말고 오 나 좀 ~~~~~~살려 주세요오!!!!!!! 엉엉어~~~~~~~~

 

 

단언컨데..그 분만실에 대여섯명의 산모가 누워 있었고..그 와중에 출산을 마치고..나가고..또 들어 오고 했지만..

내가 제일 오래..출산을 못했고..젤로 추했다....

 

애를 하도 못 낳아서..의사가 막 야단을 쳤다..

그렇게 하면 애가 얼마나 고생이냐고....

엉엉엉..근데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출산을 취소 하고 싶었다..

얼마나 배가 아픈지...딱 미치고 환장하는것 같았다...

 

나중엔 밑에 가리라고 이불 덮어 주면 걷어 차고 덮어주면 걷어차고...

오우~~~~~~~~ 울부림 쳤으니..나는 한마리의 가엾은 짐승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