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남자와 아내

엽호부활200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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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남자와 아내

 

 

형민의 아내인 윤미는 누가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미인에 속한다. 키
가 슈퍼모델들 처럼 길다랗지 않아도 알맞은 체격에 거기에 또 적당한
얼굴 크기에 쌍꺼풀 진 두눈... 그리고 오돔톰한 빨간 입술과 발그래한
두볼은 그녀의 인상을 한껏 돋구워 주기에 충분하다.

형민이 그런 윤미를 자신의 아내로 만들기까지는 숱한 노력과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미인은 얼굴값을 한다.'라는 말
처럼 대학교 시절부터 그녀 주위에는 남자들이 항상 들끌었다.

그런 그녀를 형민이가 처음 만난 것은 삼류소설에 흔히 나오는 것처럼
추석때 고향으로 향하는 고속버스 안에서였다. 그당시 형민의 대학 써클
에서는 고향이 같은 사람들을 모집해 싼값에 버스를 빌렸는데 하필이면
형민이 좌석 옆자리가 윤미였던 것이었다.

물론 형민도 윤미의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또 몇번 강의실에서
스친 적도 있었다. 과는 틀리지만 그리크지 않은 같은 단과대였기에 조
금만 이쁜 여학생이 있으면 소문이 '쫘'하고 퍼지는 형국이었는데 그리
도 어여쁜 아가씨가 유명하지 않을리가 없었다.

하여간 형민은 윤미가 옆자리에 앉자 처음에는 놀람 반, 흥분 반으로 얼
굴이 뻘겋게 달아올라 한동안 아무말도 못했다. 그러나 고향까지는 5시
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였기에 뭔가 인연을 만들고자 재빨리 머리를 굴
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서든 윤미에게 접근을 해야겠는데... 형민은 뾰족한 수가 생각
나지 않았다. 다른 남자들처럼 '커피나 한잔...' 또는 '같은 고향인데...
시간 나시면 한번 만나서...' 이런 전통적인 수법으로는 남자 친구가 발로
채일 만큼 많은 그녀에게는 하루의 놀이감 정도 밖에 안될 것 같았다.

형민은 한시간이라는 시간을 달리는 버스 창밖만 바라보며 고심을 하다
가 결국 결정을 하고 말았다. 남자로 태어나서 이렇게 소심하게 살아서
는 나중에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는 자괴감이 밀려드는 순간 형민은 앉
아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버스가 떠나가리만큼 큰 목소리로 윤미
에게 호통쳤다.

"아니, 이년이 미쳤나? 어딜 더듬어? 너, 얼굴만 반반하면 다냐? 응? 이
거 아주 화냥년아냐?"

버스 안, 같은 학교 학생들의 시선이 형민과 윤미쪽으로 쏠린건 당연한
일이었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윤미는 어안이 벙벙해서 형민을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다. 형민은 내친 김에 끝장을 봐야겠다고 다짐하
고 버스 승객들을 향해 다시한번 냅다 소리쳤다.

"누가 저와 자리 좀 바꿔줘요. 떠날때부터 야한 농담을 중얼거리더니...
이거야 원...  남자가 여자한테 성추행이나 당하고... 쪽팔려 살 수가 있
나?"

여기 저기서 '쿡, 쿡'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형민의 머리는 빛처
럼 재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승객중에 내 말을 믿는 사람 반, 나를 미친 놈으로 생각할 사람 반...
그러면... 어차피 학교에 올라가서는 소문이 퍼질거고... 나는 이쯤에서
퇴장을 해야 겠군.'

형민은 버스 안을 '휘' 둘러보다가 아무도 자리를 바꾸겠다고 나서지를
않자 성큼성큼 운전사에게 다가가더니 말했다.

"아저씨. 저 여기서 내려주세요. 도저히 불쾌해서 저 여자랑 같이 못타고
갈 것 같아요."

머리속에는 이미 각본이 짜여 있었기에 거짓말이 술술 나오고 있었다.
힐끔 윤미를 바라보니 고개를 푹 숙이고 울분때문인지 창피함때문인지
모를 야릇한 감정에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형민의 끈질긴 독촉에 운전사가 버스를 세우자 형민은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당당한 몸짓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이제 자신이 할 일은 기다리
는 것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역시 그의 작전은 효과가 있었다. 윤미는 결코 형민의 존재를 잊을 수
없었고 그녀 또한 나름대로 강한 자존심의 소유자였기에 추석 연휴가
끝나자 마자 학생들에게 물어, 물어 형민을 찾아 왔던 것이었다.

다시 재회한 형민은 아무도 없는 곳에 윤미를 데리고 가서 두 무릎을
꿇고 머리까지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 더불어...

"전,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머슴이라도 좋으니 제발 저에게 당신
곁에서 평생 모시고 살 영광을 주십시오."

...라는 비굴한 표현과 함께... 어쨌거나 윤미는 형민의 행동에 실소를
터뜨렸고 그후로 형민은 목숨을 바칠 정도로 윤미에게 최선을 다했다.
곁에서 지켜보던 형민의 친한 친구들까지도 형민이 보고 아예 남자의
그것을 떼어 버리라는 비아냥을 퍼붓기까지 할 정도로...

그런 형민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에 약간의 찌꺼기가 남아 있는 건 부인
할 수 없었다. 형민에게 거의 넘어온 윤미가 간혹 다른 남자들에게 눈길
을 줄 때면 항상 몸이 달아 안타까와 했고 누가봐도 부족할 게 없는 윤
미가 자신을 언제 떠나갈지 모른다는 걱정도 시시때때로 들고는 했다.

결국 형민은 비오는 어느 날 밤, 싸구려 여인숙에서 술에 잔뜩 취한 윤
미의 처녀성을 억지로 확인한 후 만족한 웃음을 지었고, 다음해 봄...
정확히 말해 일년전에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다.

결혼 후 몇개월 간은 형민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시기였다. 항상 아침에
눈을 뜨면 윤미가 웃음띤 얼굴로 그의 곁에 누워 바라보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기쁨이었기에...

그러나 한달전부터 그들 신혼부부 사이에 약간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정확한 이유는 형민이 생각해 봐도 '바로 이거다.'라고 댈 수 없었지만
최소한 형민의 추측은 그랬다.

윤미가 변했다, 아내가 변했다라는 느낌과 염려에 평소 그가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올까봐 두려워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항상 주위에 남자
가 들끌었던 윤미가 지금쯤이면 자신에게 싫증이 날 때도 됐다는 위기
의식이 그런 감정을 부추겼다.

윤미의 외출이 잦아지고 결혼 전처럼 화장이 짙어질 때쯤 결정적으로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 형민의 분노를 자아냈다. 그 사건이란...

모처럼 휴일을 맞아 서로간의 사랑도 확인할 겸 좁다란 아파트를 벗어
나 피크닉이라도 갈 요량으로, 둘은 간편한 복장을 하고 집을 나서게 되
었다.

7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기위해 기다리는데 둘 옆으로 낯선 남자 한 명이
다가와 섰다. 처음에 형민과 윤미는 그날 재미있게 놀 계획을 세우며
행복해 하고 있었는데 그 남자의 출현이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되고 말았다.
왜냐하면...

형민은 윤미의 어여쁜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의 얘기에 열중이었는데 윤
미는 가끔씩 자신의 뒤쪽에 서있는 그 낯선 남자를 힐끔힐끔 보는 눈치
였다. 형민이가 뒤로  돌아 그 남자를 바라보니 그 남자는 윤미를 향해
샐쭉이 웃으며 간혹 윙크까지 해대는 것이었다.

그런데 윤미는 그런 그 남자의 행동을 불쾌해 하기는 커녕 오히려 즐기
는 것 같았다. 형민은 윤미와 그 남자의 행동을 번갈아 쳐다 보다가 기
분이 '팍' 상하여 피크닉이고 뭐고 아무 생각도 나지를 않았다.

오직 머리속에는 그간 참아왔던 윤미에 대한 불신이 가득 피어나 재빨리
윤미의 손목을 부여잡고 다시 그의 집으로 돌아왔던 것이다.

"누구야? 저 놈은... 이 아파트에서 처음 본 놈인데... 그나저나 왜 자기
한테 윙크하고 메스꺼운 미소를 지으며 지랄하는 거야?"

대뜸 화부터 내는 형민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던 윤미는 비꼬듯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내가 누군지 어떻게 알아? 나도 처음 보는 남자인데... 어쨌든... 뭐...
오랜만에 외간 남자가 나보고 웃어주고...  윙크까지 해주니 기분만 좋던
데, 뭘..."

같은 말이라도 이런식으로 해댔으니 형민의 오른손이 윤미의 볼로 향했
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아무리 윤미의 머슴으로 살겠다던 형민이라
도 그런 일에는 어엿한 한 남자로 행동하고 싶었기에...

아무튼 그 일이 있고 난 후 일주일이 넘게 둘 사이에 냉전이 지속됐다.
어떻게 보면 하찮은 일이 둘 사이에 끼어들은 것이었지만  형민은 자신
의 느낌을 중시하며 윙크 사건 뿐만 아니라 그냥 놔두면  윤미가 영영
떠나갈 지 모른다는 생각에 초조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간만 흐르던 어느날 저녁, 형민은 또 한번의 위기의식을 느꼈
다. 모처럼 동창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과음을 해서 비척이며 아파트로
걸어 들어오는데 얼마전 본 그 남자와 윤미가 다정스럽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윤미는 '까르르'하며 연신 싱글거렸고 문제의 그 남자
는 느끼한 미소와 웃음으로 계속해서 추파를 던지고 있었다. 가끔씩 윙
크를 하는 것을 잊지 않으며...

형민은 술 취한 기분에 다시한번 윤미의 볼을 강타하고 말았다.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곁에 있던 그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손이 귀로 올라 갈
정도였다. 그러나 여전히 그 남자는 일년도 안된 신혼 부부의 싸움이 재
미있다는 듯 조금 전과는 또 다른, 야릇하게 웃음띤 표정으로 형민을 보
고 있었다.

결국 그날 세시간에 걸친 다툼은 윤미가 친정으로 가는 것을 끝으로 일
단락이 됐다. 형민은 왠지 모를 분노가 끓어 올랐다. 자신의 마음은 그
런게 아닌데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됐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건 전부 그 남자 때문 인 것 같았다. 싸울때 윤미
에게 들은 바로는 자신이 그 남자를 처음 본날 바로 옆집으로 새로 이
사를 왔다는데...

형민은 당장 그놈을 찾아가 싸대기를 올려 주고 싶었지만 일단 참기로
했다. 사실 그 남자의 기분 나쁜 웃음띤 표정만 제외한다면 아직은 직접
적으로 자신에게 어찌한 것은 아니었기에...

그러나 이번 일은 형민의 생각처럼 단순한 것 같지가 않았다. 친정으로
간 윤미에게 전화를 해봐도 친정식구들은 없다고 할 뿐, 바꿔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예의 주시하며 살펴본 이웃집 남자 또한 이상하게도 穎?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다.

불길한 예감이 사실로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에 며칠을 뜬 눈으로 새던
형민에게 윤미에게서 비운의 전화 한통이 날아들었다.

"형민... 나 결심했어. 너를 떠나기로 말이야. 잘 살아. 너 밖에 남자가
없는 줄 알아? 한때는 나없이 못산다고 하더니만... 아무튼 나는 남편
폭력은 죽어도 못참아. 한번은 넘겼지만... 두번씩이나..."

하늘이 무너졌다. 윤미의 말을 다 듣지도 못하고 수화기를 떨어뜨렸다.
도대체 왜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온 몸이 떨려왔다. 비틀거리며 술
장으로 다가가 양주를 꺼내 쉬지 않고 들이켰다.

형민의 머리속은 엉켜진 실타래처럼 만감이 교차됐다. 어떻게 얻은 윤미
인데... 내가 왜 그랬을까... 아마도 너무 이쁜게 원인이었을까? 언젠가
따나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렇게 만든 것일까?

형민은 자신이 미워졌다. 당장 쫓아가서 죽어라 빌어볼까? 그러나 윤미
의 싸늘한 성격을 잘아는 그로서는 그런 방법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정말로 자신이 때린 것 때문에 떠난 것인가?라는 의문에 이르렀을 때쯤
윤미에게 자신 말고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 라는 짐작과
함께 갑자기 이웃집 남자의 웃음띤 얼굴이 떠올랐다.

설마... 설마... 하며 양주 한병을 다 들이켰다. 윤미가 집을 나간 후
이웃집 녀석도 집에 들어오지를 않았다. 설마... 아니... 만일 그렇다면...

형민의 두눈에서 눈물이 솟구쳤다. 자신의 섣부른 행동이 후회됐고 다정
한 둘 사이에 끼어든 이웃집 녀석이 원망스러웠다. 이제 무슨 낙으로 사
나... 형민은 쉴새없이 뇌까리며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현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파트 복도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분수에 맞
지 않게 너무 이쁘고 대단한 마누라를 얻어 그런 것일까...? 담배 한모금
에 취기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콱... 죽어버리면 윤미가 나를 불쌍히 여길까? 아니지... 사람 목숨이란
게...'

그때 복도 끝쪽,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이웃집 남자가 내리는 것이 보
였다. 그를 보자 형민의  북받친 감정이 한꺼번에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
다.

그 남자는 여전히 웃음띤 얼굴로 형민을 보더니 느릿느릿 다가오기 시작
했다. 기분 나쁜 저 자식의 웃음과 윙크가 자신을 이렇게 까지 몰아 갔
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두손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사모님... 잘계시죠?"

그 남자는 형민의 곁에 서더니 이죽거렸다. 형민은 술기운과 분노에 붉
어진 눈으로 그 남자를 쏘아보며 대답했다.

"다... 알면서..."
"다 알다니요? 하하하. 그나저나 이거 어쩌죠? 만나자마자 이별이네요.
저, 이사갑니다. 좋은 여자가 생겼거든요? 이쁘고 착한... 다만 유부녀라
는게 흠이지만... 하긴... 저도 어차피 이혼한 몸이니... 뭐..."

형민은 함박웃음을 띄우며 씰룩이는 그 남자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을
듣자 피가 거꾸로 솟아 올랐다.

'이 작자다. 바로 이 새끼 때문에... 윤미가...'

그 남자는 여전히 히죽거리며 자신을 놀리는 듯 했다.

'이새끼... 이 개자식 ... 죽여버리겠어. 다... 네 놈때문이야...'

때때로 격한 감정은 사람의 이성을 마비 시킨다. 형민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 남자의 목을 쥐고 흔들었다. 그 남자는 느닷없는 형민의 행동
에 무척이나 놀라며 소리쳤다.

"왜 이러세요? 다... 당신 미쳤어?"
"이 쌔꺄. 다 너 때문이야. 전부 다... 자, 이래도 히죽거려봐라. 어서
웃어보란 말이야!"
"캑~ 캑캑..."
"이거 아주 미친 놈 아냐? 죽을 지도 모르는 데 아직도 히죽거려? 그래,
죽어봐, 죽어보란 말이다."

둘의 몸은 아파트 복도 난간에 반쯤이나 번갈아 나갔다, 들어왔다 하며
엎치락, 뒤치락 거렸다. 형민의 핏발선 두 눈과 그 남자의 희한한 표정
이 한동안 교차되었고 조용했던 그 아파트에는 둘의 처절한 비명 소리로
가득 메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후 그 아파트 1층 주민들은 둔중한
물체가 떨어져 파열되는 괴상한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쯧쯧쯧... 끔찍하기도 해라. 도대체 누가 떨어져 죽은 거예요?"
"한 사람은 7층에 사는 김형민이라는 사람이고..."

"아~ 일전에 아파트가 떠나가라하고 아내와 대판 싸운 사람이요? 또 한
명은요?"
"그 집 옆에 사는 남愍琯?.. 왜 있잖아? 얼굴에 풍을 맞았다던가? 아무
튼 얼굴 안면 신경과 근육이 잘못되서...  항상 씰룩거리며 웃는 얼굴로
다니던 그 남자... 왜, 꼭 비웃는 것 같이 보였잖아? 가끔 눈도 찡긋거리
고..."

"아하... 그 사람이구만...  둘다 얼굴이 저렇게 짓이겨 졌으니 알아볼
수가 있어야지. 그나저나 왜 죽은 거래요?"
"글쎄. 저 김형민이라는 사람 아내 얘기로는 남편의 손버릇 좀 고치려고
심한 말로 전화를 했다는데... 어쨌거나 같이 죽은 저 남자 옆에서 울고
있는 저 여자 있지? 부산에 사는 유부녀인데... 저 남자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래."

"하여간... 죽는 것 중에 떨어져 죽는게 제일 끔찍하고 아플거야. 안그래
요?"
"훗훗훗... 그건 그렇지. 그런데 김형민이라는 사람의 부인... 아예 넋이
나갔네. 그럴걸 왜 싸우고 그래? 그냥 참고 살지."
"그러게 말이예요. 죽은 다음에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없지 뭐... 후. 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