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사별한지 어느덧 7개월째..-마지막-

그리움이란2007.08.10
조회367

그렇제 2006년 2학기가 시작되었고, 바쁜 학사 일정과 처음에 이루어지는 후보생 교육도 마치고 나서 시간이 많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간 못하였던 여자친구와의 시간들도 보내고..

못봤었던 영화들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1년을 넘어가고 2년이 되어가면서 서로의 눈빛만 보아도 무엇을 원하는 지 알고 있을 정도로 깊은 사이가 되었고, 그만큼 서로에 대해서 더욱 잘 해줘야겠다는 일도 많이 겪었습니다.

기말고사마저 끝나고 나서 제가 인격적으로 모욕을 줬던 일이.. 고작 학교성적과 학습태도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간에 좋게 이야기해서 바뀔 수 있는 것을 밥먹는 저녁 시간에 사람들도 많은 곳에서 그렇게 호되게 모질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너는 그래서 안되는거야! 그렇게 하니까 잘 될리가 없잖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그리고 여자친구는 그날 울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한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내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고서 1주일 정도의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그일을 계기로 여자친구 새로운 마음을 먹고 학교의 연구실에 학부생으로 들어갔습니다.

겨울방학이 되기 이전에..

그리고 과외를 시작하여서 하루를 정말 바쁘게 지냈습니다.

 

오히려 내가 시간이 되는 때에도 여자친구는 바쁘다고 하여도 과외 가기 전에는 같이 있어주고..

같이 이야기도 듣고 밥을 먹고.. 그래도 과외가 조금 늦어도 저에게 투정이나 미움같은 것도 안하는 그런 착한 여자친구..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저는 동계입영훈련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망나니처럼.. 백수처럼 지낸 겨울방학이고..

매일 술로 보내면서 아침에 자서 저녁 즈음에 일어나고.. 게으름에..

 

훈련을 들어가기 전에 여자친구와 초밥집에 들린 적이 있습니다.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던 당시의 저는 돈이 조금 모자라고.. 여자친구에게 얻어 먹으면서..

여자친구가 나오면서

"장어 초밥 먹고 싶었는데.."

"훈련 다녀와서 오빠가 사줄께"

이렇게 이야기 하고..

 

그날 유독 시내를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귀면서 커플링 하나 선물 못해주었는데..

(사실은 결혼까지 생각하고 만나게 되었습니다. 커플링 보다는 나중에 좋은 반지 하나 맞추어 준다고 하였습니다. 핑계거리지만..)

악세서리 점을 둘러보면서 팔찌를 하나 가지고 싶어한다고 해서 훈련을 다녀오면 꼭 선물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600일을 넘게 사귀어 오면서 뭣 하나 선물을 제대로 해준 적이 없지만..

여자친구가 무엇을 받고 싶다고 하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게 꼭 사줘야지 하고서 입영훈련을 갔는데..

2007년 1월 18일날 갑자기 담당 훈육관님께서 찾아와서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하십니다.

"이야기를 하면 좋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알아만 두라고.. 여자친구가 오늘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억창이 무너진다고 해야하나요? 가슴 속에 두꺼운 얼음판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는 느낌..

거짓말인 줄 알았지만..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나서 청원휴가를 나갈 것이냐는 말에..

그래도 사관후보생이라고 훈련을 마치고 나가겠습니다. 당당히 말했지만..

주변에 동기들도 소식을 듣고, 잠도 한숨 못자면서 고민고민하다가

결국은 그 다음날 점심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07년 1월 19일 입관이 오후 3시 였는데

성남에서 아무리 대구까지 달려도 2시간에는 못가는 거리..

KTX를 타면서 내려오는데.. 오후 2시 56분에 갑자기 시계가 보입니다.

57분..58분..59분..00분..

정말 입관한 것일까? 혼자서 참 별 그지같은 생각을 다했습니다.

 

장례식장에 오후 5시에 도착하여서 시신을 볼 수 없다는 상황에..

정말 죽었습니다.. 유일하게 포토 전문점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대로 찍은 커플사진.. 둘 만의 지갑에 있던 사진의 얼굴 부분만 제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군복을 입고서.. 제대로 차려입지도 못하고.. 무엇을 하지도 못하고..

그저 밤새도록 울기만하고.. 사인도 제대로 모르고..

 

막...... 그렇게 반년을 지금껏 보내왔습니다.

화장터까지는 가족들께서 반대하셔서 찾아가지 못하고..

후배들과 함께.. 그리고 49제때 다녀오고.. 훈련을 가기전 그녀의 생일날에 한번 더 가보고..

 

어찌보면 그렇게 알고 지내온 시간에 비해서 남는 것이 별로 없네요..

그저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한 여자친구..

꿈에도 안나타 나다가 그냥 어젯밤에는 여자친구 동생이 나와서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모두들 좋은 인연들 만나시고..

교통사고 특히! 조심하세요..

이제까지 글 재주도 없는 녀석의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