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의 사랑..4

lalla200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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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그것이 그녀의 가장 큰 행복이다. 쇼핑만큼 모든 걸 다 해결해주는 것도 없었다. 의류나 보석 등 갖고 싶은 걸 가지면 모든 것을 다 얻은 듯 기쁘다. 그러면 남편한테 당하는 수모쯤은 금방 잊어 버리곤 했다. 지금도 거울에 비췬 자신의 모습을 보며 흡족해 했다. 헌데..가끔은 그런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때 뚝뚝...눈물방울 몇개 흘리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빛나는 보석에 아름다운 옷에 흠뻑 취해 금새 잊어 버리고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예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다시 해맑아진 얼굴이다.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던 여자가 한심스럽게 혀를 끈다.

 

낡은 아파트. 여자가 도착한 곳은 그녀가 입고, 걸었던 보석 몇개만 있어도 충분히 수리하고, 또 이사갈 수 있을 정도로 낡았다. 푸하고 한숨을 내쉬며 여자가 들어서자 막 컵을 내려놓던 그와 눈이 마주쳤다.

"한심스럽긴...부럽더라"

여자가 다가와 물을 마시며 남자에게 말했다.

"잠깐 시간이 나서 들렸어."

남잔 여자의 말에 고개를 돌리며 휴식을 취하는 자세로 쇼파에 앉았다.

"내가 보기엔 그리 순순히 넘어올것 같지만은 않던데...?"

여자가 컵을 들고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나한테 쉽지 않은 여잔 없어."

"자신 있어?"

"그럼. 그런 여자일수록 단점이 더 많아. 돈만 없다면 그런 여잔 맥을 못추고...사랑에 굶주린 여잔 남자가 필요하고..."

"그 여잔 무엇이 부족해 보이니? 자상한 남편에...많은 돈..."

"아직...결혼한지 오래됐지만...아기가 없잖아."

"...그게 머 어떻다구?"

"...왜 아기가 없을까? 서로간에 애정이 없어서? 아니면 갖지 못해서??"

"글쎄...갖기 싫어서겠지.."

"왜?"

그의 질문에 여자가 대꾸를 하지 못했다. 여자도 아기에 대해선 별로였다. 헌데 그를 만나고 여자로서 최대의 축복인 아기를 가지고 싶어졌다. 사는데 급급해 먹는것, 입는것, 잘수만 있다면 하고 지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단란한 가정을 꿈꾸고 낭만에 젖어보지 못했던 그녀였다. 헌데 그를 만나고부터 조금은 여유로워졌다. 남들에게 소매치기로 불렸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규칙과 방식으로 살다보니 지금은 이만한 아파트도 얻었다.

"난 그만 가봐야겠다. 철민이 늦지 않게 오라 했으니..."

"사장 이름을 그렇게 불러도 돼? 그러다 습관되면 넌 끝장이야!"

"내가 실수한 적 봤냐? 갔다올게"

여자도 따라 일어났다.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문을 닫는다. 여잔 그녀에 대해 생각한다. 누구나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을까. 무엇이 부족해서 남편 앞에서 그런 표정이였을까?

 

민수는 그날 화장실에서 보았던 그녀가 떠올랐다. 분명 잠시였지만 울고 있었다. 어두운 표정과 움직임이 없던 여자. 그는 그런 슬픈 표정을 참으로 오랫만에 보았다. 그가 아주 어릴적에 잠시 그런 슬픈 얼굴을 본적이 있었다. 더욱이 왜 부족할 것 없는 여자가 그리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그가 선택한 먹이에 불과했지만 괜히 그 얼굴이 안되보였다.

"후~"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한숨을 내쉬는 그가 혹여 자신보다 불쌍할까...하며 차에 오른다.

 

남편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걸러온 전화는 그가 자주 만나는 사장이였다.

"나...강철민이요"

"지금 안계신데요"

"아, 알고 있소. 미안하지만 차좀 끌고 올 수 있습니까?"

"제가요?"

"네. 연희가 술이 많이 취했는데 내가 갈 수가 없어서"

"그걸 지금 부탁이라고 하는 건가요? 왜 제가 당신 애첩을 부축하러 가야하죠?"

"...아니면 남편을 데리러 가던지..."

뚜...뚜... 곧바로 그녀가 지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받지 않는다. 시간은 자정을 넘어서고 있었다. 술이 깨면 들어오던지 아니면 어딘가에서 잠이 들겠지...그녀는 그냥 불을 꺼버렸다. 그리고 다시 걸려온 전화는 새벽 3시였다.

"강철민이요."

"..."

"역시 지사장이 말대로 독살맞군"

"...."

"지금 00호텔 705호에 있으니 가보시오"

뚜...뚜...

 

705호실 앞에 선 그녀는 너무도 화가 났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짓인지...노크를 하기전에 살짝 문꼬리를 열자 열려 있다. 들어서 불을 켜자 남녀가 한 침대에 누워있다. 그녀가 그냥 뒤를 돌아서려고 하자 갑자기 불이 꺼졌다. 후다닥 사람이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불이 켜지고 철민이 안으로 들어선다.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

그녀가 화를 냈다. 철민은 안을 들여다본다. 여자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누워있다. 철민이 여자를 일으키자 눈을 떴고, 분명 연희다. 철민이 아직 혼미한 연희의 뺨을 마구 때렸다. 분명 그녀는 여자를 때리는 남자 만큼은 용서가 되지 않았고, 연희를 끌어 당겨 그를 제지했다.

"옹호하는 건가?"

"무식하군요. 여자를 이따위로 때리다니...!"

"지사장은 못봤나??"

"그는...여기 없었어요. 당신이 봤나요?"

"같이..들어가는 건 봤지..."

"그런데 왜 이제야 왔죠? 당신 부인때문에?

...그는 여기 없었어요. 저 여자가 술이 취해서...데려다 준것 뿐이예요."

"...사실인가?"

"그렇다구요! 전 이만 가죠"

그녀는 철민을 밀어놓고 문을 닫으며 긴 한숨을 내셨다. 얼굴은 자세히 보지 않았지만 철민의 말이 맞다면 분명 그였을 것이다. 아니라도 상관없고, 그렇다 해도 그리 신경쓸 일은 아니지만 아마 철민과의 관계는 그전처럼 좋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건 아무래도 그녀에게 해로운 일이기 때문에 그를 감싸주었다.

그녀가 집에 도착했을 때 침대에 그가 누워있다. 연희처럼 아름다운 여잘 마다할 남자가 있을까. 하지만 의외다. 어떻게 거래하는 고객의 남자의 여자를...어쨌든 그가 더 짐승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