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정말 넓고도 좁습니다

냐무2007.08.17
조회317

요즘 덥고 비도 많이 오고한데,

 

밤에 비가 보슬보슬내리면 정말 센티맨탈해지는군요..

 

아무튼 세상 정말 넓고도 좁다는 걸 제 몸소 느낀 일이 있었는데,,

 

사실 넓고도 좁다는 건 핑계고 그냥 제 어처구니 없는 인생 얘기나 하소연 해보려구요..

 

몇개월 맘 속에 담아두다가

 

정말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이렇게 익명을 빌어서 글을 써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 쓰다보면 정말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질꺼같으니까

 

귀차니즘이 있으신 분은 살포시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때는 바야흐로 7년전 제가 13살 촛잉 6학년 시절이었을겁니다.

 

그 때 제 짝이 된 애가 있었는데

 

이 아이, 하는 짓은 섬머슴 같았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는 아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 첫사랑이었던거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이 아이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또 그 나이 때는 좋아하면 괴롭히지 않습니까,,

 

제가 이 아이 무진장 괴롭혔습니다.

 

물론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소심한 A형인 저로서는

 

제가 이 친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다른애들이 알면 놀릴 것이 두려워

 

더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더 많이 괴롭혔습니다.

 

이 친구도 처음엔 저를 좋게 생각해주는 듯 했으나

 

제가 너무 괴롭혔더니 점점 저를 싫어하더군요.

 

결국 저는 좋아한다는 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촛잉 시절을 바이바이했습니다.

 

중학교 올라와서 대부분의 촛잉 동창들과 연락이 두절되었지만,

 

계속 이 아이는 생각이 났고,

 

결국 초딩 동창들 안부 묻는다는 핑계로

 

어떻게 어떻게 촛잉 때 메일주소 알아내서 안부 묻는 사이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연락하면서 이 친구가 제 16살 생일 선물을 주기도 했구요.

 

헌데 그렇게 지내다 연락하는 횟수는 줄어들더니 다시 연락 두절.

 

그리고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도 이 친구 생각은 계속 났고,

 

또 어떻게 어떻게 메신져로 알게 되서 가끔 안부 묻는 정도의 사이가 되었죠.

 

그러다가 정말 소심하긴 했지만, 메신져를 통해서 제 마음을 고백했습니다.

 

이 친구도 저를 좋아하곤 있었나봅니다. 그 아이의 대답은 'Yes'

 

저희는 사귀는 사이가 되었죠.

 

그런데 하느님은 꼭 개미가 살아보겠다고 과자 부스러기 끌고가면 그걸 뺏고 희열을 느끼는 꼬마아이 같은 성품을 지녔는지,

 

주변상황은 저희에게 도무지 만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1학년 14개반 선생님들 중, 아니 전교의 선생님들 중 가장 혹독하게 공부를 시키기로 유명한 담임쌤이 걸렸고,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3학년보다 더 스파르타식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주말에 쉬기는커녕 고1이 현충일날 학교에 와서 모의고사를 보곤 했으니까요....ㅠㅠ

 

그리고 그 친구는 동아리 일로 바빠서 시간이 없었구요.

 

사실 제가 소심하고 여자 사귀는 건 첨이라 무신경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문자를 주고 받기는 했지만,

 

역시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듯,

 

100여일 사귀는동안 4번 남짓 만나고 헤어졌습니다.

 

그 아이는 친구로 남자고 했지만

 

소심한 전 결국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런게 사귀고 있을 땐 몰랐는데,,,,

 

헤어지고 나니까 더욱 간절해 지는건 왜 일까요?

 

결국 1년여 정도 지난 후 제가 먼저 다시 연락했습니다.

 

친구로 지내자고..

 

그 아이도 그 때는 자기가 미안했다고 친구로 지내는 걸 흔쾌히 승낙하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연락을 하게되었고,

 

또 사람 맘이란게 이렇게 하다보니깐 또 좋아지게 되더군요.

 

처음 사귈 때는 제가 너무 못해준게 많은 것 같아서,

 

이번에는 정말 잘 해줘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고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 우린 아직 공부해야할 고등학생이라는 핑계를 대더군요.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그 당시 저나 그 친구나 공부는 쬐금 하는 상황이라서;;

 

수긍을 하긴 했습니다만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는거죠....

 

저는 속으로 그래 수능 볼 때까지만 참자.. 하고 생각했지만,

 

제 안에 돌아이 기질이 있었는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옛 말을 너무 믿었는지,

 

수능 볼 때까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한 5번은 고백한 것 같습니다..

 

그 때마다 그 아이는 묵묵히 우린 학생이란 걸 저에게 각인시켜줬고,

 

수능 때까지 친구의 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우린 수능을 봤고,

 

이제 우리를 갈라놓을 저 하늘의 꼬맹이는 없다고 판단한 저는,

 

이 아이에게 마지막 고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연신 미안하다고만 합디다..

 

네! 저 차인겁니다... ㅠㅠ

 

지금까지 그 아이만 바라본 게 억울하고, 또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니 그럼 지금까지 수능 핑계되면서 거절 한 건 뭐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딱 잘라 거절하면 정말 남이 될 것 같다고,,

 

'친구'로라도 남고 싶어서... 그래서 그런거였다고 하더군요..

 

7년을 좋아한 아이가 어떻게 친구로 보이겠습니까...ㅠㅠ

 

다른 사람 입장에선 이 친구 정말 천사네 ~ 이런 찬사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인 저로서는 이 아이 하는 말이

 

그래 넌 내가 가지긴 싫고 남 주긴 아까운 10원짜...뭐 그런거야 라는 말로밖에 안 들리더군요.

 

왠갖 험악한 말은 다 해주고 싶었지만 꾹 참고,

 

그래 니 맘은 알겠는데 난 도저히 너랑 친구로 지낼 수가 없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으로 사는게 속 편하다. 앞으로 귀찮게 안할게 지금까지 즐거웠다.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전화번호 지워버렸죠.

 

이 아이... 성격이 빗물에 흐르는 고양이 발가락에 때만도 못했다면 욕이라도 했겠지만,

 

그 마당에도 저한테, 자기처럼 나쁜 애 만나지 말고 좋은 사람 만나라는 천사 멘트를 날리더군요.

 

지가 나쁜 게 머가 있는지,, 저혼자 객기 부린건데..

 

이것 땜에 오히려 더 화가 났습니다...ㅠㅠ

 

아무튼 우린 다시 완전 연락 두절.

 

그 후로 약 한달이 지났을까.

 

전국의 대학교는 조금씩 자신들의 주요 고객들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안타깝게도 저는 정말로 정말로 가고 싶던 대학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여자한테 채여, 대학 떨어져,, 정말 살고 싶지 않다고 친한 친구들한테 문자했더니,

 

친구들 술 사준다고 나오라고 하더군요..

 

사실 제 주량은 소주 반병인데

 

그 날따라 한 병 반은 먹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놈의 손가락이 미쳤는지,, 취기가 도니까 용기가 생기는 겁니다.

 

전화번호는 지웠는데 어디서 생각이 났는지..

 

미친듯이 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친구들 저 ㅅㄲ 저러다 말겠지하고 내비뒀지만,

 

제 안의 돌아이 기질은 절대로 멈추질 않더군요.

 

결국 6번의 통화시도 끝에 그 아이 전화를 받더이다..

 

안 받을 땐 뭐든 할 것처럼 거침없이 하이킥 날렸는데 막상 통화가 되니 꿀먹은 삼룡이가 되더군요,,

 

좀 어색하긴 했지만 통화하면서 옛날 얘기의 흐름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저는 다시 고백했습니다.

 

너 아직도 좋아하는데 아직도 안 되는거니? 하고 물었더니,,

 

그 아이 어디서 본 건 많았는지,, 저랑 사귀면 안되는 3불가론을 들며 반론을 펼쳤습니다.

 

거의 1시간동안 통화를 했지만 통화 내용을 요약하자면,

 

사귀자 싫어 사귀자니까 싫다니까 사겨조 싫어용 사겨주세요 싫거든요

 

뭐.. 요따구로 흘렀습니다.

 

참다 참다 옆에 있던 제 친구가 제 폰을 뺏더니 그 아이에게

 

이 ㅅㄲ 술 취해서 정신 없으니까 오늘 한 얘기 다 잊어버리고 전화번호 지워버려요

 

라고 말하고 끊어버렸습니다.

 

저는 놀래서 다시 전화 해봤지만 핸드폰을 꺼놨더군요, 비참하게시리..

 

그 날 집에 와서 엄청 울었드랬심다. 정말 눈알이 뽑히도록 울어본 건 그 때가 처음인 것 같네요..

 

아무튼 울다가 울다가 정말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창문으로 뛰어내릴까 생각했는데 그 놈의 고소공포증이 뭔지,,

 

아파트 4층이 무지하게 높아보이더만요..

 

암튼 꼬박 하루가 지나고 지난 일을 생각해보니까

 

이건 정말 이뭐병 인겁니다.. ㅠㅠ

 

고깟 여자가 뭐가 대수라고

 

꼭 좋은 여자 만나서 복수할꺼야 -_+ 라고 생각했죠.

 

어쨌든 대학도 다 떨어진게 아니라 다른 곳은 붙었으니까

 

당연히 대학은 그 쪽으로 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상처는 흉터를 깊게 남기고 아문 뒤 몇 달이 지난 뒤..

 

제가 가게 된 대학교에서 수강신청하라고 1학년들을 부르더군요.

 

안가도 되지만 그냥 갔습니다.. 새내기인데 설레지 않습니까? ..

 

그런데 이 무슨 장난질이란 말입니까!

 

1학년들은 과 배정을 받고 각자의 과방으로 모였는데,,

 

하필 그 과에 그 시간에 그 자리에 그 친구가 있는겁니다!

 

저는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아니 정말 저 하늘 위에 있는 사람은 장난기 심한 꼬맹이인가?

 

그 친구.. 저를 보더니 눈빛이 아는 체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하는 분위기더군요.

 

저는 정말 모르는 척 했습니다. 왜냐? X팔리거든요...

 

그 아이 얼굴 보는 순간 술 먹고 통화한 게 생각나서 어찌나 얼굴이 빨게졌는지,,ㅠㅠ

 

그 친구도 민망했는지 뒤풀이는 참석도 안하고 가더군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집에 오면서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죠..

 

그냥 재수해? 아님 자퇴하고 공무원 준비나 할까? 확 군대 가? 등등....

 

생각했지만 소심한 저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티날이 되었습니다,,

 

저희 과는 사람들을 4개조로 나누어서 활동했는데

 

안쓰럽게도 그 아이와 저 같은 조 되었습니다...ㅠㅠ 이건 또 무슨 장난인지..

 

숙소에 와서 조별로 대화를 나누는데,, 그렇게 등 뒤에서 식은 땀이 흐를 수가 없더군요..

 

그러나 성격 좋은 그 아이, 저한테 먼저 아는 체 하더이다.

 

너 왜 나한테 아는 척 안하냐고..

 

같은 조 사람들 어안이 벙벙해 하더군요.

 

하긴 모르는 사람처럼 있었는데 뜬금없이 왜 아는 척 안하냐고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초딩 때 동창이었다고만 말했습니다.

 

그 일은 어찌어찌 잘 넘겼는데,, 하필 그 날 준비한 순서 중에 빼빼로 게임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빼빼로 물고 먹다가 아주 조금 남은 팀이 승리하는,, 왜 그런 게임이 있지요..

 

이 게임에서 조별로 두 팀씩 뽑았는데, 이 눈치 없는 같은 조 사람들,

 

저와 그 아이가 촛잉 동창이니까 한 팀으로 묶어버렸습니다..젠장

 

저는 속으로 뜨끔했는데 겉으로 내색할 수 없었죠,, 티나면 안되니까..

 

근데 이 아이 아주 정색을 하면서 싫다고 하는겁니다.

 

그리곤 제 옆의 친구한테 차라리 너랑 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거 있죠..

 

이거 은근 자존심 지대 상하데요,,

 

결국 그 게임은 그 아이랑 제 옆의 친구, 둘이 하게 되었습니다.

 

두 녀석이 빼빼로 물고 쬐금쬐금 먹는게 어찌나 얄밉게 느껴지던지..

 

콩알 같은 자존심에 압박을 느낀 저,,

 

다른 팀이 게임을 하려고 할 때 손을 번쩍 들어 이의 신청을 했습니다.

 

이제 완전 강호동의 천생연분이 되더군요..

 

일단 나가긴 했는데 여자 앞에선 말도 잘 못하고 숫기도 없고 해서 쭈뼛거리고 있다가 문득 그 아이를 봤습니다.

 

그 시선은 정말.. 흥 니까짓게 무슨 여자냐? 뭐 요따구 시선?

 

사실 그런 의도로 보내진 않았겠지만, 콩알만한 자존심에 상처 입은 저로서는 그렇게밖에 안보입디다;;

 

그래서 전 정말 용기를 내어 과감하게 닭살멘트 한 번 날려줬고,

 

다행이 그 여자분은 저를 선택해서 빼빼로 게임을 하게 되었죠.

 

콩알만한 자존심을 어느정도 회복하는 순간이었습니다..히히

 

그렇게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 밤이 되자,, 혹시나 역시나 술판이 벌어지더군요.

 

그 날도 저는 주량인 소주 반 병을 가뿐하게 넘겼고,,

 

잠시 화장실을 가러 밖으로 나온 사이 복도에서 혼자 전화하고 있는 그 아이를 발견했드랬심다.

 

그냥 지나쳐가려고 했으나,, 아까 상처 입은 콩알같은 자존심의 반쪽이 완전 뭉개진 게 생각이 나자,

 

뭔가 할 말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화받고 있는 그 아이한테 다가가서 불렀습니다..

 

그 친구 놀라서 저를 쳐다보더군요..

 

그런데 막상 불러놓고 보니까 또 할 말은 드럽게 없대요....

 

그래서 그냥 한마디 했습니다..

 

너 나 앞으로 아는 체하지 말라고,, 너보고 있으면 예전 생각나서 X팔리니까.. 알았냐?

 

뭐 이런식으로 이야기한거 같습니다,,

 

그 아이,, 황당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길래 그냥 뒤돌아서서 화장실로 뛰쳐갔습니다..

 

근데 이 아이도 이 일로 이젠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냈나봅니다.

 

그 후론 저한테 정말 아예 아는 척도 안하더군요.

 

가끔 과방에서 시선 마주치면 피하기 급급하고 머 이런식으로..

 

오티 이후론 계속 이런식이라 뭐 더이상 할 말은 없지만,,

 

반년동안 이러고 있자니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 사이 이 친구는 남자친구도 생겼고,,,, 저는 아직도 솔로고,,,, 뭐 그런식이죠 ㅠㅠ

 

속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너는 왜 여자친구 안 사귀냐하고 물어오기도 하는데

 

그럴때마다 그냥 맘에 드는 여자가 없다고 말하긴 하지만 속으론 많이 힘들죠..

 

에휴... 그냥 센티맨탈해진 기분 막막 글로 쓰다보니 정말 두서없이 길게 썼군요..

 

이 이야기 제 최측근 말고는 모르는 이야기인데..

 

부디 제가 아는 사람들은 안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조금은 있네요..히히

 

길고 긴 하소연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