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임신한 친구도 만나기 싫어... ㅜ.ㅜ

엽기걸200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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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부터 친하게 몰려다닌 네 명의 친구가 있었더랬습니다.

이상하게 아무리 친하게 지내도... 대학 시절 사귄 친구는 경쟁 의식을 갖게 되더라구요.

OO보다는 내가 잘 살아야지 하는...

아무튼 다들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렇게 부부동반으로도 자주 어울리고 여행도 함께 다니고 하면서요.

친구들도 다들 제가 아이를 갖고 싶어서 노력한지가 꽤 되어가는 걸 알고들 있지요.

그러다 한 친구가 임신을 했답니다.

저랑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저한테 미안해서 차마 제게 직접 말을 못하고 몇 달을 숨겼답니다.

1달에 한번 계모임을 하는데, 임신 4개월만에 제게 털어놓더라구요.

마지막 한 명 남은 미혼 친구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이야기 하는데,

날짜 듣더니 자신의 출산 예정일과 겹쳐서 참석하기 어렵겠다구요.

(나중에 다른 친구가 말하길 언제까지 이야기 안할 거냐구... 애 낳을때 다되서 이야기 하면 내가 더 기분 나빠할 거라구 얼른 말하라구 했답니다.)

그런데 하필 저는 그 날 낮에 산부인과에서 불임을 통보 받고 실의에 빠져있는 상태였는데요...

 

그 소리 듣고는... 왜 그리 서러웠을까요?

왜 축하한다 소리 한마디 못했을까요?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몇 마디 못하고 와서는 신랑을 붙잡고 밤새 울었습니다.

왜 남들은 그리도 쉽게 하는 임신... 나는 이리 어려울까?

그 친구는 부족한 거 하나 없이 사는데...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사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

그날 이후로 친구는 저에게 한번도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한 적 없구요...

대학 동기들 모임에도 참석 거의 안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저더러 왜 그러냐구...

그래도 친구인데 그냥 순수하게 축하해 주면 안되냐고 하는데,

제 마음은 그 친구는 내가 축하 안해줘도 혼자 기분으로도 행복할텐데...

나한테 위로의 말 한마디 해주면 안됐을까 하는 섭섭한 마음 뿐이였답니다.

 

얼마전  다른 친한 친구 생일 모임에 참석해서도 가장 멀리 앉고...

2차 가자는 데도 그냥 와버렸습니다.

신랑은 차라리 만나지 말랍니다.

만나고 와서 그렇게 속상한데... 차라리 안 보는고 사는게 낫지 않겠냐고...

 

작년 12월에 태어난 조카... 울 언니의 딸인데요...

조카마저도 별로 이뻐하고 싶지가 않네요...

아마 질투인가 봅니다.

 

신랑은 저보고 밴댕이 소갈딱지라지만...

이런 제심정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친정 엄마는 제가 조카를 별로 이뻐하지 않아서 섭섭한 가 봅니다.

집에서 키우는 개한테 쏟는 정성으로 차라리 조카를 봐주라고 하시네요.

 

그 강아지... 아이 낳는 거 포기하고,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키운다는 거 아실까요?

나에겐 어느새 그 강아지가 저의 자식 대신인데요...

 

어느 날에게 내게도 이쁜 아이가 생겨서

다시 친구들하고 편하게 웃으며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