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주 맞벌이 주부의 하루 삶..

행복한 여자2007.08.18
조회1,411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 다녀오고 첫출근 날 부터 야근이다 접대다 12시를 넘겨야 집에 오는 신랑을 보며

 

나름 인정받는 며느리 사랑받는 아내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같이 홀시어머니에게 안부 전화하고

시누들에게 애교섞인 문자 보내고

 

퇴근해 집에오면 8시~9시..

집이 반지하라 습하고 곰팡이 벌래 등등

깔끔떠는 성격이라

고픈배를 감싸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밥 먹고 치우고 내일 출근준비하면 12시..

남들은 몃년을 무던히도 참고 산다고는 하나

딱 2달 이렇게 사니까 사는게 사는게 아니고 완전 돌아가시겠더군..

 

착한 울 신랑

성격 강한 나를 달래기도 윽박지르기도 하며

그 짦다면 짦은 2달을 보내니 적응이 되더이다..

 

우선 나의 강한 성격과 유난히 깔끔떠는 부분을 느긋함으로 고쳤어요

 

매일같이

오늘은 부엌정리

내일은 화장실 청소

모래는 앞베란다 뒷베란다

그다음은 안방 화장실 청소

바닥청소ㅜ.ㅜ

(반지하인데 평수는 크답니다)

 

끝도 없는 청소 아예 손을 놔버렸어요

 

부엌에 벌래가 나오든

화장실에 곰팡이가 피던

앞베란다 뒷베란다 열어보지도 않고

바닥청소 휴일에만 청소기 돌리고

더럽긴 하다만 몸은 편하더이다

 

신랑은 자취 10년이라 왠만한 지저분함은 저저분하다 느끼지도 못하니..

 

그렇게 청소부분은 해결(?)이 되었고

 

식사에 관한!!

 

아침은 선식을 미리 타놔요..

울 신랑 아침잠이 많아서 밥 해줘도 못먹는다는.. ㅋㅋ

나가기 전에 꿀을 많이 타논 선식을 마이따~마이따~ 하며 먹는 귀연신랑.. ㅋㅋ

 

점심은  각자 회사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신랑은 2달이 지나자 안정이 되었는지 일찍 들어오네요

밥도 다 해놓고 반찬은 친정에서 날라온것으로 꺼내서 같이 먹어요

설겆이는 주로 내가 하는 편인데 너무 몸이 힘들면 신랑이 알아서 해줍니다

사실 신랑이 설겆이 하면 못미더워서리..ㅋ

물기는 사방팔방으로 튀겨있고 음식 찌꺼기 여기저기 붙어있고 행주도 냄새나고

이긍... 아직도 깔끔병이 없어지지 않은가봐요.. ㅋ

 

암튼 이제 좀 생활이 익숙해지고 싸우지도 않고 신혼생활 즐겨볼까?

라고 생각하려는 찰라!!

몸이 뭔가 이상해.. 울렁울렁 미식거림 짜증병이 도지는것같구..

테스트를 해보니 아뿔사.. 양성반응..

병원에 가서 초음파 사진에 잡힌 작은 아기집을 보며

신기하기도 겁나기도 우울하기도 자신없어지기도 하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그래 하늘이 주신 축복이다 여기고 편안하게 마음 먹으려 하는데

 

문제는 이제 회사 출.퇴근길에서 터지네요

일단 울 회사 우리 집에서 지하철1번 버스2번타는 악조건의 자리에 위치 함

거리상은 먼건 아닌데 교통편이 엄청 안 좋음.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자리에 관해 말들이 참 많더군요

 

그전엔 대중교통 이용하는데 있어 그닥 앉아서 가는거 좋아하지 않아서

자리가 있어도 그냥 문앞에 서서 가곤 했는데

임신을 하고 나니 앉아서 가고 싶은 본능이 엄청나더이다

 

정말 몰랐던건데..

임신 중기로 들어서며 배가 나오고 신체적 변화가 생길 때 보다

임신 초기 몸은 표가 나지 않지만 입덧이나 아이가 자리를 잡으며 느껴지는 육체적 고통은

아마 겪어보지 않는 사람들은 절대 몰라요

나 또한 그 전에 젊은 여자 배가 살짝 나와있으면 자기 관리 안하는 게으른 여자도 봤었는데

이제는 옷을 편안한 옷으로 입고 자세가 나오면 살짝 미소를 보내준답니다

 

 

어제는 퇴근길에 유난히 허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울렁거림 다리가 붓고 아파서

지하철 타자마자 빈자석이 있나 둘러보니

노약자석 중간에 자리가 있더라구요

양쪽에 신문을 보시던 환갑 넘어보이는 아저씨들이 있어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는데

오른쪽에 있던 아저씨는 조심스럽게 신문을 접어서 보시는데

왼쪽에 있던 아저씨는 계속 내 위아래를 훝어보시며 "흠~흠~" 헛기침을 하시고

신문을 얼마나 요란하게 보시는지..

 

그냥 조용히 일어나서 문앞에서 서서 갔어요

집에 가는길이 참 멀더군요

걸어가는길 또한 멀고..

집근처 다 와서 또한번 나오지도 않는 오바이트를 하고

기진맥진해서 집에 들어오니 신랑이 요리를 해놨는지 환기 안되는 집안에

온통 음식 냄세가.... 또 오바이트 하고 쇼파에 앉아서 땀을 닦고 있으니 신랑이 살짝 와서

퉁퉁 부은 발바닥을 주물러 주더군요.. 눈물나게 고맙기도.. 서럽고.. 별게 다 서럽다..그쵸..?

 

"오늘 회사에서 많이 힘들었구나?"

"아니..회사에서가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하는게 더 힘들어..ㅠ.ㅠ"

 

 

어느 나라에선 임산부들에게 뺏지를 나눠준다는데..

 

그냥 유난스런 어느 임산부의 푸념이였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