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익숙하지 못한 음성을 들었을때, 나는 미리미리 미니홈피에서 얼굴이라도 확인하고 나올껄 싶었다. 뒤를 돌아야 하는데 새로움에 대한 긴장감이랄까? 온신경이 뒤쪽으로 바짝바짝 세워져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나는 그대로 그를 확인하지 못한체 그대로 일자로 걸었다. 머리에는 송글송글 땀까지 나는것 같았다. 그 남자가 뒤쫒아 온다. 발자국이 나보다 빠른보폭으로 걸어온다. 그리고 내 어깨가 잡혔다.
" 저기요! "
그 남자가 힘차게 나를 불렀다.
" 임채민씨!! "
빠져 나갈 구멍은 없다. 고개를 땅으로 떨구고 뒤를 돌자 그 남자의 정장바지와 구두가 보였다. 그리고 샐러리맨들이 늘상 볼펜과 신문을 넣고다닌다는 네모난 검정색 가방과 함께 말이다.
' 뭐야.. 저 사람, 무슨 선보러 나온거야? 난 화장도 안하고 대충 입고 나왔는데. '
" 저기, 임채민씨 아니에요? "
" 맞아요. 근데, 차는 저쪽에 있는데요. "
" 차.. 차요?? "
나는 그때서야 차를 확인하고 그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호감형은 아니였지만 그럭저럭 상관없었다. 사람을 가리며 사귈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약간 거므잡잡한 피부와 덥수룩한 장발머리 눈은 속상커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작은 눈, 선보러 나왔는지 싶은 정장까지 오늘은 어쩔수 없이 새로 만난 그의 상태를 수긍해야했다. 그의 차가 보였다.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예전에 내가 익숙해 했던 물방개와 같은 차였다. 하얀색 물방개, 나는 그 차를 타고 싶지 않았다. 그가 조수석 차 문을 열어주고 그 안에 탑승하자 가슴이 답답한 기분이였다. 그야 말로 기분 탓이였다. 그리고 그 남자가 차에 앉았다. 그리고 코끝에서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남자곁으로 그의 냄새를 맞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그 남자는 너무 당황한듯 보였다.
" 저.. 저기, 저한테 무슨 냄새나요? "
" 저기, 혹시 에스까다, 블랙병에 들은 향수 뿌리신거에요? "
" 아.. 맞아요. 얼마전에 가족여행갔다가 면세점에서 사온거에요. 왜요? 싫어해요? "
" 아.. 아뇨. 제가 초면이긴 해도 웃긴이야기 하나 해줄까요? "
" 뭔데요? "
" 예전에, 아주 어렷을때 아빠 친구중에 결혼못한 아저씨가 있었거든요. 그 아저씨는 우리 집에 뽀삐라는 발바리 강아지를 주고 갔었어요. 근데 그 아저씨랑 강아지한테 늘상 이 향기가 났어요. 유치원때 처음 맞아본 냄새인데 한번도 잊어본적이 없어요. 어렸을땐 강아지 샴푸냄새일꺼라 생각했는데, 1년전인가 편의점을 갔는데 옆에 계신 그러니까 그 아저씨 외모는 머리가 뽀글뽀글했고, 키는 나만하고 지져븐한 인상을 지닌 아저씨한테 유치원다닐때 맞아보았던 그 향기가 나는거에요.. 그래서 그 아저씨를 보는데 왠지 호감이 막 가는거 있죠. 대짜고짜 그 아저씨한테 무슨 향수 쓰신거냐고 물어봤죠. "
" 뭐라셨어요? "
" 자기가 갑자기 물어봐서 생각이 안난데요. 그 다음날 7시에 편의점에서 만나기로했어요. 푸하하. "
" 정말요? 그거 좀 이상한데요. "
" 음.. 전 뭔가에 홀린듯 알았다 했어요. 그 아저씨 정말 정직하게 7시에 오신거 있죠. 향수 이름알려주시겠다고.. "
" 남자라면.. 뭔가 흑심이라도.. "
" 하하. 그것만 알려주셨어요. 검정색 병에 들은 에스까다 라는 남성용 향수라고.. "
" 그렇구나. "
" 내가 좀 취향이 독특해서, 가끔 바람이 불때.. 부는 방향으로 뒤를 돌았을때 나와 눈이 마주친 남자가 있다면 왠지 그 남자랑 사랑에 빠질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향수도, 에스까다 향수 냄새가 페로몬 향수처럼 유독 내가 그 향에 약해요. "
" 그럼 나한테 벌써부터 반한거에요? "
그 남자는 좌회전을 한다고 운전대를 돌려가며 이야기는 꼬박꼬박 듣는지 맞받아 치고 있었다.
" 하하하, 그냥 나쁘진 않아요. 어느정도 컨트롤이 되고 있거든요. "
내가 이야기 해놓고 나니 왠지 뭔가 튕기는 느낌이다.
" 배 안고파요? "
" 고파요.. 술도 한잔 당기고. "
" 그럼, 차라리 술을 한잔 하죠. "
" 그건 됐구요. 괜찮으면 오늘 한강 갈래요? 바다는 너무 멀고, 한강정도면 좋을꺼같은데.. "
" 가고싶어요? "
" 네, 가고싶은데요. 술도 마시고 싶고. "
" 하하. "
그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 부탁좀할께요. 처음 만나서 무리한 부탁일지도 모르겠지만, 밥먹으면서 저만 반주할께요. 시우씨는 밥만 드시고 저랑 있다가 한강가요. 괜찮죠? "
" 그럼 그래요. "
그가 웃었다. 우리는 부대찌게 집으로 향했다. 약간 노란색 단무지 조명이다. 노란색 조명이 사람을 귀여운 인상으로 보이게 한다는데, 나는 처음부터 반주니, 옷은 보라색모자티에 머리는 내맘대로 브릿지를 넣어 정신없는 파마머리에 귀여운 상황은 끝난거 같았다. 하지만 그 향수 때문이였을까? 차 안에서도 같이 마주보며 밥을 먹어야 할상황에서까지 모두 처음에 비해서는 호감이 가는 느낌이였다.
우리는 부대찌개 이인분과 참이슬 하나를 시켰다. 아주머니가 물과 참이슬 한병 잔두개를 가져다 주셨다.
" 저기 여기, 잔 하나 빼주세요. 한잔만 있으면 돼요. "
아주머니가 잔을 가져가자 그 남자는 비웃는듯 웃는다. 다른건 다 좋은데 웃음이 쾌활하지 않는다. 속으로 비웃는듯한 묘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현정선배 말대로 말도 없다. 내가 말을 하지 않자 그 남자도 멀뚱멀뚱, 눈이 마주치면 허공만 보고 눈이 마주치면 허공만 보고있었다.
"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
" 음.. 조금요. "
" 그래도 초면인데 말좀 해보세요. "
" 음.. "
그렇게 음, 이라고 이야기 하고 또 다시 무슨 생각이 빠진듯한 골똘한 표정을 짓는다. 그를 보니 아주 답답해서 머리가 다 아플지경이다.
' 뭐, 말이 없음 나라도 말하지 뭐. '
" 무슨 공부하세요? "
" 세무요. "
" 아. 세무.. "
또 다시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다행이도 부대찌게가 나오고 나는 소주를 혼자 콸콸 딸았다.
그는 놀란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 어라, 자작 하면 제가 3년 재수없다고 하는데.. "
" 에이~ 다 미신이에요. " 하면서 나는 손가락으로 술잔을 '퉁'이라며 쳤다.
" 퉁이 뭐에요? "
" 고스톱 안쳐봤어요? "
" 잘 모르는데. "
" 나도 잘 모르는데, 어른들이 판시작전에 패를 먼저 내려놓을때 상대방이 내려주거든요. 근데 ' 퉁' 이라고 하면 그냥 알아서 패 돌리는 사람이 조금 띠어서 내려놓아요. 고스톱하면서 귀찮을때 퉁이라 하나.. "
" 그렇구나. "
" '퉁' 했으니 3년 거꾸로 재수 좋을지도 몰라요. 걱정말아요. "
" 아.. 거참 다행이네. "
" 다행이죠? 이제 막 끓는데, 접시좀 줘봐요. "
그가 처음으로 재미있다는듯 웃고는 접시를 준다. 나는 그 접시에 찌게를 담는다.
" 여기요. 잘먹겠습니다. "
나는 그렇게 이야기 했지만 역시 그는 반응이 없다. 그리곤 머리를 콕 받고 밥만 먹고있다.
' 나참, 초면에 저러는 남자 난 또 처음봤네. ' 라며 속으로 막 이야기를 하자, 그 남자가 들은 까닭인지
아님 텔레파시라도 통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먹으라고 손짓한다. 나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소주를 잔에 찰랑찰랑 가득 딸아 완샷했다. 특유의 캬. 소리와 함께 부대찌게국물을 떠 먹는데, 그가 또 비웃는듯한 웃음을 짓는다. 초면에 뭐라 할 상황은 아니고 나는 저 남자가 기분이 나쁜가 싶기도 하고 뭔지 몰라서 나 몰라라 하며 그냥 부대찌게에 밥을 스윽스윽 말아먹고 소주도 한잔씩해가면서 아무말도 없이 썰렁한 식사를 하고있었다. 술은 어느새 7잔을 비우고 술이 바닦을 보이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면 깡이 생긴다고 이야기 하는 속설, 당연히 맞는 소리라 생각한다. 얼큰히 취하긴 취했는지 얼굴이 붉다.
" 그만 마셔요. 얼굴 터질꺼같아요. "
" 괜찮아요. 얼굴만 붉은게 아니에요. 발꼬락까지 붉은데, 볼래요? 보여줄까요? "
" 아.. 아뇨. 괜찮아요. "
" 근데, 내가 궁금한게 있어요. "
" 뭔데요?"
" 아까 부터 왜 자꾸 비웃어요. 뭐 불만있어요? 괜히 여기서 밥먹고 있는거에요? "
" 네?? 무슨 말씀인지.. "
" 그냥 자꾸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쪽이 비웃는거 같아서 그래요. "
" 비웃는다고요? 아.. 아.. "
무엇인가 생각난듯 그 남자가 머쓱하게 웃는다.
" 미안해요.. 비웃는게 아니라, 제가 지금 긴장이 되서 "
" 하하하.. 뭐 긴장할께 뭐가 있나요? "
" 그냥, 미안해요. 안면근육을 좀 풀어야겠어요. "라고 하며 그 남자는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었다. 개그맨들이 몸개그 하듯 그도 그런식으로 심각하게 몸개그 하는데, 그 상황이 너무 웃긴지 나는 깔깔대고 웃었다.
" 왜 웃어요? "
" 그냥,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한번씩 웃길때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렇지 않으면 심심해서 죽을뻔했어요. 아참, 그리고 오늘 선보러 나온거였어요? "
" 아.. 아뇨. "
" 근데 왜 양복입고 나왔어요? "
" 음. 그냥 깔끔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
" 하하. 그렇게 입지 않았으면 더 깔끔했을뻔 했어요. 그런 차림 왠지 부담스러워요. "
" 그래요? 음.. 그렇게 할께요. "
사뭇 말을 수긍하며 잘 듣는 그 남자. 나만이 느끼는 페로몬제 에스까다의 향과 내가 품은 알콜로 인해 그가 처음에 비해 괜찮은 느낌이들었다. 그 남자가 계산을 한다.
" 어라? 내가 더 많이 먹었으니까 내가 계산하려고 했는데. "
" 그럼 후식은 제가 쏘죠. 아이스크림! "
" 아이스크림요? 좀 춥지 않아요. 저녁이라 추운데. "
" 싫으면 다른거 먹던가요. "
" 전 음료수 마실래요. "
" 그럼. 난 쭈쭈바. "
나는 근처 편의점에서 파인애플맛 환타와 쭈쭈바를 하나 샀다. 그리고 그 남자와 나는 새롭게 탈바꿈한 물방개를 타고 한강으로 향하고 있었다.
" 남자친구는요? "
" 없어요. "
" 그렇구나. "
" 왜요? "
" 아뇨.. 그냥 채민씨 좋은사람 같아요. "
" 하하. 좋게 봐주셨다면 감사해요. 근데, 저보다 오빠신데 말 편히 하세요. "
" 그.. 그럴까? "
" 네.. "
한강으로 가는길, 한손에는 쭈쭈바를 들고 있었다. 나는 유독 반짝반짝 거리는 걸 좋아한다. 가로등 불빛이나 한강다리에 보이는 조명이라든지, 크리스마스때나 볼수있는 작은 트리조명이라든지, 야경도 좋아한다. 서울엔 별이 크게 자주 보이지 않으니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야경의 가로등 불빛을 좋아한다. 하지만 전광판의 화려하고 광란한 불빛은 싫어한다. 어쨌든, 그날따라 밤의 서울 야경은 너무 예뻤다. 나는 그 빛을 조금더 정확이 보고싶고 느끼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 창문으로 커다란 덩어리진 바람이 훅 하고 들어왔다. 입을 아, 벌리며 장난을 쳤다. 어렸을때 바람을 먹겠다고 입을 벌리고 입술이 뒤집히는 현상을 꽤나 즐거워했다. 하지만 참 유치한 장난중 하나일뿐이였다. 시원하고 차가운 바람과 안면근육이 정면으로 부딫이자 정신없이 산소가 부족하다. 하지만 기분은 날아갈듯 황홀하다. 한참을 그렇게 좋아서 창문밖으로 깔깔 거리고 있는데, 그가 말을 건다.
" 채민아. "
" 네? "
" 다쳐.. "
" 문좀 열고 있으면 안돼요? "
" 괜찮긴 한데 얼굴 너무 내밀고 그러지 마.. "
" 알았어요. 근데, 야경 너무 예쁘죠.. "
" 그러게, 오랫만에 한강 가보네. "
" 저는 전철타고 집에 올때마다 봐요. 그래도 또 좋아요. "
" 그래? "
" 네.. 근데 어디살아요? "
" 인천 상동 호수공원 알아? "
" 모르는데, 상동에 그런 공원이 있었어요? "
" 응. 그쪽에 살아. "
" 근데, 나 인천사는 남자 싫어하는데.. "
" 어? 근데, 나는 부천이야. 거의 부천이야. "
" 푸하하. 좀 특이한 이야긴데요. 지역관이 있어요. 부평이랑 영등포를 무척 싫어하고요. 소사동, 그니까 부천에 살면서 역곡은 10년동안 5번 가봤나? 역곡은 정이 안가구, 인천지역 싫어하고 또.. 갑자기 생각할라니 생각안나지만 어쨋뜬 별로 안좋아해요. 그쪽에 사실 뭔 일인가 있어서 그런지 안좋은 기억이랄까? 그래서 그쪽으로 가면 얼굴도 빨개지고 신경도 곤두스고 몸도 별로 안좋아 지는것 같고 그래요. "
" 거참, 특이하네. "
" 이해 안돼죠? "
" 이해 안돼긴 이해했음 이해 된거지. "
" 후훗.. "
생각보다 빠른시간에 한강에 도착했다. 그의 손에는 아직 남은 음료수와 내 손엔 다 녹아버린 쭈쭈바 봉지가 들려있었다. 우리는 풀숲안으로 돌계단같은 층이 보이는 곳으로 가서 앉았다. 가방안에서 노트 한권을 꺼내어 그에게 줬다.
" 양복은 이런곳에 안기에는 약간 폼이 안나죠? "
" 너는 이거 앉아. "
그는 내 노트위에 앉았고 나는 그가 펼쳐놓은 손수건위에 앉았다.
" 그럴필요 없는데, 청바지는 괜찮은데.. 고마워요. "
" 나 담배 하나 펴도 될까? "
" 그래요. "
그가 검정색 커다란 곽을 꺼낸다. 검정색 필터까지 끝에는 금박이 둘러있었다.
" 그거, 무슨 담배에요? 한국에서 파는거 아닌거 같은데. "
" 아. 일본에서 사온거야. 초코맛나는 담배래. 신기해서.. "
" 그래요? "
그가 담배를 꺼내들어 코끝에 대 주었다. 신기하게도 정말 초코 냄새가 났다.
" 우와. 정말 초코 냄새 나는데요? "
그가 고개를 끄떡이고 담배끝에 불을 붙인다.
" 혹시 담배 피는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
" 담배? 음.. "
그가 또 생각한다. 나는 그냥 조용히 그가 말을 할때까지 기다렸다. 만난지 몇시간동안 어느정도 적응이 되긴된듯하다.
" 내가, 대학교 입학할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어. 이상했지. 왜 저러나 싶고 그런데 뭐 지금은 학교다닐때 여학생들이 담배를 거의 다 피더라고 그때부터 그런가 했어. 왜? 너도 담배피니? "
" 그냥, 필줄은 알아요. 나 그거 한번 피워볼래요. "
" 이거? "
" 초코맛 난다면서요? 호기심이 막 자극되는데요? "
그 남자는 또 다시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담배를 건낸다. 사실 평소에 담배를 피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필줄은 안다. 음식을 가끔 먹듯이 비오는 날이나 술을 마실대 담배를 왠지 맛있다는식으로 피는 사람을 볼때 나는 피고 싶어진다. 그에게 담배 한개피를 받아 불을붙이고 입술에 가져다 댄다. 신기하게도 찐한 초코맛이 서려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둘다 말없이 담배를 다 피우고는 다 마셔진 캔안으로 꽁초 두개를 빠트렸다. 쭈쭈바도 이네 후루륵 마셔버리고 쓰레기통을 찾겠다고 둘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쓰레기통은 온대 간데 없다. 걷고 또 걷는다. 걸으면서 나는 가방이 늘 왼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에 내 오른쪽에 사람을 두고 걷는데 그 남자가 자신의 왼쪽 손에 쥐었던 쓰레기를 오른손으로 든다. 그리고는 그가 텅텅 비어있는 내 오른손을 그의 왼손이 잡았다.
시나브로[19]
" 저기 임채민씨? "
순간 익숙하지 못한 음성을 들었을때, 나는 미리미리 미니홈피에서 얼굴이라도 확인하고 나올껄 싶었다. 뒤를 돌아야 하는데 새로움에 대한 긴장감이랄까? 온신경이 뒤쪽으로 바짝바짝 세워져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나는 그대로 그를 확인하지 못한체 그대로 일자로 걸었다. 머리에는 송글송글 땀까지 나는것 같았다. 그 남자가 뒤쫒아 온다. 발자국이 나보다 빠른보폭으로 걸어온다. 그리고 내 어깨가 잡혔다.
" 저기요! "
그 남자가 힘차게 나를 불렀다.
" 임채민씨!! "
빠져 나갈 구멍은 없다. 고개를 땅으로 떨구고 뒤를 돌자 그 남자의 정장바지와 구두가 보였다. 그리고 샐러리맨들이 늘상 볼펜과 신문을 넣고다닌다는 네모난 검정색 가방과 함께 말이다.
' 뭐야.. 저 사람, 무슨 선보러 나온거야? 난 화장도 안하고 대충 입고 나왔는데. '
" 저기, 임채민씨 아니에요? "
" 맞아요. 근데, 차는 저쪽에 있는데요. "
" 차.. 차요?? "
나는 그때서야 차를 확인하고 그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호감형은 아니였지만 그럭저럭 상관없었다. 사람을 가리며 사귈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약간 거므잡잡한 피부와 덥수룩한 장발머리 눈은 속상커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작은 눈, 선보러 나왔는지 싶은 정장까지 오늘은 어쩔수 없이 새로 만난 그의 상태를 수긍해야했다. 그의 차가 보였다.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예전에 내가 익숙해 했던 물방개와 같은 차였다. 하얀색 물방개, 나는 그 차를 타고 싶지 않았다. 그가 조수석 차 문을 열어주고 그 안에 탑승하자 가슴이 답답한 기분이였다. 그야 말로 기분 탓이였다. 그리고 그 남자가 차에 앉았다. 그리고 코끝에서 반응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남자곁으로 그의 냄새를 맞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그 남자는 너무 당황한듯 보였다.
" 저.. 저기, 저한테 무슨 냄새나요? "
" 저기, 혹시 에스까다, 블랙병에 들은 향수 뿌리신거에요? "
" 아.. 맞아요. 얼마전에 가족여행갔다가 면세점에서 사온거에요. 왜요? 싫어해요? "
" 아.. 아뇨. 제가 초면이긴 해도 웃긴이야기 하나 해줄까요? "
" 뭔데요? "
" 예전에, 아주 어렷을때 아빠 친구중에 결혼못한 아저씨가 있었거든요. 그 아저씨는 우리 집에 뽀삐라는 발바리 강아지를 주고 갔었어요. 근데 그 아저씨랑 강아지한테 늘상 이 향기가 났어요. 유치원때 처음 맞아본 냄새인데 한번도 잊어본적이 없어요. 어렸을땐 강아지 샴푸냄새일꺼라 생각했는데, 1년전인가 편의점을 갔는데 옆에 계신 그러니까 그 아저씨 외모는 머리가 뽀글뽀글했고, 키는 나만하고 지져븐한 인상을 지닌 아저씨한테 유치원다닐때 맞아보았던 그 향기가 나는거에요.. 그래서 그 아저씨를 보는데 왠지 호감이 막 가는거 있죠. 대짜고짜 그 아저씨한테 무슨 향수 쓰신거냐고 물어봤죠. "
" 뭐라셨어요? "
" 자기가 갑자기 물어봐서 생각이 안난데요. 그 다음날 7시에 편의점에서 만나기로했어요. 푸하하. "
" 정말요? 그거 좀 이상한데요. "
" 음.. 전 뭔가에 홀린듯 알았다 했어요. 그 아저씨 정말 정직하게 7시에 오신거 있죠. 향수 이름알려주시겠다고.. "
" 남자라면.. 뭔가 흑심이라도.. "
" 하하. 그것만 알려주셨어요. 검정색 병에 들은 에스까다 라는 남성용 향수라고.. "
" 그렇구나. "
" 내가 좀 취향이 독특해서, 가끔 바람이 불때.. 부는 방향으로 뒤를 돌았을때 나와 눈이 마주친 남자가 있다면 왠지 그 남자랑 사랑에 빠질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향수도, 에스까다 향수 냄새가 페로몬 향수처럼 유독 내가 그 향에 약해요. "
" 그럼 나한테 벌써부터 반한거에요? "
그 남자는 좌회전을 한다고 운전대를 돌려가며 이야기는 꼬박꼬박 듣는지 맞받아 치고 있었다.
" 하하하, 그냥 나쁘진 않아요. 어느정도 컨트롤이 되고 있거든요. "
내가 이야기 해놓고 나니 왠지 뭔가 튕기는 느낌이다.
" 배 안고파요? "
" 고파요.. 술도 한잔 당기고. "
" 그럼, 차라리 술을 한잔 하죠. "
" 그건 됐구요. 괜찮으면 오늘 한강 갈래요? 바다는 너무 멀고, 한강정도면 좋을꺼같은데.. "
" 가고싶어요? "
" 네, 가고싶은데요. 술도 마시고 싶고. "
" 하하. "
그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 부탁좀할께요. 처음 만나서 무리한 부탁일지도 모르겠지만, 밥먹으면서 저만 반주할께요. 시우씨는 밥만 드시고 저랑 있다가 한강가요. 괜찮죠? "
" 그럼 그래요. "
그가 웃었다. 우리는 부대찌게 집으로 향했다. 약간 노란색 단무지 조명이다. 노란색 조명이 사람을 귀여운 인상으로 보이게 한다는데, 나는 처음부터 반주니, 옷은 보라색모자티에 머리는 내맘대로 브릿지를 넣어 정신없는 파마머리에 귀여운 상황은 끝난거 같았다. 하지만 그 향수 때문이였을까? 차 안에서도 같이 마주보며 밥을 먹어야 할상황에서까지 모두 처음에 비해서는 호감이 가는 느낌이였다.
우리는 부대찌개 이인분과 참이슬 하나를 시켰다. 아주머니가 물과 참이슬 한병 잔두개를 가져다 주셨다.
" 저기 여기, 잔 하나 빼주세요. 한잔만 있으면 돼요. "
아주머니가 잔을 가져가자 그 남자는 비웃는듯 웃는다. 다른건 다 좋은데 웃음이 쾌활하지 않는다. 속으로 비웃는듯한 묘한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현정선배 말대로 말도 없다. 내가 말을 하지 않자 그 남자도 멀뚱멀뚱, 눈이 마주치면 허공만 보고 눈이 마주치면 허공만 보고있었다.
" 원래 그렇게 말이 없어요? "
" 음.. 조금요. "
" 그래도 초면인데 말좀 해보세요. "
" 음.. "
그렇게 음, 이라고 이야기 하고 또 다시 무슨 생각이 빠진듯한 골똘한 표정을 짓는다. 그를 보니 아주 답답해서 머리가 다 아플지경이다.
' 뭐, 말이 없음 나라도 말하지 뭐. '
" 무슨 공부하세요? "
" 세무요. "
" 아. 세무.. "
또 다시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다행이도 부대찌게가 나오고 나는 소주를 혼자 콸콸 딸았다.
그는 놀란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 어라, 자작 하면 제가 3년 재수없다고 하는데.. "
" 에이~ 다 미신이에요. " 하면서 나는 손가락으로 술잔을 '퉁'이라며 쳤다.
" 퉁이 뭐에요? "
" 고스톱 안쳐봤어요? "
" 잘 모르는데. "
" 나도 잘 모르는데, 어른들이 판시작전에 패를 먼저 내려놓을때 상대방이 내려주거든요. 근데 ' 퉁' 이라고 하면 그냥 알아서 패 돌리는 사람이 조금 띠어서 내려놓아요. 고스톱하면서 귀찮을때 퉁이라 하나.. "
" 그렇구나. "
" '퉁' 했으니 3년 거꾸로 재수 좋을지도 몰라요. 걱정말아요. "
" 아.. 거참 다행이네. "
" 다행이죠? 이제 막 끓는데, 접시좀 줘봐요. "
그가 처음으로 재미있다는듯 웃고는 접시를 준다. 나는 그 접시에 찌게를 담는다.
" 여기요. 잘먹겠습니다. "
나는 그렇게 이야기 했지만 역시 그는 반응이 없다. 그리곤 머리를 콕 받고 밥만 먹고있다.
' 나참, 초면에 저러는 남자 난 또 처음봤네. ' 라며 속으로 막 이야기를 하자, 그 남자가 들은 까닭인지
아님 텔레파시라도 통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먹으라고 손짓한다. 나는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소주를 잔에 찰랑찰랑 가득 딸아 완샷했다. 특유의 캬. 소리와 함께 부대찌게국물을 떠 먹는데, 그가 또 비웃는듯한 웃음을 짓는다. 초면에 뭐라 할 상황은 아니고 나는 저 남자가 기분이 나쁜가 싶기도 하고 뭔지 몰라서 나 몰라라 하며 그냥 부대찌게에 밥을 스윽스윽 말아먹고 소주도 한잔씩해가면서 아무말도 없이 썰렁한 식사를 하고있었다. 술은 어느새 7잔을 비우고 술이 바닦을 보이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면 깡이 생긴다고 이야기 하는 속설, 당연히 맞는 소리라 생각한다. 얼큰히 취하긴 취했는지 얼굴이 붉다.
" 그만 마셔요. 얼굴 터질꺼같아요. "
" 괜찮아요. 얼굴만 붉은게 아니에요. 발꼬락까지 붉은데, 볼래요? 보여줄까요? "
" 아.. 아뇨. 괜찮아요. "
" 근데, 내가 궁금한게 있어요. "
" 뭔데요?"
" 아까 부터 왜 자꾸 비웃어요. 뭐 불만있어요? 괜히 여기서 밥먹고 있는거에요? "
" 네?? 무슨 말씀인지.. "
" 그냥 자꾸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쪽이 비웃는거 같아서 그래요. "
" 비웃는다고요? 아.. 아.. "
무엇인가 생각난듯 그 남자가 머쓱하게 웃는다.
" 미안해요.. 비웃는게 아니라, 제가 지금 긴장이 되서 "
" 하하하.. 뭐 긴장할께 뭐가 있나요? "
" 그냥, 미안해요. 안면근육을 좀 풀어야겠어요. "라고 하며 그 남자는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있었다. 개그맨들이 몸개그 하듯 그도 그런식으로 심각하게 몸개그 하는데, 그 상황이 너무 웃긴지 나는 깔깔대고 웃었다.
" 왜 웃어요? "
" 그냥,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한번씩 웃길때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그렇지 않으면 심심해서 죽을뻔했어요. 아참, 그리고 오늘 선보러 나온거였어요? "
" 아.. 아뇨. "
" 근데 왜 양복입고 나왔어요? "
" 음. 그냥 깔끔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
" 하하. 그렇게 입지 않았으면 더 깔끔했을뻔 했어요. 그런 차림 왠지 부담스러워요. "
" 그래요? 음.. 그렇게 할께요. "
사뭇 말을 수긍하며 잘 듣는 그 남자. 나만이 느끼는 페로몬제 에스까다의 향과 내가 품은 알콜로 인해 그가 처음에 비해 괜찮은 느낌이들었다. 그 남자가 계산을 한다.
" 어라? 내가 더 많이 먹었으니까 내가 계산하려고 했는데. "
" 그럼 후식은 제가 쏘죠. 아이스크림! "
" 아이스크림요? 좀 춥지 않아요. 저녁이라 추운데. "
" 싫으면 다른거 먹던가요. "
" 전 음료수 마실래요. "
" 그럼. 난 쭈쭈바. "
나는 근처 편의점에서 파인애플맛 환타와 쭈쭈바를 하나 샀다. 그리고 그 남자와 나는 새롭게 탈바꿈한 물방개를 타고 한강으로 향하고 있었다.
" 남자친구는요? "
" 없어요. "
" 그렇구나. "
" 왜요? "
" 아뇨.. 그냥 채민씨 좋은사람 같아요. "
" 하하. 좋게 봐주셨다면 감사해요. 근데, 저보다 오빠신데 말 편히 하세요. "
" 그.. 그럴까? "
" 네.. "
한강으로 가는길, 한손에는 쭈쭈바를 들고 있었다. 나는 유독 반짝반짝 거리는 걸 좋아한다. 가로등 불빛이나 한강다리에 보이는 조명이라든지, 크리스마스때나 볼수있는 작은 트리조명이라든지, 야경도 좋아한다. 서울엔 별이 크게 자주 보이지 않으니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야경의 가로등 불빛을 좋아한다. 하지만 전광판의 화려하고 광란한 불빛은 싫어한다. 어쨌든, 그날따라 밤의 서울 야경은 너무 예뻤다. 나는 그 빛을 조금더 정확이 보고싶고 느끼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 창문으로 커다란 덩어리진 바람이 훅 하고 들어왔다. 입을 아, 벌리며 장난을 쳤다. 어렸을때 바람을 먹겠다고 입을 벌리고 입술이 뒤집히는 현상을 꽤나 즐거워했다. 하지만 참 유치한 장난중 하나일뿐이였다. 시원하고 차가운 바람과 안면근육이 정면으로 부딫이자 정신없이 산소가 부족하다. 하지만 기분은 날아갈듯 황홀하다. 한참을 그렇게 좋아서 창문밖으로 깔깔 거리고 있는데, 그가 말을 건다.
" 채민아. "
" 네? "
" 다쳐.. "
" 문좀 열고 있으면 안돼요? "
" 괜찮긴 한데 얼굴 너무 내밀고 그러지 마.. "
" 알았어요. 근데, 야경 너무 예쁘죠.. "
" 그러게, 오랫만에 한강 가보네. "
" 저는 전철타고 집에 올때마다 봐요. 그래도 또 좋아요. "
" 그래? "
" 네.. 근데 어디살아요? "
" 인천 상동 호수공원 알아? "
" 모르는데, 상동에 그런 공원이 있었어요? "
" 응. 그쪽에 살아. "
" 근데, 나 인천사는 남자 싫어하는데.. "
" 어? 근데, 나는 부천이야. 거의 부천이야. "
" 푸하하. 좀 특이한 이야긴데요. 지역관이 있어요. 부평이랑 영등포를 무척 싫어하고요. 소사동, 그니까 부천에 살면서 역곡은 10년동안 5번 가봤나? 역곡은 정이 안가구, 인천지역 싫어하고 또.. 갑자기 생각할라니 생각안나지만 어쨋뜬 별로 안좋아해요. 그쪽에 사실 뭔 일인가 있어서 그런지 안좋은 기억이랄까? 그래서 그쪽으로 가면 얼굴도 빨개지고 신경도 곤두스고 몸도 별로 안좋아 지는것 같고 그래요. "
" 거참, 특이하네. "
" 이해 안돼죠? "
" 이해 안돼긴 이해했음 이해 된거지. "
" 후훗.. "
생각보다 빠른시간에 한강에 도착했다. 그의 손에는 아직 남은 음료수와 내 손엔 다 녹아버린 쭈쭈바 봉지가 들려있었다. 우리는 풀숲안으로 돌계단같은 층이 보이는 곳으로 가서 앉았다. 가방안에서 노트 한권을 꺼내어 그에게 줬다.
" 양복은 이런곳에 안기에는 약간 폼이 안나죠? "
" 너는 이거 앉아. "
그는 내 노트위에 앉았고 나는 그가 펼쳐놓은 손수건위에 앉았다.
" 그럴필요 없는데, 청바지는 괜찮은데.. 고마워요. "
" 나 담배 하나 펴도 될까? "
" 그래요. "
그가 검정색 커다란 곽을 꺼낸다. 검정색 필터까지 끝에는 금박이 둘러있었다.
" 그거, 무슨 담배에요? 한국에서 파는거 아닌거 같은데. "
" 아. 일본에서 사온거야. 초코맛나는 담배래. 신기해서.. "
" 그래요? "
그가 담배를 꺼내들어 코끝에 대 주었다. 신기하게도 정말 초코 냄새가 났다.
" 우와. 정말 초코 냄새 나는데요? "
그가 고개를 끄떡이고 담배끝에 불을 붙인다.
" 혹시 담배 피는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
" 담배? 음.. "
그가 또 생각한다. 나는 그냥 조용히 그가 말을 할때까지 기다렸다. 만난지 몇시간동안 어느정도 적응이 되긴된듯하다.
" 내가, 대학교 입학할 당시에는 이해를 못했어. 이상했지. 왜 저러나 싶고 그런데 뭐 지금은 학교다닐때 여학생들이 담배를 거의 다 피더라고 그때부터 그런가 했어. 왜? 너도 담배피니? "
" 그냥, 필줄은 알아요. 나 그거 한번 피워볼래요. "
" 이거? "
" 초코맛 난다면서요? 호기심이 막 자극되는데요? "
그 남자는 또 다시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담배를 건낸다. 사실 평소에 담배를 피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필줄은 안다. 음식을 가끔 먹듯이 비오는 날이나 술을 마실대 담배를 왠지 맛있다는식으로 피는 사람을 볼때 나는 피고 싶어진다. 그에게 담배 한개피를 받아 불을붙이고 입술에 가져다 댄다. 신기하게도 찐한 초코맛이 서려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둘다 말없이 담배를 다 피우고는 다 마셔진 캔안으로 꽁초 두개를 빠트렸다. 쭈쭈바도 이네 후루륵 마셔버리고 쓰레기통을 찾겠다고 둘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쓰레기통은 온대 간데 없다. 걷고 또 걷는다. 걸으면서 나는 가방이 늘 왼쪽으로 쏠려있기 때문에 내 오른쪽에 사람을 두고 걷는데 그 남자가 자신의 왼쪽 손에 쥐었던 쓰레기를 오른손으로 든다. 그리고는 그가 텅텅 비어있는 내 오른손을 그의 왼손이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