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은 메모가 까맣게 그득한 그의 대본을 움켜쥐었다. 여기저기 카메라 플래쉬는 터져들어 오고 터틀넥 속에 파뭍힌 제이슨의 얼굴은 음영이 지도록 눈부시게 빛났다. 누군가 일본 여류작가의 약간의 음란한 시를 개작하여 그럴듯하게 제이슨을 향해 메일을 날린 것이다. 유리의 핸드폰 폰메일을 이용해서 말이다. 이유리를 가장해서 말이다. 거짓의 신기루가 가득한 일이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수현은 집 채 만한 야구선수에게 폭삭 파 묻혀 새끼 고양이처럼 바들바들 떨지만 유리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또 그는 그녀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유리 창 넘어 한 겨울 새파란 하늘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새파란 하늘을 향해 갈매기라도 한 마리 날아가면 했을 정도였다.
“사실 난 그 때가 내게 굉장히 예민한 시기였거든요. 내 맘을 처음으로 보인 이유리씨와 이야기하고 싶었고 자려고 그럴 때 마다 예쁜 이유리씨의 얼굴이 생각났어요. 내가 고른 모자를 쓰고 날아 가버린 유리씨는 결국 내 노크에 황당한 메일을 보냈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연예가 중계란 프로에 무조건OK해 버린 거에요. 그 메일을 볼 때마다 내가 어땠는지 알아요? 항상 내가 마지막 군중인 것만 같았단 말이에요.”
“제이슨이 보기에 그녀가 예쁘다고? 그녀가 튕겼다고??”
제이슨의 진실에 카메라 플래쉬 만큼 여기저기서 수군거림이 들렸다. 유리가 예쁘긴 예쁘지만, 세계적인 미남자이자 톱스타인 제이슨에게 서울의 한 직장여성이 예쁘게 보였다는 것은 화재거리였고 그녀가 튕겼다는 것 또한 스탭이나 취재진 모두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모르는 것이 있다. 꽃향기에 날아들 듯 나타난 그는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제이슨 같은 남자만이 가질 수 있는 조건들이다. 제이슨처럼 대단한 얼굴과 인기를 가진 남자만이 누릴 수 있는 괴로움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 하나만 충족되지 않아도 그런 값비싼 괴로움은 그 누구도 누릴 수 없다. 그 날 밤 제이슨은 유리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지만, 유리는 가볍게 튕겼다. 스타가 된 후 그에게 튕기는 여자는 없었다. 모든 여자들은 그를 좋다며 달려들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중 제일 나은 여자를 선별해서 고르는 것이 전부였다. 그녀들에겐 스타란 가면 뒤의 맘을 보일 수도 없었다. 그에게 그것은 부담이었다.
“제이슨, 나 그런 메일 안 보냈어요. 하지만, 제이슨이 그 메일 때문에 맘 상했다면 사과할 께 요. 그러니까 이런 쓰레기 같은 글들은 버려버려요.”
유리는 눈동자에 감춰진 눈물을 숨기며 대본이 움켜 쥔 그의 단단한 손을 잡았다.
“내가 여자지만 기사도 못지않은 명예를 걸고 맹세해요. 파티 프렌즈에서 만난 내 촌스런 내 짝 버릴게요. 그러니까, 제이슨도 이런 말 같지도 않은 글들 버려요. 내 촌스런 내 짝 누군지도 모르지만 내게 전혀 어울리지 않았어요.”
“오우!!!”
“멈춰요!!!”
여기저기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함성은 환호에 가까웠고 그대로 카메라 플래쉬에 오버랩 되었다. 거기에는 두 남자의 비참한 굉음까지 겹쳐졌다.
“당장 멈추지들 못해요?”
두 남자는 바로 유리의 촌스런 짝이 될 뻔한 짝짓기 프로그램의 광인 남자와 용호였다. 두 사람은 폭죽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통로로 뛰어나온 두 사람은 노예팅에 까지 참가하였다가 경매 중 뛰쳐나온 것이다. 왜냐하면 짝짓기 프로그램의 광인 남자나 용호에게나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광인 남자와 용호가 뛰쳐나오는 바람에 바 안의 상당수의 남녀들도 로비로 함께 뛰쳐나왔다. 그 바람에 로비는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통로와 로비가 비좁았다면 큰 일 날 정도였다.
“잘생긴 남자치고 똑똑한 남자 없다는 건 알아요. 댁같이 길고 몸까지 좋으면 오만하기까지 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도 그렇지 여기 한 남자를 이렇게 바보 만들어도 되는 거에 요?”
용호의 굉음에 따라나온 파티광인 남자는 씩씨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욱이 이 프론 전국에 방송되는 대한민국 대표의 공중파 프로에요. 그 프로에서 천연덕스럽게 당신이 찍은 여자가 한 남자를 내팽개치게 할 권리가 당신에게 어디 있어요? 대체 댁이 이유리와 어떤 사인데? 어디 한번 증명해보시지?”
제이슨은 정신이 아찔했다. 예전에 유리의 자기소개서에서 본 남자, 유리의 애매한 남자친구로 보이는 손용호의 말들이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찾은 행복한 진실을 놓치고 싶지도 않았다. 유리의 똑똑한 천사 같은 말은 제이슨을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아뜩하고 정신 멍했다. 그의 앞에선 유리의 애매한 남자친구는 그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애라 모르겠다.’
이럴 때, 남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객기일까?
“이런 사이죠!”
결국 말해버렸다. 그녀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싼 다음 허리를 집어 날렵하게 젖혀진 날씬한 그녀를 향해 키스로 말해버렸다.
세상이 온통 사이키 조명이었다. 통로와 로비에 가득 찬 사람들은 일제히 카메라를 샷을 터뜨렸다. 디카, 폰카, 셀카, 그리고 방송용 카메라까지. 과히 화상시대에 맞는 행운의 사랑에 대한 세례였다.
“두 꼴통이 만나니 궁합이 죽이겠구만!”
용호는 어이가 없었다.
‘닳아빠진 타이어에 에어컨도 없는 지프차를 타 본 적 있나? 미치고 팔짝 뛴다.’
용호는 미치고 팔짝 뛸 것 만 같았다. 맘에 없는 말만 맴돌고 자신이 왜 그런 억지스런 감정을 가지는 지도 모르겠다. 치밀어 오르기만 했다.
해피 액시던트 ; 운명같은 사랑
제이슨은 메모가 까맣게 그득한 그의 대본을 움켜쥐었다. 여기저기 카메라 플래쉬는 터져들어 오고 터틀넥 속에 파뭍힌 제이슨의 얼굴은 음영이 지도록 눈부시게 빛났다. 누군가 일본 여류작가의 약간의 음란한 시를 개작하여 그럴듯하게 제이슨을 향해 메일을 날린 것이다. 유리의 핸드폰 폰메일을 이용해서 말이다. 이유리를 가장해서 말이다. 거짓의 신기루가 가득한 일이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수현은 집 채 만한 야구선수에게 폭삭 파 묻혀 새끼 고양이처럼 바들바들 떨지만 유리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또 그는 그녀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유리 창 넘어 한 겨울 새파란 하늘이 그대로 노출되었다. 새파란 하늘을 향해 갈매기라도 한 마리 날아가면 했을 정도였다.
“사실 난 그 때가 내게 굉장히 예민한 시기였거든요. 내 맘을 처음으로 보인 이유리씨와 이야기하고 싶었고 자려고 그럴 때 마다 예쁜 이유리씨의 얼굴이 생각났어요. 내가 고른 모자를 쓰고 날아 가버린 유리씨는 결국 내 노크에 황당한 메일을 보냈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연예가 중계란 프로에 무조건OK해 버린 거에요. 그 메일을 볼 때마다 내가 어땠는지 알아요? 항상 내가 마지막 군중인 것만 같았단 말이에요.”
“제이슨이 보기에 그녀가 예쁘다고? 그녀가 튕겼다고??”
제이슨의 진실에 카메라 플래쉬 만큼 여기저기서 수군거림이 들렸다. 유리가 예쁘긴 예쁘지만, 세계적인 미남자이자 톱스타인 제이슨에게 서울의 한 직장여성이 예쁘게 보였다는 것은 화재거리였고 그녀가 튕겼다는 것 또한 스탭이나 취재진 모두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모르는 것이 있다. 꽃향기에 날아들 듯 나타난 그는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제이슨 같은 남자만이 가질 수 있는 조건들이다. 제이슨처럼 대단한 얼굴과 인기를 가진 남자만이 누릴 수 있는 괴로움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 하나만 충족되지 않아도 그런 값비싼 괴로움은 그 누구도 누릴 수 없다. 그 날 밤 제이슨은 유리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지만, 유리는 가볍게 튕겼다. 스타가 된 후 그에게 튕기는 여자는 없었다. 모든 여자들은 그를 좋다며 달려들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중 제일 나은 여자를 선별해서 고르는 것이 전부였다. 그녀들에겐 스타란 가면 뒤의 맘을 보일 수도 없었다. 그에게 그것은 부담이었다.
“제이슨, 나 그런 메일 안 보냈어요. 하지만, 제이슨이 그 메일 때문에 맘 상했다면 사과할 께 요. 그러니까 이런 쓰레기 같은 글들은 버려버려요.”
유리는 눈동자에 감춰진 눈물을 숨기며 대본이 움켜 쥔 그의 단단한 손을 잡았다.
“내가 여자지만 기사도 못지않은 명예를 걸고 맹세해요. 파티 프렌즈에서 만난 내 촌스런 내 짝 버릴게요. 그러니까, 제이슨도 이런 말 같지도 않은 글들 버려요. 내 촌스런 내 짝 누군지도 모르지만 내게 전혀 어울리지 않았어요.”
“오우!!!”
“멈춰요!!!”
여기저기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함성은 환호에 가까웠고 그대로 카메라 플래쉬에 오버랩 되었다. 거기에는 두 남자의 비참한 굉음까지 겹쳐졌다.
“당장 멈추지들 못해요?”
두 남자는 바로 유리의 촌스런 짝이 될 뻔한 짝짓기 프로그램의 광인 남자와 용호였다. 두 사람은 폭죽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통로로 뛰어나온 두 사람은 노예팅에 까지 참가하였다가 경매 중 뛰쳐나온 것이다. 왜냐하면 짝짓기 프로그램의 광인 남자나 용호에게나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광인 남자와 용호가 뛰쳐나오는 바람에 바 안의 상당수의 남녀들도 로비로 함께 뛰쳐나왔다. 그 바람에 로비는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통로와 로비가 비좁았다면 큰 일 날 정도였다.
“잘생긴 남자치고 똑똑한 남자 없다는 건 알아요. 댁같이 길고 몸까지 좋으면 오만하기까지 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도 그렇지 여기 한 남자를 이렇게 바보 만들어도 되는 거에 요?”
용호의 굉음에 따라나온 파티광인 남자는 씩씨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욱이 이 프론 전국에 방송되는 대한민국 대표의 공중파 프로에요. 그 프로에서 천연덕스럽게 당신이 찍은 여자가 한 남자를 내팽개치게 할 권리가 당신에게 어디 있어요? 대체 댁이 이유리와 어떤 사인데? 어디 한번 증명해보시지?”
제이슨은 정신이 아찔했다. 예전에 유리의 자기소개서에서 본 남자, 유리의 애매한 남자친구로 보이는 손용호의 말들이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찾은 행복한 진실을 놓치고 싶지도 않았다. 유리의 똑똑한 천사 같은 말은 제이슨을 더욱 그렇게 만들었다. 아뜩하고 정신 멍했다. 그의 앞에선 유리의 애매한 남자친구는 그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었다.
‘애라 모르겠다.’
이럴 때, 남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객기일까?
“이런 사이죠!”
결국 말해버렸다. 그녀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싼 다음 허리를 집어 날렵하게 젖혀진 날씬한 그녀를 향해 키스로 말해버렸다.
세상이 온통 사이키 조명이었다. 통로와 로비에 가득 찬 사람들은 일제히 카메라를 샷을 터뜨렸다. 디카, 폰카, 셀카, 그리고 방송용 카메라까지. 과히 화상시대에 맞는 행운의 사랑에 대한 세례였다.
“두 꼴통이 만나니 궁합이 죽이겠구만!”
용호는 어이가 없었다.
‘닳아빠진 타이어에 에어컨도 없는 지프차를 타 본 적 있나? 미치고 팔짝 뛴다.’
용호는 미치고 팔짝 뛸 것 만 같았다. 맘에 없는 말만 맴돌고 자신이 왜 그런 억지스런 감정을 가지는 지도 모르겠다. 치밀어 오르기만 했다.
뭔지 몰라도 졌다. 그것이 용호의 순수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