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길 쫓아 오는줄 알고 기겁했던 그 여자

2007.08.21
조회223

신혼때였다.

마눌이랑 대판싸우고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회사에서 없던 일 만들어 한참하다가 11시 쯤에 나왔다. 이문동살기에 여의도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 지금은 262번이지만 48번을 타게 되었다.

타본 분들은 알지만 진짜 지겹다. 하지만 되도록 늦게 들어가기 위해서는 할 수 없었다.

여의도 -> 마포 -> 서울역 -> 남대문 -> 을지로 -> 동대문 -> 신설동 -> 청량리 -> 이문동

 

동대문정도만 되면 이미 그로기 상태...

그때 한 여자가 탔다. 뭐 특별날것도 없었기에 별로 눈길도 안갔고(나도 마찬가지 외모지만) 그냥 보던 책 보면서 갔다.

내릴때 신이문역 근처 쯤에 일어 났더니 그 아가씨도 내릴려는지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냥 힐끔 쳐다보고 내렸는데 집이 신이문역을 넘어야 있는 아파트였다.

 

정류장에서 200여미터를 걸어가는데 우연찮게도 그 아가씨도 같은 방향이었나 보다. 뭐 그런가 보다 하고 절반정도 가는데 이 아가씨가 내쪽을 힐끔 힐끔 보기 시작하는데 그 빈도가 가면 갈 수록 더 심해지면서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게 아닌가?

 

혹시 저 아가씨가 내가 쫓아 가는 걸로 오해하는 걸까? 에이 아니겠지 이러면서 난 내갈길 천천히 갔다.

그 아가씨 신이문역 다와서 있는 고려당 빵집 골목으로 들어가더니만 들어가고 나서는 냅다 뛰는 소리가 나는게 아닌가. 난 그냥 가다가 골목쪽을 보니 완전 패닉상태의 그 아가씨 걸음아 나 살려라 하는 듯이 뛰어가는게 보였다.

 

완전 짜증나서 가뜩이나 마눌이랑 싸워서 기분 안좋은데 쫓아가서 잡은 다음에 말해주고 싶었다.

천천히 가도 되거든? 거울 안봐?

저게 사람을 뭘로 보고 하는 생각이 절로 났었다.

그 아가씨 입장에서야 참 무서웠겠다 싶지만 아무리 그래도 멀쩡하니 취하지도 않았고 양복에 넥타이 까지 매고 다니는 사람이 어쩔라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아직도 거기 사나 그 아가씨 궁금하네.

나 이사갔으니 이젠 맘놓고 집에 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