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작다고 절대 주눅들지 마세요

swott200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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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키는 남자로서는 아주 작은 키인, 158cm입니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고 몸이 약해 1월생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빨리 가지 못했으니까요.

부모님은 큰 키였기 때문에 나도 클 수 있다고 제 자신을 위로하기도 했고, 매일 스트레칭도 했고, 우유도 하루에 2리터씩 마시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척추 치료도 받아봤고, 온갖 좋다는 약도 먹어봤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릴 적에 작았던 키가 갑자기 쑥 커버렸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당연히 저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키는 크지 않았고, 18살 때 체육 시간에 뜀틀을 뛰던 중 손을 다쳐 정형외과에 간 저는 성장판이 닫혔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키는 제 콤플렉스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친구들은 키가 작은 제게 왕따라는 또 하나의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하늘을 원망해보기도 했죠.
좌절도 많이 해보고, 사람들 시선을 두려워하기도 했었습니다.
실패하고, 차이고, 거절당하고, 외면당할 때마다 모두 키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보다 한 살이 어린 여동생은 저보다 컸고, 예뻤기 때문에, 밖에서 동생을 만나면 동생을 모른척하거나 도망 다니기에 바빴습니다.
175cm, 심지어는 180cm가 넘는 사람이 키가 작아 살기 싫다는 소리를 들으면 숨고만 싶었습니다.
아니, 죽고 싶었습니다.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고, 수술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해왔습니다.

대학 입시에마저 실패하자 저는 하루하루를 술로 보냈고, 결국 알지 못할 힘에 이끌려 죽기로 결심했고, 죽기 전에 다 즐기고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저는 비싼 차를 사고, 여자들과 자고, 비싼 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음악 공연들을 다녔습니다.

그 중 한 공연이 저를 살렸고,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하나는 Mitchel Petrucciani의 97년 내한 공연이었습니다.
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였지만, 음반으로만 접해왔기 때문에, 그가 누군지 전혀 몰랐고, 그저 그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게 되었습니다.
공연장에서 그의 모습을 보았을 때, 저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93cm밖에 되지 않는 키, 골형성부전증이라는 선천적인 장애를 극복한 그의 피아노 연주가 얼마나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는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평소에 즐겨 들었던 September Second는 제게 새롭게 다가왔고, 그의 연주를 들으면서, 아니 느끼면서 저는 겨우 키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한 제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성한 몸을 가지고도 얼마나 의미 없는 삶을 살아왔는지 후회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한심한 사람이었는지를 생각했습니다.

결국 공연 중에 저는 뜨거운 눈물을 터뜨려버렸고,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온 눈물은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위로해주었고, 저는 다시 살아야겠다고, 뭔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Mitchel이 있는 뉴욕에 무작정 건너가 3시간씩 자며 죽도록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미시간대학을 입학하게 되었죠.
거기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Univ. of Chicago에 편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국에서 저는 제 삶을 바꿀 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한 교수의 추천으로 윌로크릭 교회에 가게 되었고, 기독교에서 제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 지를, 제가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키가 작고 큼은 차이에 불과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G.Sachs에 취직하여 한국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보다 9cm나 더 크지만, 제 내면을 사랑해준 여자친구와 조만간 결혼도 할 예정입니다.

 

키가 작고, 얼굴이 못생겼다고, 혹은 다른 이유로 자신을 미워하고, 힘들어하지 마세요. 인간은 모두 그 존재만으로도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또한 마찬가지구요.

 

저를 자살에서 구해준, 폐렴으로 고인이 되어버린 Mitchel Petrucciani에게, 그리고 저를 사랑하시고,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 글을 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