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선전포고..

밝은사회건설2007.08.23
조회296

스물 둘 대학생입니다.

학군단(ROTC아시죠?)하고 있어서

대학 졸업하고 장교로 평생 국가에 충성 할 생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왜 자기소개를 하는지;; 습관적으로;; 정신없네요~

 

고등학교 3학년 시작하면서 부터 만난 여자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는 '첫사랑'이죠.

긴 생머리에 깔끔한 교복이 어찌나 이뻤던지..

아직도 새록새록하네요..

 

여튼, 힘든 고3 거쳐서 대학 올라오고 지금까지

이 친구를 못 벗어나서 만났다 헤어졌다 금방 다시 만나기를 반복..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마음으로 많이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구요.

근데 혼자만의 생각이었을까요~~

서로 사고방식이 너무 다르다 보니 (전 좀 고지식한 면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멋있으려고 쿨한척도 자주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거든요 ^^;;.. 이 친구는 고지식한 듯 하면서 상당히 자유분방하기도 하고..)  또 그렇게 감정적으로 헤어져버리고 며칠이 지난 오늘이었습니다.

 

연락이 왔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다시 만나자 하는 연락이겠지 싶어서

조금은 삐딱하게 연락에 응했습니다. 실은 이번에 헤어질 때 그 친구가

원인제공을 좀 했거든요.. 물론 남자가 되서 사랑하는 여자가 잘못 좀 했다고

치졸하게 헤어지자 그러고 그러면 안되지만.. 보통 남자들이 참 어리석게도

첫사랑한테는 왠지 이성보단 감정에 휘둘리게 되다 보니.. 저 역시..

여튼 그 친구랑 이런 저런 문자를 하는데 인연을 끊어버리자는 겁니다. 정말 이제 그만하자고.

미안하다고 붙잡을 줄 알았던 그 친구가 그런 말을 하니 처음엔

좀 쌔게 나오는 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이야기가 결혼 하고싶은 사람이 생겼다는 겁니다.

멍~ 해지더군요..

그 친구 성격에 그런 걸로 빈말 하진 않을 거고.. 냉정을 찾으면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고는 제가 깊이 생각 한 것이고 진심이라면

원망하지 않고 보내주겠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진심에서 한 소리지만

당황스러움에 마구 쿵쾅거리는 심장이 머리랑은 생각을 하는 것 같더군요..

 

내가 얼마나 못났으면 그렇게 나 아니면 죽고 못살던 애가

다른 사람이 생겨서 떠나가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들고.

아무리 싸워도 서로의 마음만은 확실하게 알던 우리였고,

여전히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몰라도 한참을 몰랐네요.

저와의 만남이 힘들었으니 다른 데 시선이 갔겠죠.

그 친구랑 저, 많이 헤어지긴 했었지만 다른 이성에 대한 문제로

그런 적은 없던 터라 기분은 더욱 착잡하더군요..

속은 타들어갔지만 축하한다고 했습니다. 연락 안할테니

염려하지 말라고 그랬구요.

미안하다더군요.. 그 말에 조금은 비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차라리 못되게 굴고 떠나버리면 미워라도 할텐데..

그 남자분과 나이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더라구요...

청혼을 받았다고 합니다.

고녀석 아직 스물둘인데^^;; 이른 결혼도 나쁜 건 아니지만..

 

기분이 너무 묘하네요. 이거 뭐 미운 것도 힘든 것도 섭섭한 것도 아닌 것이;;..

못난 날 이쁘다고 해줄 때 좀 더 잘할 걸 내 여자 못지킨 바보같은 놈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 친구 아니면 누가 절 만나주겠어요. 저부터가 다른 사람은 생각도 못했고..

여튼, 여자들은 현실적이라 현재의 사랑에 충실하게 되잖아요.

남자처럼 끝난 사랑 질질 끌고 한잔 하면 이야기 꺼내고 하는 답답한 짓 안하고..

그 친구는 그 사람과 다른 사랑을 꽃피워 가겠죠..    에잇!......

 

불과 얼마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힘든 마음 좀 정리 하니까

또 이렇네요. 다 제 탓인 것만 같습니다.

올 여름은 제 인생에서 너무나 중요했던 두 사람이 조금은 다른 경우로

제 곁에서 떠나버린 한없이 잔인한 계절이네요~..

그래도 행복을 빌어 봅니다~ 어린 나이에 그 친구 덕에 너무 이쁜 사랑을

했고 그 덕분에 좋은 추억도 많고.. 당장은 좀 힘들긴 하겠지만.

다들 그러잖아요~ 시간이 약이라고.

이별 겪고 계시는 분들 모두 힘내세요~ 잡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꼭 잡으시구요.

저 처럼 못난 짓 하지마시고 ^^;;;;...

누군가와 헤어지면 대부분 그러시듯이 저도 제 생활에 좀 더 집중해보려 합니다.

운동도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틈틈히 일도하고 어머니께 좀 더 효도도 하고..

아.. 오늘은 정말 소주한 잔 해야겠습니다 ^^;

아버지 보내드릴 때도 하나 있는 아들이라고 눈물 꾹꾹 참았는데 오늘은 자신이 없네요~

친구놈들한테 부끄러운 모습 보일 것만 같습니다. 다 이해해 줄 녀석들이지만..

갑자기 실없이 웃음이 나오네요.. ㅋㅋ; 미쳤죠?ㅋㅋ 인생은 새옹지마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하도 문제 많은 커플이었던 터라 친구놈들한테는 말해도

또 붙을거면서~~~ 하고 웃어넘길 것이 뻔해서 답답한 마음에 몇 자 끄적입니다.

이런 상황에 제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제 생활에 집중해야 할 지

인생 선배님들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 제 푸념같은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셨을 거란 생각만으로도 뭔가 힘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