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집 앞에 차를 주차하곤 자신의 집에 밝은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활짝 웃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그녀의 집안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그녀의 웃음의 의미는 나 혼자 해석할 수 없는 의미였다. 그리곤 그녀는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도 무슨 힘이 났는지 2층까지 뛰어올라간다. 그리고 문을 바로 활짝 열어보였다. 누군가 있던 것 이였다. 나도 그녀를 따라 대문 안 으로 발을 들여 놓자 그녀의 그임을 확신할 수 있는 휠체어가 보였다. 그것은 매우 이상한 느낌이었고, 왠지 따뜻한 느낌까지 들었다. 오랜만에 그녀의 웃음이 너무 반가운 탓일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다. 그녀가 하는 것이 진정 내 마음까지 울리는, 사랑이란 것 일까? 마음이 찡한 느낌이 들었고 나는 그녀가 두고 간짐을 모두 들고 올라가느라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층계를 모두 오르자, 그녀의 그가 보였다. 아마도 이곳을 올라오기 힘들었을 꺼라 생각된다. 10월 말경의 약간 쌀쌀한 날씬데도 그는 얼굴 전체와 목에 다은 윗도리가 온통 땀에 젖어 축축해 보였다. 하지만 그가 이곳을 올라오는 것도 모두 그녀를 위한 것이라, 현정선배는 그 마음을 다 헤아려 주는 듯 수건으로 그를 정성스레 닦아 주고 있었다. 나는 순간 장난 끼가 발동하고 말았다.
“어어, 이거 솔로인 제 앞에서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 남자가 시선을 돌렸을 때 그와 나는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쳤고 그의 양볼은 귀엽게 빨개졌다. 긴 스포츠머리에 단정한 이목구비까지 요즘 여성들이 충분히 공감하며 잘생겼다 칭송할 수 있는 그런 남자의 외모였다.
“인사해.”
현정선배의 눈엔 이미 그를 향한 레이저라도 발싸 될 듯 눈이 반짝반짝하면서도 강렬했다. 그가 머쓱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나는 매우 반갑게, 친근감을 듬뿍 담아 손을 뻗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그가 내 손을 잡고 어색한 듯 악수를 하는데, 그의 손은 무척 단단하고 거칠었다. 하지만 왠지 손끝에서 전해오는 그의 모습이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상상되기 시작했다. 분명 그는 휠체어에서 농구공을 튀기며 멋지게 슛을 넣고 그런 그를 현정선배가 안아주고 하는 모습 안에 사랑이 피어오르는 뭉클한 상황을 상상하며 그의 손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자, 그는 난처해하고 그녀는 웃으며 그와 내손을 이만 놓도록 중간에서 톡 쳤다. “짖굳기는. 그만하고 이리와.” 라고 말하며 그녀는 도도하게 부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나도 그녀를 따라 그곳으로 갔다. 그녀는 갑자기 도도한 모습에서 순식간에 들뜬 아이처럼 둔갑하고는 그가 들을까 조심하는 듯 조용한 목소리 속삭인다.
“어때?어때어때?”
나는 그런 그녀의 행동이 꼭 사춘기 소녀 같아 킥킥대며 웃었다. 그러자 그녀는 의아해하며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멋져요. 잘생겼어요. 너무 인물이 좋은 거 아니에요. 언니가 반할만했구만!”
그러자 그는 다행스러운 듯 불편하게 힘을 주어 올렸던 어깨를 한결 편하게 가라앉히곤 “그렇지?”라며 애써 나오는 행복한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근데, 언니 그래도 나도 초대손님아니에요?”
“응? 근데. 왜?”
“아, 오늘 저녁은 언니 혼자 다 해야죠.”
“으응?”
“전 오늘 빠지겠습니다. 호호 형부랑 놀아야지.”
내가 마지막 답변에 형부라는 말에 결국 얼굴이 빨개진 듯 입아프게 미소 짓고 있었다. 나는 머쓱한 듯 부엌을 빠져나와 그가 앉아있는 소파 아래쪽 바닥에 앉았다.
“음,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뭐, 나름대로 많이 들은 것 같아요. 헤헤.”
“그래요? 하하, 무슨 이야기를 하던가요?”
“그냥, 너무 좋다는 거요.”
“하하.”
그는 실없이 웃고 있었다.
“우리의 그녀 현정씨의 무엇이 글케 맘에 드나요?”
그는 부끄러운 듯 얼굴이 살짝살짝 붉어지면서도 조근조근 내 대답에 차분하게 설명하듯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착하고요. 일단은 어떤 사람이든 이해해주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랄까? 내가 생각할 때는 배울 점이 무척 많다고 생각해요.”
“오오, 존경받을만한 여성상이라는 건가요?”
내가 대답하자 그는 습관인 듯 아까부터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며 웃고 있었다.
“하하하.”
“좋겠네요. 어떤 마음인지 깊이 설명안해도 내 마음까지 그 뽜워가 푱푱 느껴지니 말이죠.”
“음, 현정이가 말하기를 채민씨라고 하던데, 맞나요?”
“예, 맞아요. 현정언니가 저에 대해 이야기 했었군요.”
“아, 맞아요. 자주 이야기 했었죠. 무척 궁금했었는데.”
“아, 그래요? 현정마마께서 무슨 소리를 하셨을까나~"
"그냥 예쁘고 좋은 동생이라고요. “
“정말요? 이런, 그렇다면 여기 가만히 있을 순 없죠. 제가 언니 저녁좀 돕고 올게요.”
내가 즐거운 듯 웃으며 부엌으로 가자 그도 큭큭 대며 웃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부엌 앞의 커텐쪽에서부터 그녀가 흥얼거리는 콧노래 소리가 들렸다.
“언니, 많이 했어요?”
“어어, 이것만 끓고 밥 뜸만 들이면 돼.”
“오오 맛있는 냄새. 그나저나, 결혼은 안 해요?”
“결혼? 아직 우리 아버지는 그 사람 못 봤어.”
“어랏? 그럼 언니는 형민씨 부모님 만나본거에요?”
“응..”
“좋아하시죠?”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장애가 있어서 그런지 우리 쪽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서 걱정하고 계셔.”
“그렇구나. 잘 될 거에요.”
“그렇겠지? 나도 솔직히 감을 못 잡겠어. 좀 걱정스러워.”
“걱정 마요.”
그녀와 끓어가는 해물 탕과 뜸 들이는 밥을 두고 대화를 하는데, 건너편에서 형민씨가 나를 불렀다.
“채민씨~~"
그녀가 가보라고 손짓하고 나는 그가 있는 곳으로 갔다.
“왜요?”
“아, 핸드폰 자꾸 진동 오는 것 같은데요?”
“그래요?”
나는 소파 옆에 두었던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시우씨였다. 급하게 폴더를 열어 통화키를 눌렀다. 하지만 타이밍이 늦었는지 전화가 끊기고 말았다. 다시 전화를 하려는데, 그녀가 부른다.
“채민아, 이리 와서 이것좀 담아봐. 나 여기.”
그녀가 그를 가리키는 듯 했다. 몸이 불편해서 그는 그녀를 필요해 하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로 핸드폰을 넣고는 부엌으로 가서 맛있게 끓여진 해물 탕과 밥을 그릇에 담아내고 있었다. 그동안 그녀는 무엇을 하는지 쿵탁쿵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퀴달린 의자 위로 그와 함께 부엌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오랜만에 한껏 기분 좋은 음식과 대화를 맛보고 있었다. 다 먹은 후 배가 부른데도 그녀는 뭐가 급한지 설거지까지 꼼꼼하게 한다. 나는 옆에서 무엇을 할까 두리번거리다 과일을 깍는도중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졌다. 시우씨였다.
“아, 여보세요?”
“저기..”
시우씨 목소리가 뭔가 어색하면서도 불안한 음성이었다.
“왜요?”
“저기 삐졌어?”
“네??”
“미안해. 내가 자주 연락도 하고 그럴게.”
나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웃음을 간신이 참고는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저기 미안한데요, 제가 다시 전화 드릴게요.”
전화를 끊자마자 내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는지 그녀가 묻는다.
“누군데 그래?”
“시우씨.”
“뭐래?”
“아니, 좋다는 사람이 연락도 없고 해서 뭐라 했더니 미안하다고 하면서, 연락도 자주하고 그런다고 하면서 삐졌냐고 묻는데요?"
“하하, 꽤나 귀엽네.”
“그런가, 귀여운 건지 순진한 건지, 갈피를 못 잡겠어요.”
“그래? 근데 더 통화하지 끊었어?”
“그냥, 이사람 행동이 너무 웃겨서 생각 좀 해보려고요.”
“무슨생각?”
“그냥 장난칠 생각.”
“데리러 오라구해~”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좀 하고 나도 우리 님과 둘이 데이트좀 하고.”
“어머머머, 언니 딴 곳에 맘두고 너무 해요!”
“뭐를, 그럴 수도 있지.”
“하여튼.”
나는 과일을 다깍고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벨은 분명 한번밖에 안 울렸는데 그가 급한 듯이 전화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무슨 전화를 그렇게 빨리 받아요?”
“아, 아니 그냥 기다리고 있었거든.”
“어디에요?”
“집이야.”
“파주집이요?”
“아니, 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파주에서 잠깐 집에 왔어.”
“아, 그렇구나. 그럼 지금은 뭐하는데요?”
“나? 그냥 별거 없이 너랑 통화만하고 있는데?”
“아아,”
“그럼 채민이는 모하는데?”
그는 내 대화의 목적에 넘어 오고 있었다. 워낙 말이 없는 남자라 계속 관심을 갖고 그를 관찰한 결과가 내가 먼저 말을 해서 일상적인 질문을 하면 고대로 나한테도 다시 질문을 한다는 점이였다.
“저, 지금 용산인데 현정언니네요.”
“아, 누군지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 알고 있어.”
“거기서 모하는데?”
“술 마셔요.. 아 머리 아프다…….”
나는 그가 내가 원하는 대답이 나오도록 온몸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었다. 다행이도 그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술?많이 마셨어?”
“그냥.. 조금요..”
“집에 언제가려고?”
“곧 가야하는데, 에구. 오늘 볼까요?”
“오늘? 늦었잖아. 술도 마셨다며?”
“뭐, 싫음 말구요.”
“아냐 아냐, 너 술 마셨다며? 뭐 퇴근시간때도 지났고 그쪽까지 차 덜 밀리겠지 서울로 가는 거니까, 델러갈게.”
나는 순간적으로 ‘아싸~’ 외칠 뻔했다. 한손으로는 폰을 들고 한손으로는 입을 단단히 막고는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아, 정말요? 괜찮은데, 그러면 근처 와서 전화 줘요.”
“어, 그래 알았어. 좀있다 봐.”
“네, 고마워요..”
그가 전화를 여전히 먼저 끊었지만 기분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 나는 재미있다는 듯 그녀와 그가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거실로 가자 그녀가 묻는다.
“데리러 온대?”
“큭큭. 네, 온데요.”
“어머머, 좋겠네.”
“근데 언니, 혹시 소주나 맥주 없어요?”
“응? 술?”
“네. 나 지금 술 많이 마셨다고 거짓말했는데.”
“정말?”
“네. 그래도 조금이라도 마시고 나가야겠는데요?”
“잠시만.”
그녀는 바삐 냉장고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소주 반병을 들고 왔다. 나는 글라스에 소주 반병을 모두 따라내고는 앞에 있는 과일과 함께 그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시나브로[22]
그녀는 집 앞에 차를 주차하곤 자신의 집에 밝은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활짝 웃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그녀의 집안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그녀의 웃음의 의미는 나 혼자 해석할 수 없는 의미였다. 그리곤 그녀는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도 무슨 힘이 났는지 2층까지 뛰어올라간다. 그리고 문을 바로 활짝 열어보였다. 누군가 있던 것 이였다. 나도 그녀를 따라 대문 안 으로 발을 들여 놓자 그녀의 그임을 확신할 수 있는 휠체어가 보였다. 그것은 매우 이상한 느낌이었고, 왠지 따뜻한 느낌까지 들었다. 오랜만에 그녀의 웃음이 너무 반가운 탓일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다. 그녀가 하는 것이 진정 내 마음까지 울리는, 사랑이란 것 일까? 마음이 찡한 느낌이 들었고 나는 그녀가 두고 간짐을 모두 들고 올라가느라 힘겹게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층계를 모두 오르자, 그녀의 그가 보였다. 아마도 이곳을 올라오기 힘들었을 꺼라 생각된다. 10월 말경의 약간 쌀쌀한 날씬데도 그는 얼굴 전체와 목에 다은 윗도리가 온통 땀에 젖어 축축해 보였다. 하지만 그가 이곳을 올라오는 것도 모두 그녀를 위한 것이라, 현정선배는 그 마음을 다 헤아려 주는 듯 수건으로 그를 정성스레 닦아 주고 있었다. 나는 순간 장난 끼가 발동하고 말았다.
“어어, 이거 솔로인 제 앞에서 너무한 거 아닙니까?”
그 남자가 시선을 돌렸을 때 그와 나는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쳤고 그의 양볼은 귀엽게 빨개졌다. 긴 스포츠머리에 단정한 이목구비까지 요즘 여성들이 충분히 공감하며 잘생겼다 칭송할 수 있는 그런 남자의 외모였다.
“인사해.”
현정선배의 눈엔 이미 그를 향한 레이저라도 발싸 될 듯 눈이 반짝반짝하면서도 강렬했다.
그가 머쓱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나는 매우 반갑게, 친근감을 듬뿍 담아 손을 뻗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그가 내 손을 잡고 어색한 듯 악수를 하는데, 그의 손은 무척 단단하고 거칠었다. 하지만 왠지 손끝에서 전해오는 그의 모습이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상상되기 시작했다. 분명 그는 휠체어에서 농구공을 튀기며 멋지게 슛을 넣고 그런 그를 현정선배가 안아주고 하는 모습 안에 사랑이 피어오르는 뭉클한 상황을 상상하며 그의 손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자, 그는 난처해하고 그녀는 웃으며 그와 내손을 이만 놓도록 중간에서 톡 쳤다. “짖굳기는. 그만하고 이리와.” 라고 말하며 그녀는 도도하게 부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나도 그녀를 따라 그곳으로 갔다. 그녀는 갑자기 도도한 모습에서 순식간에 들뜬 아이처럼 둔갑하고는 그가 들을까 조심하는 듯 조용한 목소리 속삭인다.
“어때?어때어때?”
나는 그런 그녀의 행동이 꼭 사춘기 소녀 같아 킥킥대며 웃었다. 그러자 그녀는 의아해하며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멋져요. 잘생겼어요. 너무 인물이 좋은 거 아니에요. 언니가 반할만했구만!”
그러자 그는 다행스러운 듯 불편하게 힘을 주어 올렸던 어깨를 한결 편하게 가라앉히곤 “그렇지?”라며 애써 나오는 행복한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근데, 언니 그래도 나도 초대손님아니에요?”
“응? 근데. 왜?”
“아, 오늘 저녁은 언니 혼자 다 해야죠.”
“으응?”
“전 오늘 빠지겠습니다. 호호 형부랑 놀아야지.”
내가 마지막 답변에 형부라는 말에 결국 얼굴이 빨개진 듯 입아프게 미소 짓고 있었다. 나는 머쓱한 듯 부엌을 빠져나와 그가 앉아있는 소파 아래쪽 바닥에 앉았다.
“음,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뭐, 나름대로 많이 들은 것 같아요. 헤헤.”
“그래요? 하하, 무슨 이야기를 하던가요?”
“그냥, 너무 좋다는 거요.”
“하하.”
그는 실없이 웃고 있었다.
“우리의 그녀 현정씨의 무엇이 글케 맘에 드나요?”
그는 부끄러운 듯 얼굴이 살짝살짝 붉어지면서도 조근조근 내 대답에 차분하게 설명하듯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착하고요. 일단은 어떤 사람이든 이해해주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랄까? 내가 생각할 때는 배울 점이 무척 많다고 생각해요.”
“오오, 존경받을만한 여성상이라는 건가요?”
내가 대답하자 그는 습관인 듯 아까부터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며 웃고 있었다.
“하하하.”
“좋겠네요. 어떤 마음인지 깊이 설명안해도 내 마음까지 그 뽜워가 푱푱 느껴지니 말이죠.”
“음, 현정이가 말하기를 채민씨라고 하던데, 맞나요?”
“예, 맞아요. 현정언니가 저에 대해 이야기 했었군요.”
“아, 맞아요. 자주 이야기 했었죠. 무척 궁금했었는데.”
“아, 그래요? 현정마마께서 무슨 소리를 하셨을까나~"
"그냥 예쁘고 좋은 동생이라고요. “
“정말요? 이런, 그렇다면 여기 가만히 있을 순 없죠. 제가 언니 저녁좀 돕고 올게요.”
내가 즐거운 듯 웃으며 부엌으로 가자 그도 큭큭 대며 웃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부엌 앞의 커텐쪽에서부터 그녀가 흥얼거리는 콧노래 소리가 들렸다.
“언니, 많이 했어요?”
“어어, 이것만 끓고 밥 뜸만 들이면 돼.”
“오오 맛있는 냄새. 그나저나, 결혼은 안 해요?”
“결혼? 아직 우리 아버지는 그 사람 못 봤어.”
“어랏? 그럼 언니는 형민씨 부모님 만나본거에요?”
“응..”
“좋아하시죠?”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장애가 있어서 그런지 우리 쪽 부모님의 반응에 대해서 걱정하고 계셔.”
“그렇구나. 잘 될 거에요.”
“그렇겠지? 나도 솔직히 감을 못 잡겠어. 좀 걱정스러워.”
“걱정 마요.”
그녀와 끓어가는 해물 탕과 뜸 들이는 밥을 두고 대화를 하는데, 건너편에서 형민씨가 나를 불렀다.
“채민씨~~"
그녀가 가보라고 손짓하고 나는 그가 있는 곳으로 갔다.
“왜요?”
“아, 핸드폰 자꾸 진동 오는 것 같은데요?”
“그래요?”
나는 소파 옆에 두었던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시우씨였다.
급하게 폴더를 열어 통화키를 눌렀다. 하지만 타이밍이 늦었는지 전화가 끊기고 말았다.
다시 전화를 하려는데, 그녀가 부른다.
“채민아, 이리 와서 이것좀 담아봐. 나 여기.”
그녀가 그를 가리키는 듯 했다. 몸이 불편해서 그는 그녀를 필요해 하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로 핸드폰을 넣고는 부엌으로 가서 맛있게 끓여진 해물 탕과 밥을 그릇에 담아내고 있었다.
그동안 그녀는 무엇을 하는지 쿵탁쿵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퀴달린 의자 위로 그와 함께 부엌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오랜만에 한껏 기분 좋은 음식과 대화를 맛보고 있었다.
다 먹은 후 배가 부른데도 그녀는 뭐가 급한지 설거지까지 꼼꼼하게 한다. 나는 옆에서 무엇을 할까 두리번거리다 과일을 깍는도중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졌다. 시우씨였다.
“아, 여보세요?”
“저기..”
시우씨 목소리가 뭔가 어색하면서도 불안한 음성이었다.
“왜요?”
“저기 삐졌어?”
“네??”
“미안해. 내가 자주 연락도 하고 그럴게.”
나는 순간 웃음이 나왔다. 웃음을 간신이 참고는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저기 미안한데요, 제가 다시 전화 드릴게요.”
전화를 끊자마자 내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는지 그녀가 묻는다.
“누군데 그래?”
“시우씨.”
“뭐래?”
“아니, 좋다는 사람이 연락도 없고 해서 뭐라 했더니 미안하다고 하면서, 연락도 자주하고 그런다고 하면서 삐졌냐고 묻는데요?"
“하하, 꽤나 귀엽네.”
“그런가, 귀여운 건지 순진한 건지, 갈피를 못 잡겠어요.”
“그래? 근데 더 통화하지 끊었어?”
“그냥, 이사람 행동이 너무 웃겨서 생각 좀 해보려고요.”
“무슨생각?”
“그냥 장난칠 생각.”
“데리러 오라구해~”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좀 하고 나도 우리 님과 둘이 데이트좀 하고.”
“어머머머, 언니 딴 곳에 맘두고 너무 해요!”
“뭐를, 그럴 수도 있지.”
“하여튼.”
나는 과일을 다깍고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벨은 분명 한번밖에 안 울렸는데 그가 급한 듯이 전화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무슨 전화를 그렇게 빨리 받아요?”
“아, 아니 그냥 기다리고 있었거든.”
“어디에요?”
“집이야.”
“파주집이요?”
“아니, 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파주에서 잠깐 집에 왔어.”
“아, 그렇구나. 그럼 지금은 뭐하는데요?”
“나? 그냥 별거 없이 너랑 통화만하고 있는데?”
“아아,”
“그럼 채민이는 모하는데?”
그는 내 대화의 목적에 넘어 오고 있었다. 워낙 말이 없는 남자라 계속 관심을 갖고 그를 관찰한 결과가 내가 먼저 말을 해서 일상적인 질문을 하면 고대로 나한테도 다시 질문을 한다는 점이였다.
“저, 지금 용산인데 현정언니네요.”
“아, 누군지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 알고 있어.”
“거기서 모하는데?”
“술 마셔요.. 아 머리 아프다…….”
나는 그가 내가 원하는 대답이 나오도록 온몸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었다.
다행이도 그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술?많이 마셨어?”
“그냥.. 조금요..”
“집에 언제가려고?”
“곧 가야하는데, 에구. 오늘 볼까요?”
“오늘? 늦었잖아. 술도 마셨다며?”
“뭐, 싫음 말구요.”
“아냐 아냐, 너 술 마셨다며? 뭐 퇴근시간때도 지났고 그쪽까지 차 덜 밀리겠지 서울로 가는 거니까, 델러갈게.”
나는 순간적으로 ‘아싸~’ 외칠 뻔했다. 한손으로는 폰을 들고 한손으로는 입을 단단히 막고는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아, 정말요? 괜찮은데, 그러면 근처 와서 전화 줘요.”
“어, 그래 알았어. 좀있다 봐.”
“네, 고마워요..”
그가 전화를 여전히 먼저 끊었지만 기분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
나는 재미있다는 듯 그녀와 그가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거실로 가자 그녀가 묻는다.
“데리러 온대?”
“큭큭. 네, 온데요.”
“어머머, 좋겠네.”
“근데 언니, 혹시 소주나 맥주 없어요?”
“응? 술?”
“네. 나 지금 술 많이 마셨다고 거짓말했는데.”
“정말?”
“네. 그래도 조금이라도 마시고 나가야겠는데요?”
“잠시만.”
그녀는 바삐 냉장고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소주 반병을 들고 왔다.
나는 글라스에 소주 반병을 모두 따라내고는 앞에 있는 과일과 함께 그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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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댓글도 없고 글이 재미있는지 없는지 어쩔지 몰라서 ㅠ0ㅠ고민스러웠는데
그래도 간간히 글도 남겨주시고 감사해요. 더우실텐데 조금더 웃고 조금더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