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 그리고 그 후

이웃집또털어2007.08.25
조회256

톡톡은 가끔씩 보고 그러는 사람입니다.
늘 보고 코멘트 달고 하다가 여기에 제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20대 후반의 남잡니다.

여자 친구는...여자 친구였던이겠죠?

여자 친구였던 아이는 20대 초반???

나이 차이가 6살이었네요.

주변에선 부러움이 꽤 많았죠.

 

2004년 7월 초에 처음 만나서 제가 대쉬를 했습니다.

세X클럽이라는 채팅 사이트에서 만났는데...

친구를 소개시켜 주려고 했는데 이 아이가 제 친구 늙었다고 싫다고 해서 '그럼 난 어떠냐.'라고 했다가 사귀게 되었죠.

제가 한때 제정신이 아닌 채로 게임에 미쳐서 살았던 때도 제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던 아이였는데.

너무 힘이 들었던 것이었을까요?

그 후에 이 아이는 저를 두고도 다른 남자를 두 명이나 더 만났네요.

전 다 알고도 그냥 있었습니다.

제가 게임에 미쳐서 살았던 게 거의 8개월이었거든요.

그때는 여자 친구가 제발 게임 관두고 만나자고 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본 적도 있었으니까요.

그게 미안해서 알면서도 그냥 있었습니다.

아니, 제가 뭐라고 하면 이 아이 놓칠 것 같아서 그냥 뒀습니다.

 

그러다가 한 명은 정리가 되었고 나머지 한 명이 남았는데...

그 남자도 제가 이 아이에게 매달려서 제발 나 좀 살려달라고, 내가 너한테 지은 죄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냐고 했습니다.

알았다고 하네요.

6월이 오기 전에 정리하겠다고 하네요.

사실 사람 마음이 어디 쉽게 정리가 되나요? 그래서 기다렸죠. 6월이 오니 저에게 잘하는 듯하더라구요.

그 후에는 전보다 거짓말이 좀 더 는 거 같더군요.

그리고 변명도 많아졌고.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시간이 갈수록 잦아지구요.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이 아이, 6월이 오기 전에 정리하겠다고 하던 그 남자와 아직도 연락하고 있다는 것을요.

 

며칠 전에 이 아이와 메신져로 대화를 했습니다.

자기는 먼저 헤어지자는 소릴 못 하겠대요.

제가 이상한 소릴 할 거 같아서요.

여지껏 한 번도 먼저 헤어지잔 소릴 한 적이 없는 저인지라 저 말을 듣는 순간 멍해지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에 카운터 펀치까지 날아옵니다.

 

'오빠, 미안한데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면 안 될까?'

 

순간 답답해지더군요.

뭐라고 이을 말도 없었고...

결국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너 정리할 테니 그때까지만 참아달라고.

 

 

오늘 아침에 11시 정도에 이 아이 동네까지 지하철 타고 갔습니다.

그리고 제가 밥을 먹자고 했습니다.

이 아이는 몰랐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걸...

사실 저도 이렇게 빨리 정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마음이 들었을 때 헤어지자고 하는 게 정신적인 데미지를 좀 적게 받을 거란 생각에 저질렀습니다.

이 아이 우네요.

대화 잠깐 하고 그 아이는 집으로 가고 저도 집으로 왔습니다.

서로 반대 방향이기에.

사당에 내려서 집까지 거의 2시간을 걸어서 왔습니다.

 

마음이 아직은 크게 안 아픈데 몸과 정신이 장난 아니게 피곤하네요.

아마 오늘 밤이면 이별이 실감나겠죠?

 

한 번 정도는 잡아줬으면...하는 미친 생각도 했습니다.

휴...아픕니다.

 

만난 지 1111일일도 훨씬 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