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마트에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포크를 맞았습니다.

유학생 2007.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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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그것도 인종차별이 없다는 캐나다 벤쿠버에서 저에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홧병이 나서 잠도 오지 않아 이곳에 여러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 글을 올리네요.

 

어제 벤쿠버의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한 켠에서 치즈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마침 와인이랑 먹을 치즈를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다가가서 시식을 해 보았지요. 한 백인 여성분도 시식을 하고 있기에 다가가 직원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데 접시를 백인 여자분 쪽으로 옮기면서 노골적으로 인사를 무시하더군요.

그때부터 무언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기분은 들었지만 해외에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면 살 수도 없는 것이고, 무안해서 사용한 포크를 한켠에 쓰레기가 모아져있는 곳에 놓아두고 장바구니를 들고 뒤돌아 섰습니다.

순간 무언가가 강하게 확 날라와 제 신발 밑에 떨어지더라고요.

저는 뭔가 싶었는데 같이 갔던 언니가 멀리서 그 상황을 목격하고 뛰어 오더니 눈이 똥그래져서 저 아주머니가 왜 네 등뒤에 포크를 던지냐고 하더군요.

설마 싶어서 돌아보니 저를 죽일듯하게 노려보며 신경질 적으로 쓰레기를 치우면서 중얼중얼

"쓰레기는 네가 가져갈 것이지 왜 여기에 놓느냐...' 고 하더군요.

"나는 그곳에 이미 쓰레기가 놓여있기에 놓았던 것이다. 아니었다면 나는 몰랐으니 내게 말로 통보를 해도 될 일이다. 왜 포크를 던지느냐. 정말 무례하다." 고 했더니

옆에 시식을 하고 있던 백인 아주머니도 가세를 하여

"이 사람이 화가 난건 네가 사용한 포크를 여기 놓았기 때문이다." 라고 편을 들더군요.

그것은 분명히 여러사람이 이미 사용한 포크를 놓아둔 곳이었고, 둘러대는 변명밖에 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둘은 숙덕 거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하면서 저를 모욕하는데 '동양인들 못말린다'는 식이었어요.

제가 만일 그 시식테이블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포트를 등뒤에 던지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가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제가 만일 백인이었다면 같이 시식을 하고 있던 백인 아주머니도 말도 안되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포크를 던진 그 진행자를 두둔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기가 막혀서 온몸이 벌벌 떨리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데, 언니가 그 여자에게 "내 동생에게 사과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bitch'하고 욕을 하면서 자리를 피하더니 마트 안에있는 모든 동료들에게 다가가 뭐라고 귀속말을 하면서 멸시의 눈빛을 보내는 거에요.

사과만 받고 가려고 했는데 안되겠다 싶어서 마트 매니저를 찾았습니다.

더 통곡을 하겠는 일은 말도 유창하게 통하지 않으니 애통해서 피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마트 매니저를 찾아가 짧은 영어로 이 모든 상황을 말하니 같이 가보자고 시식 테이블로 함께 갔습니다.

매니저가 다가가니 그 여자가 좀 당황을 한듯 하더라고요. 영어도 안되는 아시안이 매니저까지 불러가 사과를 운운하니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줄은 모른듯한 얼굴이었어요.

매니저가 그여자에게 당신이 그랬느냐고 하니 뻔뻔하게 절대 그런 적이 없고 저 손님이 테이블을 더럽혔다고 하더군요.

마침 찾아보니 저에게 던졌던 포크가 그대로 있어. 매니저에게 이것을 나에게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니저는 이 여자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손님에게 전화를 하여 결과를 상세히 말씀 드리겠다고 해서 번호를 적어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동양인이 아무리 따져봐야 백인들은 모두 한 통속이라 별 수 없다는 말들은 이민자들에게 그간 많이 들어왔지만, 그 매니저, 그 여자를 데리고 사무실로 그냥 들어가버리더니 지금까지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을 주지 않는 군요.

 

벤쿠버에서 6개월 거주하면서

스카인 트레인 티켓 검사에도 한번 걸려 보았구요. 178불의 딱지를 끊기도 했지만 칠칠맞게 패스를 집에 두고온 나의 잘못이라고 그들을 탓하지는 않았는데 이상한 점은 동양인만 검사를 하더군요.

그것도 성급한 일반화일지 모른다고 이해했습니다.

화이어 웍스 때, 엄청난 인파 속에서 질서를 지키며 정류장에서 동양인이 길게 라인업 하고 있는 것을 무시하고 버스가 오니까 백인 여러명이 그냥 타버리더군요. 우리 일행이 그러지 말라고 따졌고 버스 기사가 조용히들 하라고 해서 저들이 라인업을 무시하고 그냥 탔다고 하자, 동양인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고 버스기사와 그들이 농담따먹기를 하면서 가더라구요.

 

어제 마트에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시식행사에서 포크까지 맞아보니 그간 제가 느꼈던 것들 분명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1955년 마틴루터킹이 유색인종차별금지 운동을 펼친 계기가 한 흑인부인이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대두되었다고 알고있는데,

반세기가 지난 지금...

2007년 마트에서 포크를 맞은 일, 그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천성이 여유로와서 일하기 싫어하고 유유자적하는 캐나다 인들, (비단 캐나다 인들 뿐이 아니겠지요)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동양인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 은혜 때문에 인종차별이 미국보다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일대도 배낭여행 해 보았지만,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억울하고 기가막힌 나머지 인종차별문제 고발센터 같은 곳도 생각을 해 보았지만

주위에서는 그냥 참아야지 어쩌냐고들 하네요.

자괴감까지들어서 눈물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