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돈, 우는 경제***

질경이200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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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돈, 우는 경제***

 

 

***젖은 돈, 우는 경제***

 

 

비에 젖은 돈

표시내지 않으려 보온 밥통 위에다 말렸다.

 

땀에 젖은 돈,

숨기려 오기라는 다리미로 다렸다.

 

눈물에 젖은 돈,

보이지 않으려 운동일 뿐이라고 시침 떼기 했다.

 

근데도

주유소 아르바이트녀석을 난감케 하던

어제의 비에 젖은 돈도 모자라

 

자동판매기는 땀에 젖은 돈을 물고

놓지 않는다. 

 

파리만 날린다는 서점가에서

의연히 도둑책을 보고 나와야 하는 아들녀석은

기꺼이

책값만큼은 아끼지 않겠다던

에미의 마음을  모르는바 아닌데도

 

그럴필요없다며

슬그머니 바지가랑이 끌어 당기는,

녀석의 손길에서 돈은 눈물에 젖고 있었다.

 

오뉴월 땡볕,

땡칠이처럼 주둥이 땅에 처박고 기어다니던 경제가

투쟁현장에서,

깡통계좌에서,

땡전으로 땡그렁거리며 울고 있다.

 

가끔은

아직도 살아 있다며

휴대폰으로 들어 오는 경기변동의

힘에 겨운 신음소리에 희망을 걸기에는

기지개 켤 경제의 꿈은 요원하다.

 

일제의 잔재라도 좋으니

우는 경제를 위해서라면

'종묘제례악'이라도 울려 주었으면,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