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손잡는 남자의 심리가 궁금합니다.

궁금녀 *^^*2007.09.04
조회12,218

한 때.. 제가 좋아해서

제 딴엔 이리저리 표현한다 했지만

전혀 받아주지 않는 그 분 때문에

맘 아프지만 제 맘을 다시 접어야 했습니다.

 

딱히 좋아한다 드러내놓고 고백한적 없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기엔 많이 티가 난다고 했고

밥 한 번 먹자, 하고픈 얘기가 있다고 문자보내도

다 못 들은척 씹히거나(ㅠㅠ) 다른 얘기를 교묘하게 돌려서

좋다, 싫다 얘기 들은 적은 없어도

안 되겠다 싶어 포기하게 된거죠.

 

그 후에 시간이 흘러흘러

다시 장난치고 잘 지낼만큼의 사이가 되었어요.

제 맘도 깨끗이 정리가 됐구요.

 

가끔 모임이 있으면 거기서 얼굴을 보곤 했지만

평소에 둘이 만나거나 그런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그 분과 같이 동석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미 맘은 다 정리된지 오래됐지만

언젠가 한 번

예전에 오빠 좋아했었다고 고백해보고픈 맘이 들었습니다.

그 날 결국 이전에 내가 그랬었다 고백하게 됐죠.

 

역시나 오빤 아무 말 없었어요.

고개를 떨구고 사뭇 진지하게 듣는듯 했지만요.

그 오빠가 "지금은 어떻냐?"고 물어서

지금은 그냥 편한 오빠라 했습니다.

 

그리곤 사람들과 헤어지게 됐고

새벽 늦은 시간 그 오빠가 제 집까지 데려다 주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저희집까진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구요.

 

그런데 걸으면서,,

어느 순간 그 분과 제가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조금 잡고 있다가 어색해서 손을 놓았었는데

그러다가 또 다시 손을 잡게 되고

꽤 오랜 시간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그 날 오빠가 술도 마시고 피곤해서 그런지

살짝 눈도 감고 걷고 약간은 비틀거리며 걷기도 했는데

취해서 그런건지 뭔지. ㅋㅋ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마치 연인이라도 된듯이 즐거웠어요.

노래도 부르고..

그러다 나중엔 어깨동무도 하더라구요.

 

저도 나쁘지 않았어요.

한 때 좋아했던 사람과 이러고 있는게 믿기지 않았죠.

근데 참 이상한건 지금은 이사람과 사귀고 싶은 맘은 안 드는데

그냥 그 순간이 참 좋은거에요. 이상한거 있죠~

 

그 분이 저희집 쪽 초행길이라 택시 타는 곳 근처까지 제가 가겠다고 했는데

집 앞에서 그냥 저 들어가라고 계속 그러는거에요.

그냥 들어가라.. 전 택시 타는 곳까지 가겠다...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 오빠가 슬쩍 제 허릴 감싸기도 하고.

 

나중에 뭐하다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오빠한테 앵기는것 같다 그런 얘기도 하더라구요.

결국 제가 들어가기로 했고

아파트 계단 올라가는데 다 올라갈 때까지 뒤에서 계속 봐주더라구요.

누군가 절 이렇게 배려해준단 생각에 감동 먹었어요.

 

근데 그 날 이후로

서로 연락은 따로 없고

제가 문자 보내도 여전히 답문 없고 그럽니다. ㅠㅠ

 

그 오빠가 본래 성격이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이라

평소에도 그 사람과 심리적으로 가까워지기 참 어려운 그런 타입인데

그날은 참 이상했어요.

 

술에 만취하거나 그런건 아닌것 같은데

술 마셨다고 해서 저렇게 할 수 있나요?

그 사람은 평소에 굉장히 신중하고 생각이 많은 타입인데...

 

그렇다고 그 뒤에 딱히 서로 연락을 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전 물론 걍 그랬던 순간이 좋았던거고,

이전에 좋아했던 맘도 있으니까..

글구 지금 쫌 외로워서 그런건데

 

이 오빠는 무슨 맘에서 그랬을까요?

물론 걍 외로워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