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자랑 좀 해도 될까요?ㅎ

피로곰2007.09.07
조회524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열심히 김치를 볶으며 맛을 보던 중 갑자기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지금 당장 택시 타고 나오라고 말이죠

무슨일 있는건가 해서 츄리닝 바람에 모자하나쓰고 화장기 하나 없는..

(모든 여자분들은 아시죠??-_=)

완전 폐인꼴로 남자친구를 보러 갔어요

바람은 또 어찌나 불던지 그나마 정리해서 모자쓴 머리도 모자가 벗겨져서..-_=

거기에 김치 냄새 풀풀 ..-_=..

 

아무튼 그 꼬라지로..남자친구를 만났는데 대뜸하는 소리가

"나 우유 먹고 싶어서 불렀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ㅠㅠ

내가 보고 싶어서 어리광피우나 해서 얼마나 웃기던지

알겠다고 하고 슈퍼로 가려는데

 

갑자기 뭔가를 쑥 꺼내더군요

포장지에 담긴 이니셜 목걸이요..ㅎㅎ

 

이렇게 무드 없는 남자가 또 있을까요..ㅋㅋㅋ

어디에 가서 많이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주는 것도 아니고

바람이 휘몰아 치는 한밤중에 슈퍼 앞에서 목걸이를 걸어주는데.ㅠ

 

눈치라도 줬으면 화장에 목걸이가 어울리는 옷차림으로 나갔을텐데..

 

이건 이상한 파자마 치마에 헐렁헐렁 티에 모자 대강 쓰고

화장도 안해서 폐인 몰골로 .ㅠ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금 제 남자친구는 일을 두탕이나 하면서 돈을 벌고 있어요

나중에 돈 벌어서 가게 할거라고 적금도 붓고 하느라 빠듯할텐데

몇일 뒤 제 생일이라고 주문했는데 하루 빨리 주고 싶었다며 걸어 줬어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걸 보는 순간 머리 속에 아무 말도 안떠오르고 멍하니 서 있다가

 

결국 울어 버렸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 남자 참 무드 없이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안하고

저는 저 나름대로 애교도 없어서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김치 볶음 냄새 날까봐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ㅠ

 

 

친구들 앞에서 이쁘다고 하지는 못할 망정

뀌지도 않는 방구에 트름을 한다고 거짓말 하고.-_=

혼자 자취하는 제가 외로울까봐

일끝나고 힘들텐데 집까지 와서 같이 저녁 먹어주고

자취방에 와서 제가 없을때 설거지도 해놓고 가고

반찬도 이것저것 세심하게 챙겨주는

 

세상에서 가장 무드 없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제 남자친구랍니다.

 

사랑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