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집안을 많이 보시나요?..ㅠㅠ

오니기리2007.09.07
조회315

여름방학 하루전날 갑자기 엄마 아는분 소개로 선을 봤습니다.

우리집에서 그남자를 소개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그집 어머니께서 저랑 만나게 해주고 싶다고 해서 만났거든요.

처음 만나서 그사람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서로 끌리는 뭔가가 있었기에

다시 만나게 되었고...여름방학 내내 이틀에 한번씩 만난 것같아요.

저도 괜찮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남자분 말로는 처음부터 제가 맘에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커졌고...선본 다음주가 마침 여름휴가라고 하면서 그동안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해놨다면서 같이 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놀러다니고...정말 좋았죠. 그런데 방학이 끝나갈 즈음 남자쪽 부모님께서 저를 보고싶다고 하셨고.. 그래서 만나뵙게 되었죠.

그쪽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길..." 얘 형 얘기는 들어서 알지?..서울대 법대 나와서 변호사 패스하고 지금 OOO에 있는거..."

그말이 지금생각해보면 그아버지의 가치관을 알게끔 해주는 암시였는데...그때는 몰랐어요.

그집에서 말하는 며느리의 조건은 일단 기독교 집안은 절대반대, 특정지역 반대, 궁합이 안좋으면 절대 안되고...이런거 외에도...가풍이 비슷해야한다.(참고로 그집은 종가집)등등

부모님 뵙고 나서 그날 바로 결혼 승락을 받았어요. 올해가 가기전에 결혼하라고...

그리고 저에게 말하더라구요. 결혼하면 정말 행복하게 잘해주겠다고...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같아서...이게 꿈인지...현실인지...잘 구분이 안갈정도로..

 

그리고 나서...며칠후...

자꾸만 저희집 아버지, 어머니 퇴직한 회사와 직책...그리고 형부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직장과 직책을 묻더라구요. (아버지가 알고 싶어하시니까..알려달라면서...)

그래서 얘기해줬어요. ( 저희집 부모님은 자수성가하셔서...아버지는 상고 졸업하시고 작은 회사 다니시다가 퇴직하셨거든요. )그리고 나서는 이젠...우리 부모님 최종 졸업한 학교까지 묻더라구요.

우리 부모님 그 얘기 듣고 나서 너무 마음 상하신다면서...당장 그만두라고 하시더라구요.

우리 부모님은 그남자를 만난적도 없는데...그런것들이 정작 중요하다면 상견례 자리에서 물을 수도 있는 건데..너무 예의가 없다하시면서....

그래서 저도 마음 상했고....이렇게까지 부모님께 마음의 상처를 주면서까지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난 그남자를 사랑하니깐... 조금만 더 참아보자고 생각했는데....

우리집 집안 사정을 듣고 나서는 그남자집에서 반대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이유를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지난번에 물어봤던 것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이틀동안 설득해봤지만 어려울 것같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우리집안...인거죠. 그래서 정확히 어떤 부분을 반대하냐고 물으니...말 못하겟다면서...그 얘긴 그만하자고 하더라구요. 내가 상처받을까봐...라는 이유겠지만..이미 상처 다 받았는데...이제와서 나를 배려한다는 건지...그래서 저도 우리 부모님이 반대하신다고 말하고..정리하자고 했어요.

 

전에 메신저를 하면서 그런말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난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은 안할 것같다고...그게 우리부모님이든..아님 상대방 부모님이든...

부모님들이 반대하시는 건...내가 노력해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때문에...어려울 것같다고 했거든요. 그말을 듣고서는 남자가 쫌 놀랐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한마디 덧붙였죠.

전 부모님이 반대하시더라도 오빠랑 꼭 결혼하고 싶어요~라고요. 그랬더니 그말이 듣고 싶었다고 하면서 좋아했었는데...결론은 그남자도 정리하고 싶어서 저에게 부모님이 반대한다는 말을 꺼낸거겠죠.

 

정말 지금까지 여러사람 만나봤는데...많이 끌렸던 사람은 몇명 없어서...많이 마음이 아프고 힘들지만...정리하는게 맞겠죠?..

나중에 남자 부모님 뵙고 안건데...그집 아버지...고대 법대 졸업하고...변호사 시험 패스 못해서 OO제철 임원으로 입사해서 퇴직했고..어머니는 대대로 교육자집안(외할아버지는 교장선생님..이모들은 대부분 교사, 회삼촌도 교사하다가 외무부..공무원...)에서 자랐고 고등학교 교사였다고 하더라구요.

우리집은 정말 그집에서 보면 평범하다 못해 보잘 것없는 집안 일 수도 있겠죠. 아버지 어머니 대학 안다니시고 자수성가해서 언니랑 저랑...남동생 가르치시고 서울에 집 두채 있고..(좋은 집은 아니지만) 전 교사고 남동생은 교육공무원이거든요. 우리집안이 보잘 것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원래 모든게 상대적인 거라지만....

 

결혼은 정말 당사자끼리만 좋아해서는 하기 어려운가봐요.  

지금까지 이사람 만큼 내마음을 많이 줬던 사람도 없고..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던 사람도 없지만...그래서 사실은 앞으로 그런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자꾸 자신이 없어지지만...그래도 이쯤에서 그만두는게 현명한 것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