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그 12년.

이기적이야2003.06.26
조회51,577

게시판에서 신혼부부들..혹은 연인들이 올린 글들을 보면

참 이쁘기도하고..답답하기도 해요.

모든 문제의 발단은 자존심에서 시작되나봅니다.

말한마디에...습관하나에 이혼을 말하고..눈물을 흘리네요.

 

십수년 전에..

지금처럼 이렇게 영악했더라면..지금도 물렁한건 매한가지지만.

 

대학때 동갑내기 애들하고만 놀다가..

소개로 남편을 만나니..듬직하더군요.

나름대로 생활력도  있어보이고..남자같고, 별생각없이 결혼을 떠올리게됐어요.

경솔했죠.

서로 집안의 거리가 만만치 않은..차로 5시간.

인사하러 가서보니..생각했던거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그러려니 했죠.

 

우여곡절끝에 결혼하고 보니.

-일년에 두번 결혼식하면 손해본다고..남동생..형까지 결혼 시켜놓고 하느라고

동거부터 시작했죠.

아파트 청약때문에 혼인신고는 미리 한터라..

것도 우리 해주는 아파트인줄 알았는데..형제들이 서로 자기 와이프한테 자기 아파트라고 그랬더군요.

어쨋거나..결혼하고 보니..다 거짓이더이다..

형제들 학벌..집안.

나중에 취업문제로 이력서와 가족사항쓰는걸 보니.

아주 습관적으로 가족들 학벌을 속이는게 수십번.

 

지금 생각해보니..그건 병이더군요.

 

결혼하고 대학원..박사과정..경영대학원..8년을 학교다녔어요. (남편이 취업도 안됐고..취업해도 6개월이상 직장을 못다니더군요..)

그사이에..강의도 나가고..사업체도 하나 만들어서 운영을 했죠.

남들보기엔..얼마나 번듯하고 잘난 남자입니까...

 

십년 넘게 살면서..아파트 관리비 제날짜에 내본적없어요.

생활비 한번에 기분좋게 받아본적없어요.

아이들 유치원비..학원비 제날짜에 내본적없어요.

마트갈때..카드줍니다.

가서 이것저것 카트에 넣고 계산하려고 보면..한도초과에요.

 

외도..무능력..거품들..거짓말.

너무 싫어요.

 

몇년전부터 이혼을 생각했어요.

그러려면 경제적으로 독립해야겠죠

닥치는대로 아무거나 해도..좋지만..앞으로 쭉~ 경제활동을 해야하니..그럴순없죠.

아이들앞에 당당한 직업갖고싶어서 몇년을 준비해..학교도 다니고

조금만..1년만 더 버티면 되는데

부도를 내더군요.

 

작년에 급기야..아파트 경매로 날라가고..47평.

이런 평수에 살면서..남편 외제차 타고 다니는데..관리비 5달 6달 밀려서 못낸다면 누가 믿어요.

관리비 고지서가 날라오면..바로 남편이 줏어가요..수도세 전기세..모든 고지서를 구경을 못합니다.

 

이사하라고 집에 쳐들어오는 그날까지..말을 안하더군요.

다 알고 있었는데.

한달전까지..아무런 대책을 안세워주고..말한마디도 없길래.

혼자서..13평짜리 아파트를 얻어..짐을 하나하나 나르기 시작했어요.

눈에 안띄게...부엌살림..책..철지난 옷가지들 먼저..하나하나.

급기야..이사들어오는날.

엄마집으로 옮기고..짐은..시골에 빈방얻어..월세내고 맡기기로 했다고 하니.

이사비용까지 챙겨서..유유히 사라지더구요.

이사오는 사람..키받아서..보조키부터 윙~윙~거리고 갈아까우는데...눈물나대요..

 

별거하면서..

아이들 학원비..양육비..역시 한번에 제대로 보낸적이 없군요...일년동안.

십만원..십오만원..한달내내..그렇게.

 

답답합니다.

이혼하자니..애들 불쌍하지도 않냐고 오히려 저에게 화를 내고.

이혼하잔말 나오면 바로 뒷조사 들어갑니다.

핸드폰 센터에선 남편이라고 서류 떼다 주면 조회 해주나봐요..정말 웃겨.

은행에서도 계좌 공개해주나봐요.

제 월급이 얼만지..다 알고 있더라구요

별거전에..거실로 뒷꿈치 들고 가만가만..걸어서 제가방 뒤지던 소리가 지금도 생생해요.

그 눈빛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데.

같이 살자고 졸르는데..거절하면 당장..애들 학원비 양육비 없습니다.

 

어떻게 하죠?

남들 보기엔..제가 얼마나 한심한 여자로 보이겠어요.

착하고 순하고 능력있는 남편 뒷바라지 잘해서

잘살지...왜그렇게 사냐고.

나쁜년 되도 좋으니..제발 그 손아귀에서 벗어났으면...

 

일년을 이렇게 살고보니.

가난도 무섭고..아이들 커가는데 미안한 마음도 있구요.

그렇다고..

아이들때문에 같이 살자니..또 싸우고 그렇게 사는 모습 보이고 싶지않고

지난 십수년과 같은 상황일거 뻔한데..

이미..그사람에게 온갖 정이 다 떨어졌는데..무서워요. 그사람이.

몇번의 폭력이 있고 나서는 더 무섭습니다.

 

어떻게 말을 해야...어떻게 대화를 해서 설들을 해야 하는지..거참.

 

별거 전에도..얘기좀 하자고 그러면

손에 신문..혹은 리모콘이 있죠.

나 말할때..티비에 시선 꽂으면서 채널 여기저기 돌리고.

나 삼십분 말해서..한번만 대답 해달라고 하면..그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던.

한번은 넘 서러워서 끝내 눈물을 흘렸는데..일어서서 화장실로 가길래..

기다렸더니..화장실에서 나와선..바로 컴터앞에 앉더군요.

 

이혼하면..사회적으로 곤란해지고..

다시 여자 만나서 재혼하자니..자신이 없어 그러나요?빈털터리니까

혼자 살자니 불편하고..

그래서 날 이렇게 붙잡고 있는건가요?

남자분들..말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