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시엄마 (야그가 길어질것같당!!)

엽기며눌22003.06.26
조회1,113
울 시엄마 (야그가 길어질것같당!!)

여기 둘러보면 이곳에 계신분들이 다 친구같다는 생각을 하네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울 시엄마 얘기를 하고 싶어지네요.

 

결혼한지 3년이 넘었고, 저희 집은 쭉 할아버지대부터 서울 토박이었고 신랑은 전라도에서도 한참 들어간 시골토박이입니다. 결혼전에 전 시엄마랑 쇼핑도 같이하고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는데 울 신랑이 막내이다 보니 시엄마보다는 할머니에 가깠습니다.

저 처음 인사갔을때 우리 시엄마 맨발로 뛰어나와 저를 맞아주시던게 엊그제 같은데, 결혼하고 나서 시엄마의 태도는 확실히 다르더군요. 그래서 한 1-2년 적응못하고 이사람 저사람 붙들며 상담하고 고민하며 있다보니 이제는 저도 요령이 생기더군요. (서론 넘 김..)

 

우리 신랑 전 이사람하고 결혼한걸 제 일생일대의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아버님이 몸이 편찮으셔서 향후 시엄마의 거처가 문제가 됬습니다. 시댁은 큰아들, 작은아들, 누나, 우리신랑 요렇게 됩니다.

근데 문제는 아버님이 저희(특히 저보고) 어머님을 잘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합니다. 저희 아버님 정말 좋으신 분입니다. 제가 결혼 후 1년 쯤 있다가 큰 아주버님이 대형사고를 치셔서 아버님하고의 공동명의로 된 땅하고 집하고 잡혔고, 보증섰던 누님(공무원) 월급 차압들어가고 아직도 빚이 몇억이 남았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시댁식구들 다 효자효녀들입니다. 게다가 큰형님께 학벌속이고 결혼하신것 큰형님식구들에게도 모르게 대출(명의만 살짝 빌려서)받은것 때문에 이혼한다고 큰 난리였었습니다.

둘째 아주버님은 성격이 넘 예민하셔서 하루를 같이 지내기가 힘듭니다. 했던말 5번은 하시고 오죽하면 아그들이 있는집에 낙서하나 어지럽힘 없이 깔끔하다니까요. 아주 질렸습니다.

 

그러니 믿을 곳은 저희 밖에요. 그런데 저희 집 아니 우리 신혼집 (홀홀단신 우리신랑 무조건 저 성격보고 결혼했슴다.)은 저희 친정에서 해 준 집입니다. 시댁 도움 한 푼 안 받고 시작하니 시댁에서도 저에게 뭐라고 하는경우는 없습니다.

근데 시엄마하고는 정말 1시간 같이 있는것도 고행입니다. 결혼 후 처음 시골갔을때 저보고 청국장 담글 줄 모른다고 친정에서 가르친게 도대체 뭐냐고 하시고, 할 줄 아는게 설겆이밖에 없넌 나 세제쓰고 흐르는 물에 여러번 휑그는 저보고 설겆이도 제대로 못한다고 '바보아니냐'고 하셨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시골에서는 큰 함지박에 세제한번 풀고 한번 행구고 다시 담그는게 끝이더군요. 

게다가 결혼초에는 제월급이 조금 더 많아서 시엄마앞에서 남편돈 허투르 안쓰다는 얘기하려다 남편 기죽인다는 얘기 듣고, 넘 힘들어 쓰러져서 회사를 몇개월 쉬는 동안은 남편 등골빼먹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우왕 넘 길다..)

압권은 저희 친정아빠가 건강이 안 좋으셔서 팍 늙으셨는데, 비해 물론 엄마 아빠 나이차이도 있지만 저희 엄마보고 '첩년'이냐고 하셨습니다. 이때 같이 듣고 있던 시아버지와 우리 신랑 난리났었습니다. 저는 바로 아궁이로 가서 불때며 울었습니다. 연기에 매워서 눈물흘리는 것처럼 (우리 시댁 아궁이때며 물 길러서 쓰는 곳임) . 게다가 제가 머리색과 눈색이 연한 갈색인데다 자연 쌍커풀과 아빠를 닮아 코가 좀 높아 어릴때부터 서구적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제 시엄마 저보고 네 '눈깔'은 왜 그렇게 노랗냐. 너는 왜그렇게 호박같이 생겼나 하십니다. 그래도 이제는 넘어가 지데요.

시댁에서 밥 먹어도 한 상에서 못 먹고 고기반찬 먹을라면 큰 손자앞에 접시 갔다놓고 저 심부름 20번은 시키더라구요. 생선데워오라고 3번, 국 다시 떠오라고, 누룽지 끌여오라..등등

집에서는 사실 도와주는 분이 계셔서 주방일 청소한 번 제대로 안하고 자라다가 완죤히 시댁전용 파출부랍니다.

우리 시엄마 큰 형님 요리 잘하고 살림 잘하시는데도 큰 일 때 반찬드시며 맛없다고 뒤에서 흉보시고 (저는 요리 할 줄 아는것 몇 없음) 둘째 형님 일 안한다고 집에서 살림만 한다고 흉보시는 분인데 (누님과 둘째형님이 가까운데 사시는데, 둘째 형님보고 지는 놀면서 김치랑 반찬 담가 일하는누님네 같다주지 않는다고 미워하심) 저 시엄마 모시고 살 자신 증말 없어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가끔 용돈드리며 위안삼고 있는데, 같이 살면 돌것 같아요. 저희 형님들도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제가 언젠가 우리 신랑한테 시엄마랑 툭 터넣고 얘기한번 해보자고 했는데, 원래 성격이 직선적이시다 하데요. 그래도 뒤끝은 없는 분 같더라구요.

만약 같이 살게되면 제 일거수 일투족 다 불만이실텐데 금술좋은 우리부부 사이까정 멀어질까 걱정이에요.

 

지송합니다. 넘 길어서 우왕자왕 썼는데, 결론은 어찌하오리까..

 

(피에쓰. 여기 엽기며눌 원조님이 계신줄 모르고 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