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의 진국을 새삼 체험했던 날.

뽀옹순경2007.09.20
조회380

 

생애 처음으로 사람을 피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초면인 분으로부터 말이죠.

그날도 이렇게 비가 내리었나 싶었습니다.

기억이 가묽물하네요. 몇 달 전의 얘기라서요;

 

저는 평범한 직장에 근무하는 청년이었습니다.

공장이라는 노동직에 근무하는 사람으로 항상 발로 뛰고 만들어대고 옴겨대는 그런 부류지요;

몸으로 해 대는 육체파 말입니다.

한참 바쁜 시즌이라 회사에서 용역사무소에 인원보충을 요청했고 얼마 후에

사람들이 살며시 입사들 하더군요.

그들 중에 유독 눈에 띄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훤칠히 큰 키에, 떡 벌어진 떡대, 강단 있어 보이는 눈빛과 고집스런 입매.

솥뚜껑 저리가라 할 만한 손바닥에 살콤히 뿜어대는 카리스마적인 분위기.

그 모든 것을 한몸에 지니신...

어떤 여성분이셨습니다.

뭐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취미삼아 들어오셨나 했더니 글쎄... 글쎄... 이제 고등학겨 갓 졸업하신 분이더랬습니다.

뭔가 좀 매치가 맞들어지지 않았죠. 그래도 사람을 어디 인상 한번으로

뭐라 하기에는 좀 그러니, 뭐 저런 분도 있으신가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 타임에서부터 시동이 걸렸습니다.

처음 공장라인 투입을 하시던 아주머니 옥용에 뭔가 이상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푸루죽죽한 빛이 머무르고 눈빛에 윤기가 서서히 사라지시는 것이 어디 어느 부분이

아프다라는 것이 일목요연하게 보여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 부분까지는 깟트 할 만한 데.

문제는 전 라인의 대다수 사원분들이 그 아주머니 근처에는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아주머니 바로 옆에는 그 고등학겨 갓 졸업하신 오늘의 신참분이 계셨구요.

그리고 한 삼십 여 분이 흘렀을까요?

뭔가 라인에 수근거림이 들려오더랫습니다. 그리고 그 수근거림의 정점은 또 다시

공교롭게도 그 신참분이셨구요.

그리고 바로 그때.

저와 평소에 절치하던 친구 하나가 다가와서 그러더군요.

"야, 너 저어기 앞에 투입부분에 살짝 갔다와바."

뭐가 미심쩍은 부분도 잇엇고 마침 라인도 좀 복잡한 모양새라

모르겠다 싶은 마음으로 한번 다가갔죠.

몇 걸음 채 걷지 못해 그 아주머니 근처에 다가갔고 거의 그 신참분에게로

다가갈 즈음에..

뭔가,, 이상하게도.. 요상한 냄새가 콧속으로 침투했습니다.

그 향기는 마치 몇일 썩은 찐 계란 냄새 같기도 했고, 옛 초등학교 시절에

입만 고급스러워져서 버려대던 하얀 우유의 썩은 내음 같기도 했습니다.

몇 일 야근에 찌들어져 씻지도 못한 발냄새 같기도 했고 어느 집안 구석텅이에 버려진

음씩 찌끄기 냄새 같기도 했구요.

도대체 신이 내려주신 말들로도 차마 표현 못할 냄새가 순식간에 콧속으로

침투했더랫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저의 얼굴도 누렇게 떴었구요.

옆에 같이 라인에서 투입하시던 아주머니가 한 말씀하시더군요.

그것도 살짝 말입니다.

"서울역 앞 노숙자분들도 이보다는 못 할 거야. 지독해."

그리곤 화장실에서 미리 준비해 온 휴지 두 뭉텅이를 잘 비비시다

콧구멍에 쑤셔 박으시더랬습니다;

그 후로 그 신참분의 명성은 날로 높아져 갔습니다.

웬만한 사원분들은 다 알고 계시더랬습니다. 심지어

저희 재수 없는 사장님도 오셨다가 다시 돌아가시는 헤프닝이 벌러졌더랬습니다.

평소 잔소리와 트집 잡기로 유명하신 분인데 라인 투입 부분에

첫 발을 들이시곤 코를 잽싸게 막으시더니 그 신참분을 한동안 노려 보시더군요.

후로 아예 저희 라인 쪽으로는 발걸음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행히 얼마 후에 그 분은 누군가의 명으로 회사에서 짤리시고 무직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밥맛이 확 떨구어지는군요.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면선 지내고 있을까요?

얼추 짐작은 갑니다만냄새의 진국을 새삼 체험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