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백화점앞에서 돈을 뿌리다

200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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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 백화점앞에서 돈을 뿌리다



어제(9월 20일) 부산의 최고 번화가로 꼽히는 서면의 한 백화점 앞에서 일어난 사건의 목격담을

전해듣고 글로 전해봅니다.

 

사건인즉슨 서면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백화점의 정문앞에서 19:30분경

어떤 술에 만취하신 아저씨께서 수표와 만원짜리 뭉치를 바닥에 뿌리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시간에 저는 그 근방에서 모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앞의 정황을 보고 그 뒤의 상황은 안봐도 비디오겠죠?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법한 돈벼락이라는 것을 실제로 경험하게된

시민들의 솔선수범(?!)으로인해 이내 바닥은 깨끗해졌다고 하는군요.

불과 3분만에 사건 종료!

 

사건의 당사자인 남자분이 도대체 무슨 연유로 인해 백화점 앞에서 돈다발을

길거리에 뿌리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길거리에 뿌려진 돈다발이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영화제목 패러디입니다. ^^;;)이라는

실험은 성공적이었네요.

 

그 생생한 현장을 목격한 여자분의 증언에 따르면 돈다발 앞에 홍콩 액션배우를 뺨치는 듯한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무섭기까지 했다는군요.

 

뉴스에나 나올법한 황당 실화를 전해들어보니 머릿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에, 정말 만약에! 길거리의 쓰레기도 모으면 큰 돈이 된다고 한다면,

길거리를 점령한 이 쓰레기라 불리우는 것들을 찾아보는게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게 되지는 않을까?"라고.

 

어떤책에서 읽기로는 결혼 5년차이상이 되어야 가치관이 '돈生돈死'로 바뀐다고 하더니..

것두 정확한 표현은 아닌거 같습니다.

"돈에 살고 돈에 죽는다"라는게  현재 이땅을 밟고 살아가는 대다수의 공통분모 내지는 신조가 되어가고 있는듯한 느낌입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건 아니죠?

 

몇주전 우연히 해운대에서 해변을 걷다가 만난 한 의사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이 분은 유럽 여러나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하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돈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때 그 의사분이 하시는말이 "난 한국와서 정말 놀랐다. 만나는 사람마다 돈!돈! 하는데

이 사람들이 다들 왜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유럽에선 그렇게 돈!돈!하지 않거든.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다들 행복이 곧 돈이라고 생각하는 것같아" 라고 하는데,

그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 지더군요.

 

그 현장에서 길바닥에 뿌려진 돈을 주워서 돈을 뿌린 당사자에게 돌려주거나,

그분에게 돈을 뿌린 이유에 대해서 물어본 사람이 과연 단 한명이라도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 돈을 주워서 불우이웃돕기로 내거나 유니세프, 굿네이버스 등의 자선단체에

기부하신 분들이 있었을까 하는겁니다.

 

자신의 노력의 댓가로 얻은 수입이 아닌 우연히 얻게된 이름모를 공돈을 과연 어떤 용도로

쓰실런지.. 추석선물사는데 쓰실까요?

그냥 저냥 돈주운 당사자가 아닌 제 입장에서 바람을 적어보자면,

부디 자신보다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을 위해 그 돈을 쓰는 분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가족들간의 따뜻한 모습들이 연상되는 우리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웃으면서 볼 수만은 없는 사건앞에서 아직까지 돈의 가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이 어리석은 비현실적인 중생은 쓸데없이 생각이 많아지는군요.

이번 한가위에는 물질적인 풍요만큼이나 정신적인 풍요로움도 만끽하는 나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ps. 이 글을 읽으시며 "어제 서면 그 백화점 앞에 갔어야 하는건데" 라며 아쉬워하시는 분들의 목소리가 아련히.. 특히 그 시간 같은 서면땅을 밟고 계셨던 분들의 아쉬운 탄성이 크디크게 들리는듯 합니다. ^^;; 아.. 그리고 목격자분도 "그때 한 뭉치 챙겨서 술이나 거~하게 쏠껄" 이라며 아쉬워하시네요.

역시 돈이란 놈의 유혹은 이겨내기 힘든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