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때마다 부부간에 갈등이 생기는 이유

새댁2007.09.23
조회34,576

요즘 명절증후군에 대한 많은 글들이 나오고, 그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도 많네요.

 

저는 결혼한 새내기 주부입니다. 친정 집이 종가집이어서, 결혼 전에는 친정엄마랑 작은

 

어머니들 도와서, 전이랑 꼬치만 해도 기본 5시간 부치고, 송편 빚는다고 아버지가 솔잎

 

따오시고 그랬는데..시집간 곳은 시아버님이 막내셔서, 너무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니..

 

올 명절은 오히려 더 이상하네요.

 

저희 시댁은 저희 집과 오랫동안 알아온 사이입니다. 아버지들끼리 정말 친하셔서,

 

사돈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신랑 집, 친오빠 -새언니네 친정집.. 이렇게

 

두 가지 모습을 보니, 명절의 기쁨은 "서로 챙겨주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부모님은 추석에 시댁에 가고, 성묘가는 것때문에..저희 친정집이 서운해하지 않을까 싶어서

 

배 한 상자 보내시고, 저보고 미리 친정에 좀 있다가 오던지, 아니면 성묘만 마치고 빨리

 

친정 가서 할머니도 뵈라고 하시더군요.

 

그 마음이 너무 고마우니, 저희 친정어머니는 몸이 아프신 시아버지 드릴 좋은 사골 찾아서

 

삼만리 하시고, 자연상 송이 구해서 드렸죠. 그러니, 화낼 일이 없는거죠.

 

 

여행을 가니, 돈이 많이 들어서..시댁이랑 친정이랑 똑같이 좋은 선물을 드리기 어렵더군요.

 

아무래도 "편한 친정부모" 보다..시댁어른들께 더 좋은 걸 해드리고 싶더군요.

 

결혼해보니, 돈이 좀 부족하고..챙겨야 될게 더 많다보면, 친정부모가 뒷전이 되더라구요.

 

절 이뻐해줘야 하는 집은 시댁이고, 이미 딸이니까 내가 좀 소홀해도 이해해주겠지...라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제 자신부터...

 

"나중에 잘해드리면 되겠지" "우리 사정이 어려운거 우리 엄마는 아니까..." "싼거드려도 되겠지"

 

그래서, 시어머님꺼랑 시아버님꺼 좋은거 사놓고, 우리 부모님꺼는 싼 거 하나 사놓으니,

 

남편이 "왜 똑같은걸로 안했냐"고 뭐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너무 고마웠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다른 비용을 좀 줄여서, 저희 부모님도 선물을

 

사주니, 정말 시댁이 더 좋아집니다. 더 잘해야지..더 고맙고...

 

처가댁이 좋으면, 처가댁 말뚝 보고도 절한다던데..

 

시부모님이 저희 부모님 챙겨주시고, 저를 생각해주시니...고마움과 감사가 점점 쌓여갑니다.

 

그러니, 명절 음식하는게 하나도 부담이 안됩니다.

 

 

그런데, 저희 친정어머니와 친할머니 (엄마에겐 시어머니죠)를 보면, 전 어렸을 때 너무

 

화가 났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나를 하면, 왜 이건 더 못해주냐..라는 태도를 보이니..

 

게다가 친할아버지 계실때, 작은 어머니들은 3일 내내 (신정, 구정, 추석, 연말, 생신때)

 

친정 한 번 못가보고..게다가 명절때마다 돈이 몇 십만원씩 깨지는데, "고맙다"라는 말 한마디

 

못들으니...시부모님께 정이 안생기는 겁니다.

 

 

저희 친정어머니가 시아버지 병구환 하고, 생활비 시집갈때부터 평생 대고..명절마다

 

6명 가족이 다 싸가지고 갈 음식들 만들고, 나이드시니 치아비용에 해외여행까지 보내달라고

 

하니...시어머니께 전화가 오면, 반가운 마음보다 "겁"부터 나는 겁니다.

 

그런데, 다행히 저희 아빠는 늘 "고맙다"라고 하셨죠.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가끔 톡에 글쓰는 남자분들을 보면..

 

"그까짓 1년에 3번도 못하냐"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명절때문에" 사건이 터지는게 아니라, "명절에 결정타로 화가나서" 말다툼이 벌어지는게

 

아닌가 싶네요. 자기 부모님을 자기 아내가 자신만큼 사랑하길 바라는건, 제 생각엔

 

이기심인것 같아요. 저희 친할아버지 마지막에 대소변 받아내는것...친정엄마와 작은 어머니들이

 

하셨지만...그런 생각이 들었죠. 아내의 친정부모에게도..정말 자신도 똑같이 하고 있는건지..

 

자신은 하지 않는 일을 먼저 하기만 바라는건 아닌지...

 

명절 하나때문이 아니라, 뭔가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문제는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