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교양수업 강의실에 난 저번주에 앉았던 자리에 가방을 풀고 앉았습니다. 얼마 안있어 그녀가 나타나더군요. 날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내 바로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운머리칼의 향내가 오늘의 나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은 그녀의 책을 가져왔지만 또 주지는 못할겁니다. 예전에 미안하다는 말 몇자 적은 편지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앞자리의 그녀책의 이름도 보았습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은 언제나 사내의 마음을 설레게 하나봅니다. 문득 편지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학과와 학번과 이름을 아는데 그녀한테 편지를 못보낼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그녀한테 편지나 보내 볼랍니다. 아마 편지지에 내이름을 적지는 못할겁니다. 그냥 우연히 그대를 보고 마음이 이끌린 사내라고만 적어야겠습니다. 민이: 오늘은 교양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강의실엔 그가 먼저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홀로 앉아 있지만 외롭게 보이진 않습니다. 그렇지요 내마음이 끌렸으니 말입니다. 강의를 듣다가 창가에 이는 바람소리가 정경운 색으로 들어옵니다. 그의 앞에 앉아 시를 한편 적었습니다. 그는 잘 모르겠지요. 내가 적은 공책의 시를... 오늘도 그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횡하니 나가버렸습니다.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그를 알게될 날이 오겠지요. 철이: 드디어 그녀에게 보낼 나의 첫편지를 썼습니다. 옆좌석에 그녀는 없었지만 오늘은 제법 늦은밤까지 도서관에 있었습니다. 남들은 공부를 한줄 알겠지만 사실은 편지를 썼지요. 늦은밤 사대수위아저씨의 눈을 피해 일교과 편지함일학년란에다 넣어두었습니다. 그녀가 저 편지를 보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글자를 좀더 크게 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충성! 수위아저씨 저 임무마치고 철수 합니다. 열심히 티비를 보십시오. 가을은 이제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하늘이 많이 맑아졌습니다. 남쪽하늘에 시리우스란 적색거성의 별빛이 오늘은 보입니다. 민이: 오늘 전공수업을 듣는데 친구가 편지하나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분명 나한테 온것은 맞는데 누가 보냈을까요?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강의를 듣다말고 편지내용을 읽었습니다. 우연히 내마음에 내려앉은 소녀에게 보냅니다. 호호. 아직 이런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이세상에는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누굴까? 나의 눈에 자주 띤 모르는 남학생이 있었던가? 우리과학생은 아닐까? 그리고 혹시 그는 아닐까? 하지만 알수가 없었습니다. 낯선 편지였지만 기분은 좋군요. 캠퍼스는 가을빛으로 이제 변해가고 있습니다. 철이: 이번주 교양시간에도 난 그녀의 뒤에 앉았습니다. 편지를 보낸 탓인지 조금은 다른날보다 그녀의 뒷좌석에 앉기가 쑥스러웠습니다. 그녀는 나의 편지를 보았을까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친구와 다정하게 속삭이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사랑스럽습니다. 가을이라 그렇겠지요? 민이: 그는 지금 내뒤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아직 내가 가을을 타고 있는것을 모르나 봅니다. 그의 볼펜 구르는 소리가 애처롭습니다. 옆에 앉아 있는 친구가 수업이 무료했던지 속삭였습니다. 그 속삭임속에는 그에 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에부터 일정하게 뒷좌석에 앉는 그가 친구에게도 눈에 들어왔나봅니다. 자기 때문에 저자리에 앉는거 같다고 합니다. 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친구의 모습은 참 예뻤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아니겠지요. 친구때문에 그가 저자리에 계속 앉는다고는 생각하기 싫습니다. 도서관에서부터 봐왔지만 그는 자리를 정하면 계속 같은 자리를 고집한다는 것을 난 이미 알고 있습니다. 철이: 일요일날 학교에 왔습니다. 편지지도 들고 왔지요. 오늘은 예전에 그녀옆에 앉던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녀는 내 옆자리에 없습니다. 왠 떡대같은놈이 아침부터 이를갈고 자고 있습니다. 깰생각을 않는군요. 오전내내 이가는 소리를 들으며 편지를 썼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로 꽉찬 도서관 풍경도 아름답겠지만 학생들이 별로 없는 한산한 분위기의 열람실에서 이렇게 철모르고 자는 놈과 꽃편지지에다 짝사랑의 편지쓰는 놈의 모습도 미소띠게하는 풍경같은데 그렇지 않으세요? 점심먹기전에 사대에 편지지를 갖다 놓았습니다. 편지를 무사히 갖다놓고 나오니 기분이 좋습니다. 히죽히죽웃고 나오다가 사대앞에서 하하 그녀와 눈이 떡 마주쳤네요. 아무래도 오늘 그녀가 편지를 발견한다면 그편지 쓴 놈이 나란걸 알게되겠군요. 쪽팔립니다. 또 죽어라 뛰어야겠습니다. 잠시간의 눈맞춤뒤에 난 뛰었습니다. 가을바람색깔은 점점 짙어만 갑니다. 민이: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학교를 나갔습니다. 별로 동아리활동은 안했지만은 과내 어학동아리에서 오늘 모임이 있었읍니다. 그를 사대앞에서 보았습니다. 일요일날 여기는 무슨일일까요? 나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뭔가 어색한 표정을 짓습니다. 자주 마주쳤는데 눈인사나 해줄까 했는데 그는 전에 자전거에서 떨어졌을때처럼 잠시 내앞에 머물다 육상선수처럼 뛰어 나를 지나쳐 가버렸습니다. 뛰는걸 좋아하나 봅니다. 동아리방을 들어갈려고 했습니다만 우리과 편지함옆에 동아리의 모임장소가 학교앞 무슨 찻집이니 그리로 오라는 내용의 포스트가 붙어 있었습니다. 다시 왔던길로 되돌아가야겠군요. 철이: 한동안 편지는 못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쓰기 시작한지 두번째만에 들켜버린거 같아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화요일입니다. 학생식당 양식메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하 그녀는 내눈에 잘띠는 군요. 학생식당 몇테이블 건너 내 맞은편에 앉은 여학생이 낯이 익길래 봤더니 그녀의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맞은편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뒷모습이군요. 난 그녀의 앞모습보다 뒷모습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나와 같이 밥을 먹던 친구가 그녀의 친구를 보더니 이쁘다 그럽니다. 하하 녀석아 그 맞은편에 앉은 여학생은 더 이쁘다네. 내말을 듣기라도 한 듯 그녀가 이쪽으로 고개를 한번 돌렸습니다. 친구는 그녀의 친구가 더 이쁘다는군요. 내 친구는 눈이 삐었나봅니다. 그녀가 이번에도 내 편지지를 받았을까요? 그랬다면 내가보냈다는 걸 알까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들켰던 말건 계속 내마음의 조각같은 편지를 계속 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이: 과친구 하나가 어제부터 있었는데 안찾아갔다며 편지를 건네 주었습니다. 또 무기명이군요. 그 편지에는 내가 좋다느니 사랑의 감정이 생겼다느니 하는 연애편지같은 내용이 아니라 차분하게 자기마음과 자기마음속의 내모습을 시처럼 적어간 내용의 글이 담겨 있었습니다. 누굴까? 궁금하군요. 두번째로 온것으로 봐서 몇번더 이 편지의 주인은 이런 짓을 계속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번 만나자고 하겠지요. 학생식당에서 친구가 교양과목의 남학생이 저기 보인다며 눈웃음을 짓더군요. 고개를 돌려 보았습니다. 저기 멀리서 그가 식사를 하고 있군요. 옆에 앉은 사람은 호호 그때 자전거를 운전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밥먹는척을 했습니다. 친구는 계속 눈웃음을 짓고 있군요. 의심이 갑니다. 정말 내친구 때문에 그가 교양과목 그자리에 앉지나 않나 하구요. 1
우연..4
철이:
교양수업 강의실에 난 저번주에 앉았던 자리에 가방을 풀고 앉았습니다.
얼마 안있어 그녀가 나타나더군요.
날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내 바로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운머리칼의 향내가 오늘의 나를 기쁘게 합니다.
오늘은 그녀의 책을 가져왔지만 또 주지는 못할겁니다.
예전에 미안하다는 말 몇자 적은 편지지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앞자리의 그녀책의 이름도 보았습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은 언제나 사내의 마음을 설레게 하나봅니다.
문득 편지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학과와 학번과 이름을 아는데 그녀한테 편지를 못보낼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그녀한테 편지나 보내 볼랍니다.
아마 편지지에 내이름을 적지는 못할겁니다.
그냥 우연히 그대를 보고 마음이 이끌린 사내라고만 적어야겠습니다.
민이:
오늘은 교양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강의실엔 그가 먼저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홀로 앉아 있지만 외롭게 보이진 않습니다.
그렇지요 내마음이 끌렸으니 말입니다.
강의를 듣다가 창가에 이는 바람소리가 정경운 색으로 들어옵니다.
그의 앞에 앉아 시를 한편 적었습니다. 그는 잘 모르겠지요.
내가 적은 공책의 시를...
오늘도 그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횡하니 나가버렸습니다.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그를 알게될 날이 오겠지요.
철이:
드디어 그녀에게 보낼 나의 첫편지를 썼습니다.
옆좌석에 그녀는 없었지만 오늘은 제법 늦은밤까지 도서관에 있었습니다.
남들은 공부를 한줄 알겠지만 사실은 편지를 썼지요.
늦은밤 사대수위아저씨의 눈을 피해
일교과 편지함일학년란에다 넣어두었습니다.
그녀가 저 편지를 보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글자를 좀더 크게 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충성! 수위아저씨 저 임무마치고 철수 합니다.
열심히 티비를 보십시오.
가을은 이제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하늘이 많이 맑아졌습니다.
남쪽하늘에 시리우스란 적색거성의 별빛이 오늘은 보입니다.
민이:
오늘 전공수업을 듣는데 친구가 편지하나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분명 나한테 온것은 맞는데 누가 보냈을까요?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강의를 듣다말고 편지내용을 읽었습니다.
우연히 내마음에 내려앉은 소녀에게 보냅니다.
호호. 아직 이런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이세상에는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누굴까? 나의 눈에 자주 띤 모르는 남학생이 있었던가?
우리과학생은 아닐까? 그리고 혹시 그는 아닐까?
하지만 알수가 없었습니다.
낯선 편지였지만 기분은 좋군요.
캠퍼스는 가을빛으로 이제 변해가고 있습니다.
철이:
이번주 교양시간에도 난 그녀의 뒤에 앉았습니다.
편지를 보낸 탓인지 조금은 다른날보다
그녀의 뒷좌석에 앉기가 쑥스러웠습니다.
그녀는 나의 편지를 보았을까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친구와 다정하게 속삭이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사랑스럽습니다.
가을이라 그렇겠지요?
민이:
그는 지금 내뒤에 앉아 있습니다.
그는 아직 내가 가을을 타고 있는것을 모르나 봅니다.
그의 볼펜 구르는 소리가 애처롭습니다.
옆에 앉아 있는 친구가 수업이 무료했던지 속삭였습니다.
그 속삭임속에는 그에 관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에부터 일정하게 뒷좌석에 앉는 그가 친구에게도 눈에 들어왔나봅니다.
자기 때문에 저자리에 앉는거 같다고 합니다.
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친구의 모습은 참 예뻤습니다.
그렇지만 그건 아니겠지요.
친구때문에 그가 저자리에 계속 앉는다고는 생각하기 싫습니다.
도서관에서부터 봐왔지만
그는 자리를 정하면 계속 같은 자리를 고집한다는 것을 난 이미 알고 있습니다.
철이:
일요일날 학교에 왔습니다.
편지지도 들고 왔지요.
오늘은 예전에 그녀옆에 앉던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녀는 내 옆자리에 없습니다.
왠 떡대같은놈이 아침부터 이를갈고 자고 있습니다.
깰생각을 않는군요.
오전내내 이가는 소리를 들으며 편지를 썼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로 꽉찬 도서관 풍경도 아름답겠지만
학생들이 별로 없는 한산한 분위기의 열람실에서
이렇게 철모르고 자는 놈과 꽃편지지에다 짝사랑의 편지쓰는 놈의 모습도
미소띠게하는 풍경같은데 그렇지 않으세요?
점심먹기전에 사대에 편지지를 갖다 놓았습니다.
편지를 무사히 갖다놓고 나오니 기분이 좋습니다.
히죽히죽웃고 나오다가 사대앞에서 하하
그녀와 눈이 떡 마주쳤네요.
아무래도 오늘 그녀가 편지를 발견한다면
그편지 쓴 놈이 나란걸 알게되겠군요.
쪽팔립니다. 또 죽어라 뛰어야겠습니다.
잠시간의 눈맞춤뒤에 난 뛰었습니다.
가을바람색깔은 점점 짙어만 갑니다.
민이: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학교를 나갔습니다.
별로 동아리활동은 안했지만은 과내 어학동아리에서 오늘 모임이 있었읍니다.
그를 사대앞에서 보았습니다.
일요일날 여기는 무슨일일까요? 나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뭔가 어색한 표정을 짓습니다.
자주 마주쳤는데 눈인사나 해줄까 했는데
그는 전에 자전거에서 떨어졌을때처럼 잠시 내앞에 머물다
육상선수처럼 뛰어 나를 지나쳐 가버렸습니다.
뛰는걸 좋아하나 봅니다.
동아리방을 들어갈려고 했습니다만 우리과 편지함옆에
동아리의 모임장소가 학교앞 무슨 찻집이니
그리로 오라는 내용의 포스트가 붙어 있었습니다.
다시 왔던길로 되돌아가야겠군요.
철이:
한동안 편지는 못보내겠습니다.
편지를 쓰기 시작한지 두번째만에 들켜버린거 같아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화요일입니다.
학생식당 양식메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하 그녀는 내눈에 잘띠는 군요.
학생식당 몇테이블 건너 내 맞은편에 앉은 여학생이
낯이 익길래 봤더니 그녀의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맞은편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뒷모습이군요.
난 그녀의 앞모습보다 뒷모습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나와 같이 밥을 먹던 친구가 그녀의 친구를 보더니 이쁘다 그럽니다.
하하 녀석아 그 맞은편에 앉은 여학생은 더 이쁘다네.
내말을 듣기라도 한 듯 그녀가 이쪽으로 고개를 한번 돌렸습니다.
친구는 그녀의 친구가 더 이쁘다는군요.
내 친구는 눈이 삐었나봅니다.
그녀가 이번에도 내 편지지를 받았을까요?
그랬다면 내가보냈다는 걸 알까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들켰던 말건
계속 내마음의 조각같은 편지를
계속 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이:
과친구 하나가 어제부터 있었는데 안찾아갔다며 편지를 건네 주었습니다.
또 무기명이군요.
그 편지에는 내가 좋다느니 사랑의 감정이 생겼다느니 하는
연애편지같은 내용이 아니라
차분하게 자기마음과 자기마음속의 내모습을
시처럼 적어간 내용의 글이 담겨 있었습니다.
누굴까? 궁금하군요.
두번째로 온것으로 봐서 몇번더
이 편지의 주인은 이런 짓을 계속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번 만나자고 하겠지요.
학생식당에서 친구가 교양과목의 남학생이 저기 보인다며 눈웃음을 짓더군요.
고개를 돌려 보았습니다.
저기 멀리서 그가 식사를 하고 있군요.
옆에 앉은 사람은 호호 그때 자전거를 운전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 밥먹는척을 했습니다.
친구는 계속 눈웃음을 짓고 있군요.
의심이 갑니다.
정말 내친구 때문에 그가 교양과목 그자리에 앉지나 않나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