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시붙은 고3 남학생입니다. 전 버스의 뒷자리에 앉는 것을 좋아해서 뒷자리를 쓱 봤는데 고등학생 2명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이미 자리에 앉아 있더군요. 고등학생 2명은 잡담하고 있고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들은 자고 있었어요. 평소에 그 버스에서 퍼질러 자거나 조는 대학생들을 많이 봐서 그러려니 하고 뒷자리 앞에 앉았습니다. 한 20분 달렸나요. 자던 2명은 대학가에서 황급히 내리더군요. 그때 "직이네 땡잡았다" 이러한 말들과 함께 고등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왜 그런가 싶어 궁금했지만 보지 않았습니다. 그 고등학생들 몇 정거장 안가서 히죽히죽 웃으면서 내리더군요. 이제 뒷자리에 앉을 수 있겠구나 싶어 냅다 뒤로 올라갔죠. 기분 좋았습니다. 그때 엉덩이에 무언가가 걸거치더군요. 크기나 감촉으로 보아 지갑일꺼라고 막연히 생각하면서 깔고앉은 그것을 뺐습니다. 역시나 지갑이네요. 아까 자던 대학생의 지갑이였습니다. 아까 그 고등학생들의 말과 웃음소리가 떠올랐습니다. 이것 때문에 행복해 한건가. 바닥하고 자리 근처를 둘러보니 지갑주인의 이름이 적힌 헌혈증하고 종이쪼가리 몇개가 널려 있더군요. 누군가 그 지갑을 그 자리에서 뒤진 흔적이겠죠. 지갑을 열어보니 돈은 없네요. 아쉬운 마음에 지갑을 여니 유도단증에 무슨 보증서, 민증 등 많이 들어 있습니다. 더 뒤져보니 부적에 친구들 증명사진도 수두룩하네요. 그 중에 딱 하나있던 여자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쁘네요.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랑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더군요. 파마하고 화장하고 찍어서 처음부터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지갑주인이랑 성이랑 이름이 비슷한 걸로 보아 그 여자가 지갑주인의 여동생 같았습니다. 그 여학생이랑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안면 있는 사람의 가족꺼란 생각이 드니 그냥 버리기도 그렇고 가지기도 그렇고 영 찝찝하네요. 그렇게 그 지갑을 주머니에 넣은 채 집에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지갑 잃어버린 주인의 좌절감이 느껴지는거 같기도 하고 좋은 일 한번 해보자하는 생각도 들고 하는데 그 여학생에게 지갑을 주면 제가 돈을 가져갔다고 오해를 받을까봐 겁나서 못 주겠네요. 제가 주웠을땐 돈이 없었지만 원래 돈이 있고 누군가 빼간거라면... 그래서 제가 의심 받는다면... 물론 제가 지갑에서 돈을 빼간건 아니지만 내가 나를 잘 아니 있었다면 분명히 빼갔을테고... 그래서인지 더욱 금마 앞에서 떳떳하지 못 할꺼 같네요. 그 문제의 지갑. 먹어버릴까요? 집 앞 하천에 버릴까요? 아니면 그 여학생에게 줘버릴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괜히 지갑은 주워가지고... 나뒀으면 제3자가 주인에게 돌려줬을지도 모르는데...
버스안에서 지갑을 주웠습니다 그런데...
안녕하세요.
수시붙은 고3 남학생입니다.
전 버스의 뒷자리에 앉는 것을 좋아해서 뒷자리를 쓱 봤는데
고등학생 2명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이미 자리에 앉아 있더군요.
고등학생 2명은 잡담하고 있고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들은 자고 있었어요.
평소에 그 버스에서 퍼질러 자거나 조는 대학생들을 많이 봐서 그러려니 하고
뒷자리 앞에 앉았습니다.
한 20분 달렸나요.
자던 2명은 대학가에서 황급히 내리더군요.
그때 "직이네 땡잡았다" 이러한 말들과 함께 고등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왜 그런가 싶어 궁금했지만 보지 않았습니다.
그 고등학생들 몇 정거장 안가서 히죽히죽 웃으면서 내리더군요.
이제 뒷자리에 앉을 수 있겠구나 싶어 냅다 뒤로 올라갔죠.
기분 좋았습니다.
그때 엉덩이에 무언가가 걸거치더군요.
크기나 감촉으로 보아 지갑일꺼라고 막연히 생각하면서 깔고앉은 그것을 뺐습니다.
역시나 지갑이네요.
아까 자던 대학생의 지갑이였습니다.
아까 그 고등학생들의 말과 웃음소리가 떠올랐습니다.
이것 때문에 행복해 한건가.
바닥하고 자리 근처를 둘러보니
지갑주인의 이름이 적힌 헌혈증하고 종이쪼가리 몇개가 널려 있더군요.
누군가 그 지갑을 그 자리에서 뒤진 흔적이겠죠.
지갑을 열어보니 돈은 없네요.
아쉬운 마음에 지갑을 여니 유도단증에 무슨 보증서, 민증 등 많이 들어 있습니다.
더 뒤져보니 부적에 친구들 증명사진도 수두룩하네요.
그 중에 딱 하나있던 여자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쁘네요.
근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랑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더군요.
파마하고 화장하고 찍어서 처음부터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지갑주인이랑 성이랑 이름이 비슷한 걸로 보아 그 여자가 지갑주인의 여동생 같았습니다.
그 여학생이랑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안면 있는 사람의 가족꺼란 생각이 드니
그냥 버리기도 그렇고 가지기도 그렇고 영 찝찝하네요.
그렇게 그 지갑을 주머니에 넣은 채 집에 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지갑 잃어버린 주인의 좌절감이 느껴지는거 같기도 하고
좋은 일 한번 해보자하는 생각도 들고 하는데
그 여학생에게 지갑을 주면 제가 돈을 가져갔다고 오해를 받을까봐 겁나서 못 주겠네요.
제가 주웠을땐 돈이 없었지만 원래 돈이 있고 누군가 빼간거라면...
그래서 제가 의심 받는다면...
물론 제가 지갑에서 돈을 빼간건 아니지만
내가 나를 잘 아니 있었다면 분명히 빼갔을테고...
그래서인지 더욱 금마 앞에서 떳떳하지 못 할꺼 같네요.
그 문제의 지갑.
먹어버릴까요?
집 앞 하천에 버릴까요?
아니면 그 여학생에게 줘버릴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괜히 지갑은 주워가지고...
나뒀으면 제3자가 주인에게 돌려줬을지도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