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음날 제부도를 찾았습니다. 얼마 전 순천만에서 시간 부족으로 꼼꼼히 살펴 보지 못한 해안가 식물들을 좀 찾아보고자 함이었습니다. 추석 당일 집에 찾아온 여동생 가족들 차로 수원역까지 이동한 후 거기서 1004번 버스를 타니 제부도 입구까지 가더군요. 입구에서부터 제부도까지의 바닷길은 걸어서 가도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는데 문제는 교통량은 적지 않은 편인데도 인도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걷는 거야 뭐 왠만큼 먼 거리라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지만 차도를 이용하기가 싫어서 제부도 입구와 제부도를 연결하는 마을버스를 기다렸다 탔습니다. 사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바에 의하면 마을버스가 입장료 포함해서 2,000원이라고 하던데 1,000원만 받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날은 입장료가 무료였습니다. 당연히 종점이란 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버스는 선착장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 반대편 끝 쪽에 도착하더니 내리라고 하더군요. 거기서부터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작업을 마친 일단의 마을 사람들이 경운기를 이용해 먼 바다로부터 섬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든 귀환의 이미지는 여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니 이름은 보질 않았는데 해수욕장 하나가 나왔습니다. 한 여름의 성수기 손님맞이를 모두 마무리한 해안 모래사장은 피곤한 듯 말없이 파도에 씻기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찾아 온 탐방객들 몇몇이 그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내고 그 안에 작은 추억을 담아두고 있었습니다. 난 추억 만들기 대신에 새로 만난 두어 개의 식물과의 데이트에만 열중하였습니다. 해수욕장이 끝나는 부분에서부터 이런 산책로가 놓여 있었습니다. 난 해변 풍경 구경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그 밑 암석투성이의 해안가를 따라 걸었습니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해안가 식물들과의 조우 기대는 무참히 깨졌습니다. 그래서 괜히 지나가는 배나 찍었습니다. 산책로 끝에 선착장이 나타납니다. 아마도 여기서 유람선이나 보트를 타고 해상관광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는데 난 관심 밖이라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선착장 주변에는 유람선과 낚싯배인 듯한 배들이 동동 떠 있더군요. 입구 안내판에 보면 제부도는 작은 섬답지 않게 볼거리가 많다고 하던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제부도에 온 목적과 동행인 유무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요. 둘이나 여럿이 하루 정도 숙박하면서 맛있는 것도 좀 먹고 낚시도 해보고 하면 그런대로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정도는 어딜 가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어쨋든 난 혼자인데다가 식물 탐사가 목적이었기에 제부도에 대한 인상은 별로였습니다. 갯벌에서 퉁퉁마디와 그 비슷한 애들 몇몇 만난 것 이외에는 아무런 소득이 없었거든요. 뭍으로 나가는 입구에 도착했는데 밀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난 당연히 해상도로가 있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입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진입로는 갯벌 위에 있었기에 썰물 이후에나 차량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안내판에 보니 6시 40분에 차량통행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휴대폰의 액정에는 그보다 4시간 반이나 앞선 숫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와, 이런~~~ 그 긴 시간을 어떻게 감당하나..... 섬 일주에 2시간밖에 안 걸리던데 시간보다도 볼거리가 없는 섬을 괜히 발품 팔아가면서 한 바퀴 더 돌기는 싫고 해서 근처에서 낚시하는 거나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모두 동행으로 보이는 20명 내외의 사람들이 낚시에 열중입니다. 한 사람은 그물을 이용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대낚에 새우나 갯지렁이를 매달아 낚시를 하고있었습니다. 대낚에도 간간히 어린 숭어나 망둥어가 걸려나왔고 그물에는 훨씬 더 많은 수의 고기들이 갇힌 채 망망대해의 자유 유영 기회를 영원히 상실했습니다. 조과가 좋아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물통이 가득 차자 모두들 그 정도면 충분히 먹고도 남을 거라면서 철수해버리고 맙니다. 또 다시 할 일이 없어진 나는 여기저기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다시 입구로 가 구멍가게에서 막걸리 한 통과 쥐포 하나를 샀습니다. 음주에 대한 사랑은 여기서도 변하지 않았지요. 그걸로 남은 무료한 시간이 힘겹게 채워졌습니다. 그곳에서 바닷길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나처럼 술 대신 집에서 가져온 릴로 낚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바닷길은 인력(人力)이 아니라 인력(引力)으로 열립니다. 내 마음의 빗장은 그 반대입니다. 그런데 난 오늘 내 스스로에게 人力의 위용을 시험해보지도 못한 채 하루를 보냈네요.
제부도에서
추석 다음날 제부도를 찾았습니다.
얼마 전 순천만에서 시간 부족으로 꼼꼼히 살펴 보지 못한 해안가 식물들을 좀 찾아보고자 함이었습니다.
추석 당일 집에 찾아온 여동생 가족들 차로 수원역까지 이동한 후 거기서 1004번 버스를 타니 제부도 입구까지 가더군요.
입구에서부터 제부도까지의 바닷길은 걸어서 가도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는데 문제는 교통량은 적지 않은 편인데도 인도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걷는 거야 뭐 왠만큼 먼 거리라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지만 차도를 이용하기가 싫어서 제부도 입구와 제부도를 연결하는 마을버스를 기다렸다 탔습니다.
사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바에 의하면 마을버스가 입장료 포함해서 2,000원이라고 하던데 1,000원만 받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날은 입장료가 무료였습니다.
당연히 종점이란 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버스는 선착장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 반대편 끝 쪽에 도착하더니 내리라고 하더군요.
거기서부터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작업을 마친 일단의 마을 사람들이 경운기를 이용해 먼 바다로부터 섬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어떤 경우든 귀환의 이미지는 여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니 이름은 보질 않았는데 해수욕장 하나가 나왔습니다.
한 여름의 성수기 손님맞이를 모두 마무리한 해안 모래사장은 피곤한 듯 말없이 파도에 씻기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찾아 온 탐방객들 몇몇이 그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내고 그 안에 작은 추억을 담아두고 있었습니다.
난 추억 만들기 대신에 새로 만난 두어 개의 식물과의 데이트에만 열중하였습니다.
해수욕장이 끝나는 부분에서부터 이런 산책로가 놓여 있었습니다.
난 해변 풍경 구경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그 밑 암석투성이의 해안가를 따라 걸었습니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해안가 식물들과의 조우 기대는 무참히 깨졌습니다.
그래서 괜히 지나가는 배나 찍었습니다.
산책로 끝에 선착장이 나타납니다.
아마도 여기서 유람선이나 보트를 타고 해상관광을 할 수 있는 것 같았는데 난 관심 밖이라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선착장 주변에는 유람선과 낚싯배인 듯한 배들이 동동 떠 있더군요.
입구 안내판에 보면 제부도는 작은 섬답지 않게 볼거리가 많다고 하던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제부도에 온 목적과 동행인 유무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요.
둘이나 여럿이 하루 정도 숙박하면서 맛있는 것도 좀 먹고 낚시도 해보고 하면 그런대로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정도는 어딜 가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어쨋든 난 혼자인데다가 식물 탐사가 목적이었기에 제부도에 대한 인상은 별로였습니다.
갯벌에서 퉁퉁마디와 그 비슷한 애들 몇몇 만난 것 이외에는 아무런 소득이 없었거든요.
뭍으로 나가는 입구에 도착했는데 밀물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난 당연히 해상도로가 있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입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진입로는 갯벌 위에 있었기에 썰물 이후에나 차량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안내판에 보니 6시 40분에 차량통행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휴대폰의 액정에는 그보다 4시간 반이나 앞선 숫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와, 이런~~~ 그 긴 시간을 어떻게 감당하나.....
섬 일주에 2시간밖에 안 걸리던데 시간보다도 볼거리가 없는 섬을 괜히 발품 팔아가면서 한 바퀴 더 돌기는 싫고 해서 근처에서 낚시하는 거나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모두 동행으로 보이는 20명 내외의 사람들이 낚시에 열중입니다.
한 사람은 그물을 이용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대낚에 새우나 갯지렁이를 매달아 낚시를 하고있었습니다.
대낚에도 간간히 어린 숭어나 망둥어가 걸려나왔고 그물에는 훨씬 더 많은 수의 고기들이 갇힌 채 망망대해의 자유 유영 기회를 영원히 상실했습니다.
조과가 좋아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물통이 가득 차자 모두들 그 정도면 충분히 먹고도 남을 거라면서 철수해버리고 맙니다.
또 다시 할 일이 없어진 나는 여기저기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다시 입구로 가 구멍가게에서 막걸리 한 통과 쥐포 하나를 샀습니다.
음주에 대한 사랑은 여기서도 변하지 않았지요.
그걸로 남은 무료한 시간이 힘겹게 채워졌습니다.
그곳에서 바닷길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나처럼 술 대신 집에서 가져온 릴로 낚시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바닷길은 인력(人力)이 아니라 인력(引力)으로 열립니다.
내 마음의 빗장은 그 반대입니다.
그런데 난 오늘 내 스스로에게 人力의 위용을 시험해보지도 못한 채 하루를 보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