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 그리고 그의 여친 (1)

아무개2003.07.02
조회518

회사에서 일하는중 '저랑 친구하실래요?'라는 메시지가 왔다. 메신저를 켜놨는데 알지 못하는 아이디..

게다가 남자가 아닌 여자.. 여자가 여자한테 친구하자는 메시지는 여지껏 받아본 적이 없다. 누구지?

남자가 아바타를 여자로 바꿨나? ㅡㅡㅋ 그냥 흘러버렸다. 다시 온 메시지.. '님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요.' ㅡㅡㅋ '누구시죠? 남자?' 라고 보내봤다. '아뇨, 여자에요. 그리고 난 님을 알아요.' 나를 안다고?

그때부터 쪽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물론, 회사일은 잠시 접어두고.. ㅡㅡ;;

그녀 : '네, 님을 알아요'

나 : '어떻게 알죠? 전에 대화한 적이 있었나요?'

그녀 : '아뇨. 제 친구가 님하고 친구에요.'

나 : '그 친구 이름이 뭐죠?'

그녀 : '그 친구 이름은 밝힐수 없어요. 밝히지 마라고 했거든요.'

나 : '왜요? 뭐 찔리는거 있나? 님은 저에 대해 알지만 전 님에 대해 모르자나요.'

그녀 : '차차 알면 되죠. 친구하기 싫으세요?'

나 : '꼭 싫다기 보다 궁금해서요..그 친구는 남자인가요?'

그녀 : '네..'

나 : '내 이름은 알아요?'

나 : '아무개' (가명)

도대체 누구지? 못가르쳐주는 이유는 또 뭐야.. 웃기네..

난 주위에 남자친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건..

혹시 그 여자?

다시 탐색 질문의 쪽지를 보냈다.

나 : '님 나이가?'

그녀 : '23살이에요. 님하고 동갑이죠.'

나 : '학생이에요?'

그녀 : '네..'

나 : '어느 학교에요?'

그녀 : '**대학교 다녀요'

이론... 그 여자 맞는 거 아냐?

난 바로 오빠한테 전화했다.

나 : "오빠야, 내다."

그 : "어. 니가 왠일이고?"

나 : "걍.. 물어볼 게 있어서.. "

그 : 뭔데?

나 : 오빠 애인 잘 지내?

그 : 어. 잘지내지.. 무슨 일인데?

나 : 혹시 채팅 아이디가 love**** 이거 아니가?

그 : 어.. 맞는것 같다.. 왜?

나 : 아니, 내보고 친구하자고 하길래. 혹시 오빠 앤 아닌가 해서.

그 : 그래... 내가 지금 뭐하고 있었거든. 내가 확인해 볼께. 나중에 통화하자.

나 : 알겠다.

그 여자 맞네. 이 여자 진짜 미친거 아니가.. 참, 내..

다시 그 여자에게 쪽지를 보냈다.

나 : '님 이름이?'

그녀 : '왕미녀' (가명..ㅡㅡ;)

나 : '그래요? 흠.. 그래요, 좋아요. 친구하죠. 친구니깐 이제 말 놓을께요.'

그녀 : '그래, 좋아. 고마워.'

나 : '친구하자는 이유가?'

그녀 : '그냥, 너랑 친해지고 싶어서.. 내 친구한테 니 얘기 많이 들었어. 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나 : '그래? 혹시 너 미남(역시 가명.. ㅡㅡ;)오빠 앤 아냐?'

그녀 : '헉.. 어케 알았어?'

나 : '그냥 대충 맞을것 같아서.'

그녀 : '오빠한테는 비밀로 하자.'

나 : '왜 비밀로 해야 되는데?'

그녀 : '그냥.. '

나 : '벌써 말했는걸. 아까 전화로 물어봤어.'

그녀 : '헉.. 클났다. 오빠한테 전화왔어. 나중에 다시 얘기해.'

뭐지... 이 여자.. 저번에 그렇게 나한테 심하게 해놓고.

저번에 그 사건..

2년전에 내가 대학교 다닐때 알바를 한적이 있다. 미남 오빠는 알바하면서 친해진 사이.

내가 힘들 때 소주한잔 하면서 얘기 들어주던 자상한 오빠..

난 오빠가 없었기에 그 오빠가 마치 친오빠 같았고 그 오빠도 나랑 성격이 똑같은 그리고 나이가 같은 여동생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오빠 동생 사이로 친하게 지내면서 알바를 그만둬도 가끔 만나서 술 한잔 하는 사이였다.

첨엔 둘 다 솔로였는데 그 오빠가 복학을 하면서 소개팅을 하더니만 앤이 생겼다고 했다.

사실 난 그 오빠가 가끔 이성으로 느껴졌었고 지내면서 고백한적도 있다.

술 마시면서 오빠가 너무 자상하고 편해서 "오빠 나 오빠가 너무 좋아. 나랑 사귀면 안돼?"

오빤 진지하게 "미안, 난 널 동생으로만 생각돼.." 

오빠 동생 관계가 깨질까봐 난 금방 "우~씨, 농담이다, 농담. 농담도 못하나? 나도 친오빠같이 생각한다. ㅋㅋㅋ" 이랬었다. ㅡ_ㅡ;; 그렇게 2년을 보내면서 만나는 시간도 줄고 가끔 연락하게 되었다.

앤이 생겼다고 했을땐 축하해줬는데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 쓸쓸함이 생겼다.

하지만, 이미 곧 그 마음을 숨기고 "오빠 앤 한번 보고 싶다. 이뻐? 언제 같이 한번 만나자" 이렇게 말해 버렸다. 오빠는 미소 지으면서 "응.. 그래 ^^" 이렇게 대답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전화가 왔다.  발신표시는 오빠의 번호.

나 : "어, 오빠. 왜?"

그 : "우리 이제 연락하지 말자."

나 : "갑자기 무슨 소린데? 장난하나? 어제까지 통화해놓고선"

그 :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 "

나 : "이유가 뭔데? 갑자기 그러는 이유가 있을거 아니가?"

그 : "봐라~ 얘도 영문을 모르자나. 니 진짜 왜그러노.."

낯선 여자의 목소리.. "몰라, 빨리 끊어라"

나 : "뭔데? 누구 옆에 있나? 앤이가? 앤이 만나지 마라고 시키나?"

그 : "어.. 미안.. "

나 : "아~ 이제 알겠다. 왜 갑자기 그러는지. 진짜 웃기네. 오빠 바보가? "

그 : "미안하다.. "

나 : "뭐가 미안한데. 알겠다. 연락하지 말자. 연락 안할께. 우리 사이가 이 정도였나."

그 : "미안해. 당분간 연락 못하겠다. "

나 : "그래, 알았어. 잘 지내고.. 끊을께"

끊고 나니 열받았다. 지가 뭔데.. 지가 뭐라고.. 그런것까지 시키나. 웃긴년이네, 진짜.

정말 앤 생기면 남남이라더니.. 잘 먹고 잘살아라~

이렇게 생각하고 며칠동안 연락안했다.

중간에 그 한테 전화 온 적이 있었다. "니 진짜 연락 안할거가?" "연락하지 말라면서? 안할거다, 왜?" "알겠다..잘 지내고.. " 왠지 쓸쓸한 목소리였다.

그 후로 몇 달간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4개월 정도 지났을까? 아직 휴대폰에 남아있는 오빠의 전화번호를 보고 한번 전화해봤다.

역시나 오빠의 목소리..

나 : "내다, 아직 살아있었나?"

그 : "누군데? "

나 : "이젠, 내 목소리도 모르나? 아무개다."

그 : "그래.. 잘 지냈나? 갑자기 왠일이고? "

나 : "그냥, 함 생각나봐서. 아직 앤이랑 잘 지내고?"

그 : "그렇지, 모.. "

나 : "그래.. 요즘 사는게 답답하네.. "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끊었다. 그 후부터 또 연락하게 되었다.

사람 인연이란 참 쉽게 못 끊어지는것 같다. 그렇게 또 연락하게 되다니..

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에게 '나랑 친구할래?'라는 메시지가 온 것이였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여자애와 연락을 해야 하나요?

그리고 이 오빠와는 어떻게 해야할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