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것도 못하고..

바보2007.10.09
조회1,834

바보인가 봅니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요. 이 남자 마음속에 이미 나의 존재는 없다라는것을...

그렇지만 아이들은 있겠지..이쁜 딸이랑 사내 녀석들이 있겠지 그 마음속에는...

 

이혼 "..하자더군요.

 

핸펀 꺼놓고 안들어온 남편..담날 새벽 다섯시에 들어온 남편..(술에 만땅 취해)

쓰러져 자는데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서 들고 다니던 손가방을 뒤졌습니다.

지갑에서 카드 전표가 몇장 나오는데 한장은 집앞 횟집에서 술먹고 긁은거고 또 한장은 피부 맛사지라고 써져 있더라구요.

아..이 남자 싸우나에서 자고 때밀고 그런거 하고 왔나부다 생각하고 금액을 봤더니 십팔만원이예요.

순간 뒷통수 맞은 느낌...아니구나...

자고 있는 남편을 두들겨 깼더니 왜 그러냐고 소릴 질러요.

이거 뭐냐고..당신 안마 시술소 가서 여자랑 자고 왔냐고...같이 소릴 질렀지요.

당황한 기색이 역력 해요. 그러더니 순간적으로 술 취해서 기억 못한다고...

 

이틀 동안 냉전 상태였어요.

뭐라 말도 붙일수가 없을 뿐더러 먼저 남편이 말을 걸어주기를 바랐지요.

말 없어요. 암 말도...

회사에서 남편에게 전활 걸어 오늘은 나랑 대화좀 하자 했더니 일찍 들어오겠다더군요.

그리고 밖에서 만나 대화 했는데 ..

 

당신 할말 없냐고 제가 물었어요. 그래도 사과는 해 주겠지 생각 했었으니까...미안하다고 하겠지..

당신 먼저 나한테 할말 있음 해보라고...

그러더니 대뜸 한다는말 ...이혼 ..하자는군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어? 저 대사는 내가 해야하고 당신은 나에게 잘못했다고 미안 하다고 애원해야 하는데 ...'멍 했지요.

버림 받았다는 느낌...버림 받을수도 있다는 느낌..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더군다나 세 녀석인데 아빠가 없을수도 있다는 생각..

눈물이 ...안울고 그래 좋다 이혼하자고 같이 대응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솟구쳐요.

막상 버려진다고 생각하니까 붙들어야 한다라는 느낌..

용서고 화해고 간에 일단은 그를 붙들어 보자는 생각...

아이들 장래를 핑계 삼아 이혼은 접기로 했지만...

집에 돌아와서 그는 안방에서 잠들고 저는 거실로 나왔습니다.

용서?..아니요...

이해?...아니요..

멍하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낼 출근할랴면 여섯시  반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잠도 오지 않고 머릿속이 백짓장마냥 하얗게 비어버린 이 느낌...

술 한잔 이라도 걸치고 잠들어야만 하는가 봅니다.

당당하지 못하고(잘못은 그 사람이 했는데) 그래 이혼 하자 대응 못하고 붙들어야만 한다고 아이들을 핑계삼아 붙들수밖에 없는 제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작게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