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조서받는 어머니의 뒷모습

돈이없어슬픈..2007.10.09
조회403

저는 서른에 소기업회사에 다니는 월수입 140의 직장인입니다.

5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소기업이라.. 아직도 박봉이죠. 서글픕니다 ㅠㅠ

 

어머니는 홀로 공단에 있는 함바집. 즉 식당을 운영하고 계시구요..

오래되셨습니다. 고된 식당일로 저희 형과 동생을 장가보냈습니다.

 

저는 아직 장가를 안간 상태..

게다가.. 결혼을 바라보는 여친(27)집에서 장인어른 되실 분과 처가살이중이구요;;;

 

제 회사 근처에서 여친과 둘이 동거를 2년간하다가..

여친네 집에 아버지가 잘 안들어오시고 살림할 사람이 없다고..

월세값도 아깝고.. 그돈을 모으자고 해서 들어가게 되었던 겁니다;

암튼 그렇게 살게 되었는데.. 최근엔 장인어른 되실 분이 매일 들어오십니다. ㅎㅎ

엎친데 덥친격으로, ;;잘 안들어오던 여친 남동생도 매일 들어오구요 ㅎㅎ

 

그렇게 여친네 집에서 4명이 살고 있습니다 ;;

 

매일 반복되는 일상속에 전화한통이 왔습니다..

어머니의 전화..

귀찮다는 듯이 받은 전화에 어머니는 조심스럽게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시간 좀 내줄수 있냐고...

외출증 끊어서 잠시 나올수 있겠냐고...

무슨일이냐고 하니.. 볼일이 있어서 우리 회사 근처 경찰서에 왔다고 하십니다.

 

알겠다고.. 근방 가겠다고 하고 끊고 난 후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무슨일때문에 식당과 40~50분 거리인 여기까지 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찰서에 가서 이래저래 찾아간 곳은. 외사과

조서를 받고 계셨습니다.

평생 남에게 뭘 주기를 좋아하시는 어머니께서.. 무슨일로 경찰서에 출두하셔서

조서를 받고계실까....

무슨일이냐고 조서쓰는 경찰관에게 물어보니. 담배때문에 그런다더군요.

어머니는 그자리에서 아들왔어?.. 라며, 반가워 하시면서 내심 안심하시는것 같더군요.

 

아.. 담배??

담배를 허가없이 파셨나보다.. 라는 결론이 머리속에 나오더군요

 

쇼파에 앉아계세요. 라고 하길래.. 네.. 하고 앉아서 신경안쓰는 척 신문을 보면서 듣고 있었습니다.

대화 내용을 듣고 저는 정말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기분에 휩쌓이게 되더군요.

 

식당의 월 매출은??

-예전엔 현상유지는 되었는데, 지금은 힘들어요..

그래서 얼마정도 되십니까??

-한.. 100에서 잘되면 200정도..

가족사항은 어떻게 되시죠?

-지금은 혼자에요

자제분은??

-등본상 혼자있어요

 

(저희 부모님은 이혼을 하시고 저는 아버님 밑에, 형과 동생은 세대주로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거주하는 곳은 전세입니까?

-사글세 살고 있어요.

월세 월 얼마죠?

-15만원 입니다.

 

(뒤에 앉아서 눈물이 울컥 올라왔습니다. 참았습니다... 울고싶었습니다....

 아들이 3명이나 있는데... 홀로 15만원 월세에..... 사신다는것이..

 제가 한심스럽고, 죽고싶었습니다.......)

 

보증금은 없습니까?

-아는 언니네라 보증금없이 15만원에 살고있어요.

자 그름 본격적으로 조사하겠습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있고 변호인을................

-네

(무슨 담배때문에..저렇게 중죄인처럼 대하는지 열이 받더군요)

 

담배를 띠어준 권xx씨에게 얼마동안 거래하셨죠?

-한.. 3~4개월됬네요.

보루당 얼마에 들여놓으셨습니까?

-던힐 한보루에 23,000원이요.

 

(한보루 23,000? 원래 2500원짜리 담배니까..

 한갑에 차액 200원 한보루를 팔면 2000원이 남는 장사..

 목돈들여, 푼돈 버는 장사..... 이 조가튼 ㅅㅂ..

 몇백원 푼돈때문에.. 돈없는 서민이 경찰서까지 와서.... 조서를...

 울고싶었습니다....... 제가 잘난 아들이었다면...

 저딴 몇백원 때문에... )

 

한달에 몇박스나 파셨습니까?

-띠엄띠엄 들여놔서.. 글쎄요...........

3박스는 되겠죠?

-3박스라면.. 몇보루나 되는거죠?

 

(박스에 몇보루가 들어가는지 조차도 잘 알지도 못하는 어머니를...

 차가운 철의자에 앉혀놓고.. 따지듯 물어보는 경찰놈이 미웠습니다..)

 

3박스라고 치고....

-잠깐만요.. 3박스면 벌금이 얼마나 나오는거에요?

글세요? 저희는 벌금쪽은 잘 모르겠군요.

-2박스로 줄여주시면 안될까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으신 어머니는... 당장 나올 벌금에 걱정이셨습니다..

 제 눈에는......눈물이.. 맺혔습니다.

 속으로 되읊습니다......

 죄송해요 엄마........ 못난 아들때문에...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식당에서 허가없이 담배를 팔면 안되는것 아셨습니까?

-네.. 죄송해요.

그런데 왜 담배를 파신겁니까?

-공단에 공장사람들이... 밥을 먹고 담배를 찾고 하니까.. 편의를 생각해서...

 

저는 그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난 왜 이 모양일까...

효도란 무엇일까...

돈...

그놈의 돈.......

몇푼 벌자고 악의로 담배를 파셨던게 아닌데.. 꼭 저렇게 해야되나.....

이 ㅅㅂ세상..

공인들 몇억 해먹는것도 아니고..

몇백원.. 몇천원.. 몇만원 때문에......

참 세상........

아무리 자본주의라지만.....

눈물이 앞을 가려.. 담배만 피게 되더군요..

 

지나가는 경찰이 밉습니다.

물론 법을 준수해야 하지만.. 돈없는 서민이. 그것도 돈벌자고 했던 것도 아닌 담배 몇보루때문에..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어머니가 나오십니다. 애써 기분좋은척 하시는 어머니앞에서 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를 태우고 모셔다 드리는 내내..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하다고 하고 싶었습니다.

못나서 죄송하다고..........

 

식당에 도착하니.. 이것저것 밑반찬을 챙겨주십니다.

음료수도 한가득...

기름이라도 넣으라며 만원을 주십니다...

 

저쪽 한켠을 보니.. 담배 몇갑이 남아 있습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파.....

저는 서둘러서 차에 탔습니다..

 

조심히 가라며, 저를 보내고 저녁준비를 해야 한다며 식당에 들어가십니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원없이 울어봤습니다.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정말이지 펑펑 울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어머니에게 해줄 것이... 드릴것이 없습니다.

 

정말 살기 힘듭니다..

제가 돈이 많았더라면......

돈을 잘 벌었더라면.......

지난날의 후회들 뿐입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마음밖에 드릴게 없다는게... 너무 슬픕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