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 이야기 ( 독백 )

안병희200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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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효 이야기 ( 독백 )

난 미칠 것같다.

처음 누나를 본 그 순간부터 느꼈다.

그 사람이 내게 특별하다는 것을...

 

꼭 우리 엄마가 보였다.

나를 낳아주신 우리 엄마... 사랑하는 엄마... 보고싶은 엄마...

그 당시 내 나이 5살, 누나가 7살이었다.

수줍어하고, 경계하며 마음의 문을 닫고 있던 나에게 정말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으며 내게 손 내밀던 누나...

그때부터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1초도 특별하지 않은 적 없다.

내 마음에서 나간 적 없다. 그래... 조금도 잊지 못 했다.

 

그때 그 내민 손 그 모습도 내겐 사랑이고,

매일같이 우리 집 앞에서 날 기다려주던 그 모습도, 내가 마음을 닫고 있을 때도 변함없이 웃어주던 모습도, 내 10번째 생일 때 직접 그렸다며 생일선물ㅡ엄마와 내가 같이 있는 모습의 그림ㅡ을 주던 모습도, 내가 싸울때 우리반에 달려와 나와 싸우던 아이에게 막 소리치던 모습도, 백일장때 내가 그림으로 최우수상 탔다고 그 누구보다 가장 기뻐하던 모습도, 같은 중학교 되었다고 즐거워하던 모습도,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고백받았다고 수줍어하며 어쩔 줄 몰라하던 모습도, 사랑이란거 무얼까 고민하던 모습도, 사춘기가 찾아와 때때로 말없이 우울해하던 모습도, 나의 중학교 졸업식때 내 볼에 살짝 입맞춤 하던 모습도, 고등학생때 다시 형을 만나 설레여할때도, 그리고 수아형을 사랑한다고 고백할때도, 그리고 또 지금까지...

 

누나의 모든 이 모습이 사랑이다.

앞으로도 점점 늘어가겠지.

 

그런데 참 슬픈 것은 누나는 단 한순간조차도 날 사랑한 적이 없단다. 그 오랜 세월동안 말이다. 그게 슬프다. 우리 함께한 오랜 날들중 단 하루라도, 1분이라도, 1초라도 날 사랑했다면...

그때를 기억하며 행복할텐데, 또 다시 날 사랑할 가능성도 있겠다고 그렇게 믿으며 살아갈텐데, 나는 아니란다.

난 누나가 내게 이리도 특별한데, 누나는 수아형이 특별하다하고, 수아형은 그딴거 없단다. 왜 이렇게 복잡한건지...

 

내가 생각하기엔 우리 세 명은 우리 세 명의 만남은 특별하고 운명? 필연? 아무튼 옛날부터 만났어야하는, 그렇게 약속되어있는 만남인 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렇게 아프고 힘들구나. 아니 그래서 이렇게 아프고 힘든건가.

그러나 답은 있겠지. 언젠가는 이렇게 꼬인 실타래도 풀어지겠지. 수아형이 항상 말하던 것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피아노도 모두 고쳐지겠지. 언젠간 연주할 수 있겠지...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