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은 가장 정직한 모습.........

하얀손200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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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은 가장 정직한 모습.........


“육순 노인에서 스물두어 살 젊은이에 이르는 스무남은 명의 식구(?)가 한 방에서 숨길 것도 내세울 것도 없이 바짝 몸 비비며 살아가는 징역살이는 사회, 역사 의식을 배우는 훌륭한 교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체의 도덕적 분식(粉飾)이나 의례적인 옷을 훨훨 벗어버리고 벌거숭이의 이해(利害), 호오(好惡)가 알몸 그대로 표출됩니다. 알몸은 가장 정직한 모습이며, 정직한 모습은 공부하기에 가장 쉽습니다.”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소제 : 알몸 - 148쪽)

 

알몸은 가장 정직한 모습.........


정치색을 지우고, 우리는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하여, 분주한 일상생활에서 잃어버렸던 자유의 소중한 가치와 인간에 대한 애증(愛憎), 자연과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사색을 엿볼 수 있다. 통혁당사건 무기수로 20년 20일을 감옥에서 지냈던 지은이는 일제강점 하 독립운동을 하셨던 부친의 영향 탓인지 올곧은 선비와 같이 오랜 감옥 생활에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꾸준한 독서와 묵향(墨香)을 피워 올리고, 사색을 통해 자신의 수인기(囚人記)를 담담하게 펼치고 있다.


이 책은 부모님을 비롯한 형제와 계수 및 형수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교도소 안에서 보내는 겨울과 여름의 환경변화에 따른 동기생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그리고 쇠창살을 통해 바라본 자연과 인간의 모습, 면회를 찾아오는 가족들에 대한 감사와 병든 노모(老母)를 걱정하는 아들의 솔직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격정의 시대를 살아온 지식으로서 양심과 실천이 없는 지식에 대한 경고와 비판도 빠트리지 않고 있다.


도시의 남자들은 얼짱, 몸짱, 근육짱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방안에 한 마리의 바퀴벌레가 출현하면 급기야 호들갑을 떨고, 작은 슬픔과 시련에도 죽을 것처럼 목을 놓아 노래를 부른다. 요즘말로 '얼척'(어이 없음)이다. '이 책을 통해 젊은이들이 진정한 용기와 실천 그리고 강건한 정신을 배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이 인간답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참다운 삶의 모습임을 깨닫게 되었으면 바란다.


“어제 이곳 전주 교도소로 이송되었습니다.....(중략).....아버님께서는 혹시 이송과 갑작스런 생활의 변화가 제게 많은 어려움을 주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몇 년 동안의 징역살이쯤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굶직한 신경이 지난 십수 년간 키워온 우리들의 능력의 하나입니다. 어머님께서 근심 않으시도록 자세한 설명 바랍니다. 대전을 떠나올 때 낡고 묵은 모든 소지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가뿐하고 신선한 느낌으로 시작합니다. 써 오던 칫솔에 비하여 빳빳한 새 칫솔은 잇옴을 아프게도 하지만, 이빨을 훨씬 깨끗이 해줍니다.”(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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