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탈퇴한 그녀

성공인식2009.08.18
조회1,113

오랫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2000년 11월부터니까

7년하고도 2개월이군요...(작년 1월에 헤어졌습니다)

사귈땐 정말 주위의 부러움의 대상일 정도로

잘 어울렸고 서로 잘 맞았습니다.

물론 다소의 사소한 다툼들은 있었죠.

그런건 여느 연인들과 다를바가 없었죠..


근데

왜 헤어졌냐구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 질문은 마치...

누군가에게 사랑에 빠졌는데 그 사람 어디가 좋아서 사랑하느냐?

라는 질문과 같습니다.


사랑하니까 사랑하는거죠...


그렇지만 헤어짐이란건 항상


싫어서 헤어진거죠...

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전 아직까지 그녀를 사랑합니다.

그녀 역시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나에게 약간의 마음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헤어졌냐구요?


굳이 현실적인 기준으로 말씀드려보자면

그녀와 나, 그리고 주위

그 삼박자가 어긋났던거죠.


둘 다 결혼을 생각해야할 때였고

그럼에 있어 그녀와 그녀 주위분들의 바램,


그 바램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못난 나...


그러는 와중에 그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은 흘러갔구요.



그런 현실적인 장벽까지 쉽게 넘어설 수 있었던

둘 사이의 마음까지

많이 서원해졌던것 같습니다.


못난 나 때문에...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던 저로 말미암아


그렇게

결국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이 후에도 아주 가끔씩 전화통화는 했습니다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이번 휴가때도 그녀가 직접 운영하는

커피숍에 갔었는데

놀라던 그녀의 눈빛...


하아~

일 마치고 공원 벤치에서 얘기를 나누는데

그녀가


웁디다...


나한테 미안하다고...


자긴 잘해준것도 없는데

난 항상 그때 그 모습이라고...

우는 그녀를 달래고 집에 바래다 주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제 눈엔 눈물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저 머리가 터질것만 같았습니다.


너무 늦었어..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가버렸어...

아니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다시 잘해보자... 아냐.. 늦었어...

아냐.........


며칠 안 남은 휴가 기간도

그런 생각으로 헛되이 보내고

다시 출근해서 보내고 있는 지금...


좀전

그녀의 싸이월드주소로 오랜만에 들어가보았습니다.



- 탈퇴한 회원의 미니홈피입니다.


이건 먼가요...


다시금 클릭해봐도 마찬가지...

혹시 무슨 일이 생긴건가 싶어

그녀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한참을 뜸들이다가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 나 남자 생겼어


심장의 피가

그리고 뇌속의 피가

모조리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언젠가 가끔 통화할때면

한번씩 말했던


- 얼른 좋은 남자 만나라


막상 그렇게 되니 기분 표현 할 길이 없네요.



10여초간 빅뱅의 시간이 지나니까


어떤 사람이냐, 어디에 사느냐,

나이는 몇이냐, 직업은 머냐...........


궁금함이 수도 없이 생겨나더군요..


하지만 물어보진 않았습니다.


그저

잘됐네.. 항상 잘지내고 ..


라고 밖엔...


그리고 폴더를 닫았습니다.


숨을 멈춘채 창밖을 쳐다보았습니다.


오른손 검지가 뜨거워 내려다 보니

전화통화하면서 한두번 빨고 말은 담배가

필터까지 다 타버렸네요.


물끄러미 바라보니 마치 제 모습 같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


허허....

...

오늘만큼 내 자신이 못나게 생각되는 날도 없네요..


쓰다보니 긴글 되어버렸네여.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