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의 마지막 기억

greenb2009.08.19
조회190

안녕하세요? 여태 읽어만 보다가 처음으로 글을 써보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그냥.. 마음이 먹먹해서 넋두리나 하려고 쓰는거니 길어도 이해해주세요. ㅠ_ㅠ

 

저희 할머니... 치주암 말기에.. 길어야 한두달이라고 하네요.

 

정말 가슴이 쿵 하고 내려 앉는것 같습니다.

 

할머니께서 오래전부터 치아가 안좋으셨는데..

 

가족들은 그냥 단순환 노환이라고 생각했고 암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최근에서야 치과에 모시고 가서 진료를 받고 발치를 여러개 했는데

 

그 후에 염증도 심해지고 몸도 안좋아지셔서

 

치과진료도 받을겸 요양병원에 모셨습니다.

 

계속 상태가 안좋으셔서 MRI랑 CT를 찍었고, 검사결과가 어제 나왔는데

 

암이라고 하네요. 평소에 잘 들어보지도 못했던 치주암이라니..

 

정말 식구들이 얼마나 무심했는지.. 저또한 얼마나 무신경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후회하고 있지만 때늦은 후회라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슴이 너무나 아프네요.

 

저희 할머니한테 조금만 더 일찍 신경을 썼더라면...

 

조금만 더 일찍 치료를 할 수 있었더라면 지금 같은 상황은 아닐텐데 너무 속상합니다.

 

할머니 연세도 많으신데다..(94세) 암이 소화기쪽으로 전이 됐는지..

 

변도 까맣다고 하고.. 수술해도 소용없다고 하고, 연세가 많으셔서 치료받는것도

 

환자 본인이 더 힘들것 같다고 하네요.

 

저는 이럴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병원에 자주 들러서 할머니 말벗이나 해드리는 일밖에 할 수 있는게 없네요.

 

할머니가 힘들어 하시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

 

저희 할머니... 세상에서 걱정을 제일 많이 하시는 분인데요..

 

어릴적에 모시고 살때에는 그런걸 귀찮아하거나 저도 모르게 짜증낼때도 있었는데..

 

잘해드린것 보다 잘못해드린게 자꾸 생각이 나네요.

 

나이를 먹어가면서는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뵙지도 못하고 소홀히 했구요.

 

작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올해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서 마음이 쓰리네요.

 

인간은 정말 끊임없이 후회하는 동물인가 봅니다.

 

후회할걸 알면서도 또 후회하게 되네요.

 

앞으로 얼마만큼의 시간이 주어졌는지 모르지만 최대한 자주 찾아뵈려고 합니다.

 

너무 늦었다는거 잘 알고 있지만요...

 

오늘도 병원가서 뵈는데 턱이 엄청 부으셨더라구요.

 

치매증상도 있으셔서 자꾸 다른 소리하시고 했던 얘기 또 하시지만

 

그래도 저를 한번에 알아봐주시는게 너무 감사하네요.

 

마지막까지 할머니의 기억에 웃는 모습만 남겨드리고 싶어요.

 

내일도 울지말고 잘 다녀와야 겠습니다.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