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가식적인 인간관계.

어떡하지2009.08.19
조회425

원래 사람사이의 관계라는게 다 그런건지 알고 싶어서 판에다가 한번 물어보려구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 화곡동으로 이사를 와서 고1 중간까지 살았었어요.

워낙 초등학교때 전학을 많이 다닌터라

학교를 한곳에서 졸업하는 그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중학교를 3년동안 안 옮기고 똑같은데 다닌게 너무너무 좋았어요ㅋㅋㅋ

또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 진짜 중학교 때 그렇게 다니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정도 깊게 들고

사람들이랑 어울린다는 게 인간에게 있어서 그런 사회생활이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죠.

그렇게 친구들도 사귀고 남자친구도 사겨보고 그러다가

고1 때 갑작스레 엄마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됐어요. 2006년 일이죠.

없는 형편에 집안 사정때문에 미국에 이민을 오니 경제적으로 힘든 것도 많았어요.

고등학교 등록금 내기도 빠듯할 정도로 힘든 편이었구요

또다른 "집안사정" 때문에 미국으로 이민온거니 너무 욕하지 마시길....

미국에 친척이 많이 도와줘서 지금은 어느정도 자리는 잡았죠.

 

다시 얘기로 돌아가서.

미국에 처음오고 나서 싸이로 전화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 지인들하고 연락을 했었어요.

다들 한국에는 언제 오냐, 보고 싶다, 재밌냐, 힘드냐, 좋냐, 등등

늘 그렇듯 저에게 따뜻했고 관심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제가 미국에서 학교도 가게 되고 또 점점 바빠지면서

전화는 자주 못했지만 싸이로는 계속 연락을 하면서

미국에서의 외로움을 많이 달랬죠.

 

미국 왔을 때는 학교에 한국인들도 별로 없고

제가 다른 애들에 비해 늦게 온 편이라서 영어도 잘 안되고

이미 대학입시준비도 해야하는 상태이고

정말 막막하고 힘들었습니다.

엄마도 영어를 잘 못하니 제게 조언이나 도움을 줄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고

저 스스로 모든 걸 감당해야 하고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 있는 친구들, 사람들 덕에 더 힘을 낼 수 있었고

미국에 친구 한 명 없다 해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1년쯤 지났을까요.

제가 정말 아끼던 교회 동생 싸이를 가려고 일촌파도타기를 열었는데...

그 친구 이름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혹시 탈퇴했나 하고 다른 교회 동생 싸이갔더니 일촌평에 이름이 있길래

클릭해서 들어갔더니 탈퇴한건 아니더군요.

그래서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해보고

그 동생이 일촌을 끊은 걸 알게 됐습니다.

처음엔 뭐 이렇게 일촌이 끊기지? 뭘 잘못눌렀나? 했는데,

말을 걸어보니 그런것도 아니었고

정말 그 친구가 일촌을 끊었던 거였습니다.

충격이었고 또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불법체류자는 아니지만 이런 저런 미국에서의 체류신분 문제때문에

한국엔 갈 수 있지만 다시 미국에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3년동안 한국도 한번 못나가봤습니다.

제가 한국을 안나가서 그런건가요.

 

제가 나가기싫어서 안나가는 것도 아니고

정말 저도 향수병 때문에 힘들었던 적도 많고

또 친구들 또 교회 사람들이 저 없이 찍은 사진들 볼때마다

울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제가 미국에 산다고 다들 좋겠다 부럽다 하지만

저 나름대로 너무 힘들고 외롭고 견디기 힘든 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제 지인들이 그걸 알아주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

그냥 절 계속 기억하고 있다는 거.

3년동안 얼굴한번 못봤어도 정말 서로 사랑하고 아꼈던 사람들이라는 걸

그런 것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촌을 말없이 끊어버린 그 친구때문에

정말 며칠을 울었어요.

미국에서 존재감도 없이 살아가고

즐거웠던 추억이 있는 한국에서는 제 존재가 사라진다는 기분.

그 어느 곳에도 내가 있지 않다는

그런 생각만 들고

또 사람들 간의 우정이나 사랑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 소용없는거 있죠.

그냥 얼굴 보일때 자길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구나.

자기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그런거 보여주려고 나한테 잘해줬구나.

난 정말 진심으로 대했는데, 내가 속은거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늘 제가 기댈 수 있었고 또 그들도 힘들 때 저에게 기대곤 했는데,

이젠 정말 아무것도 아닌게 돼버렸네요.

 

열심히 연락하는 게 아무 소용이 없어요.

원래 사람이란게 그런건가요.

기억에서 잊혀지기 싫어서... 무섭고 겁나고 그래요.

언젠가 한국에 꼭 나갈꺼라,내년이나 내후년쯤엔 나가리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들을 보면 전부 가식적으로 보일 거 같아 걱정도 됩니다.

 

인간관계가 원래 그런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