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다면 좋은날은 오겠죠?

memoris2009.08.20
조회130

안녕하세요 20살이고 지금은 수원에 살고있는 사람입니다.

글을 많이 써보지 않아서 어떻게 시작해야될지 잘 모르겠네요 ㅋ

 

 

저의 어렸을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아빠에 대한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좋았던 기억이라면 유치원다닐때 가족과 함께 놀러갔던 에버랜드에 대한 기억밖에 없군요...

 

저희 부모님은 늘 싸우셨습니다.

제가 5살인가 6살때 엄마는 아빠와 안좋은일이 있으신건지 안방에 앉아 말없이

TV를 보고 계셨습니다.

아빠가 퇴근을 들어오셔서 식탁에 앉아 뭔가를 생각하시더니 식탁에 있던 주전자를

갑자기 엄마한테 던지더니 남편이 들어왔는데 티비만 보고있냐고 화를 내시고

이번에는 식탁의자를 집어 던지셨습니다. 평소의 아빠라면 절대 이런행동을 하실분이 아닌데 그때는 아마 술을 좀 하고 들어오신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곤 이내 몸싸움까지 하시더군요...그리곤 엄마는 저와 누나에게 친구집에 가있으라고 소리를 치셨죠. 어린마음에 저는 부모님이 그렇게 싸우시는걸 보고는 엄청난 충격을 먹었습니다.(저희 엄마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운동을 하신분이고 지금까지 운동을 하고 계십니다.에어로빅, 재즈댄스, 힙합, 요가 등...몸에 근육이 좀 붙어 있어서 힘도 좋으시죠 ㅋㅋ)

 

그 이후로는 몸으로 싸우시는 일은 없었지만 서로 대화하는 일도 없고 분위기가 상당히 차가웠죠.

저와 누나는 엄마와 친구처럼 지낼정도로 사이가 좋았었기 때문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는 우리 3명이서 놀았던 기억밖에 없네요. 아빠는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신분이라 늘 혼자 계셨습니다. 그때부터 술을 드시는 횟수도 점점 늘어갔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빠한테 참 죄송하기도 하네요...혼자서 너무나 외로우셨을 겁니다...

 

그렇게 지내다 제가 초등3학년때 일입니다.

시골을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엄마가 누나한테 약국에 가서 수면제좀 사오라고 하더군요. 아빠는 아무말도 없으시고.

그때 전 어렸기에 아무것도 몰랐죠. 그냥 잠이 안오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밤 전 거실에서 컴퓨터를 하고있었는데 누나가 울면서 저한테 공책하나를 보여주네요. 엄마가 쓴 장문의 글이었습니다.

'먼저 가서 기달리겠다고...정말 미안하다고...'지금은 이것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누나한테 사오라는 수면제 말고도 따로 사두신것이 있었던거 같았어요. 아마 엄마와 아빠사이에서는 저와 누나가 모르는 많을 일이 있었겠죠.

저와 누나는 울고불며 안방문을 두드렸습니다. 엄마는 안방문을 잠궈두고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저희는 바로 아빠와 큰외삼촌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빨리 집으로 와달라고 했죠. 큰외삼촌은 저희집이랑 그리 멀지 않은곳에서 일을하고 계셨고 아빠도 때마침 집에 오고있는중이라 금방 오시더군요.

 

아빠가 먼저 도착했습니다. 근데 아빠는 저와 누나가 울고있는데도 쇼파에 앉아 티비를 키시더군요. 아빠가 오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외삼촌이 도착하셔셔 안방문을 따고 엄마를 당장 병원에 데려가셨습니다. 다행히도 병원에 늦지 않게 도착했네요...

 

저는 그날이후 아빠에게서 아빠라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후 저희 부모님은 이혼하셨죠. 양육권은 아빠가 가졌고 저와 누나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혼을 하시고 아빠는 하시는일이 잘풀려 아빠 주변사람들에게 요즘 돈 잘번다고 소문이 났더군요. 제가 생각해도 그때는 여유롭게 살았습니다.

누나와 저는 거의 매일 엄마와 연락을 하고 있었고 주말이면 엄마한테 가있었습니다.

아빠는 물론 이런 생활을 좋아하지 안으셨죠. 엄마가 저희집에 와서 종종 청소를 해주셨는데 저희 집에 오셔서 청소를 해주고 가면 금방 티가나서 밤늦게 술을 드시고 엄마한테 너무나 심한 욕을 하시곤 했다는군요.

 

그러다 제가 중학교 1학년때 아빠회사가 부도가 나서 저희는 겉에서 보면 거의 폐가나 다름없는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아빠는 그때부터 매일 술에만 의지하셨고 누나랑 저와의 사이는 겉잡을수 없이 뒤틀려 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거의 2틀에 한번꼴로 누군가가 현관문을 거의 부술듯이 두드리더군요.  

아빠는 그때마다 문열어주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아빠는 자기가 집에 없는날에 또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리면 문 열어주지 말라고 당부하셨죠.

 

하지만 그런 생활도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또 어김없이 그사람들이 찾아왔고 누나와 저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죠. 근데 이번엔 현관문에 달려있는 신문지넣는곳으로 손이 쑥 들어오더니 문을 강제로 열려고 했습니다. 누나가 그냥 문 열어주자고 해서 저는 문을 열어줬죠.

문앞에는 건장한 성인남자 2명과 아빠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남자가 서있더군요.

그사람들은 저한테 안에 있었으면서 왜 문 안열어주냐라며 바로 집으로 들어가더니 집곳곳에 빨간 딱지를 붙이고 사라졌습니다.

 

저는 아빠를 닮아 말도 별로 없고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데 그때는 정말 서럽더군요.

저는 방에 들어가 혼자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거지? 친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집에 이사가고 행복하게 살고있는데...'

정말 괴롭더군요...

 

누나가 수능을 치루고 대학에 붙었는데 추가합격으로 붙은거라 당장 등록금을 내야했습니다. 누나는 어렸을때부터 그림그리는걸 좋아해서 미대를 지원했죠. 예체능이라 등록금도 비쌌습니다.

누나는 당장 아빠한테 전화해서 대학에 붙었다고 등록금을 내야한다고 말했죠.

근데 아빠는 누나한테 정말 미안한데 재수하면 안되냐고 지금은 대학등록금을 낼 현편이 안된다고 하셨나봅니다. 전 바로 옆에 있었기에 통화내용을 거의 들을수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누나가 울면서 아빠한테 왜 아빠는 늘 아빠생각만 하냐고 우리 생각은 안해주냐고 화를 냈습니다. 아빠는 누나한테 그러는 너희는 왜 아빠입장은 생각안해주냐고 말했던것 같습니다. 결국 작은삼촌한테 돈을 빌려 학교를 등록하였고 그이후 저는 어린마음에 아빠에 대한 감정이 증오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아빠도 정말 괴로우셨겠죠...딸이손가락에 지문이 지워져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수 없을정도로 그림을 그리고 또그려서 붙은 학교인데 재수를 하라고 하셨으니...

 

누나는 집에서 학교가 너무 멀어 엄마 집에서 통학을 하였습니다.

이후에 누나는 학교를 휴학하고 알바를 하며 학비를 벌었죠. 그리고 엄마와 누나는 저희부모님이 이혼하기 전 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그집은 큰외삼촌의 집이라 싸게 전세를 주고 살수 있어서 이사를 한겁니다.)

이사한집은 저와 아빠가 살고있는 집에서 5분거리에 위치해 있는집이죠.

그리고 1년후 저는 수험생이 되었고 그때까지 철이 들지 않았던저는 친구와 매일 당구치러 다녔고 공부는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죠.

 

엄마는 늘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으셔서 한 산악동호회에 들어서 주말이면 산을 오르셨습니다. 엄마는 그 동호회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았고 잘되가고 있었죠. 처음 그사실을 알았을때 저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디어 엄마가 외롭지 않겠구나 라고...

그 사실을 알기 얼마전 엄마 집에 갔는데 쪽지 하나가 있더군요. 예전부터누나랑 교환일기를 썼던거 같은데 그 페이지만 찢어 놓은거 같았습니다.

그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

'아직도 이사한 짐이 정리되지 않아 집이 너무 더럽다.

나는 배란다가 제일 싫다. 우리집중에 배란다가 제일 더럽기 때문이다.

서랍장만 조립할수 있으면 금방 깨끗해 질텐데...우리 아들만 있으면 금방 조립할수 있는데...

여기는 방음이 잘 안된다. 밤마다 옆집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가 우리 아들이랑 꼭 닮았다...

아들이 보고싶다...'

정확히 저렇게 쓰여있던건 아니지만 대충 저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이혼을 하신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 였습니다.

쪽지를 보니 정말 마음이 아려오더군요. 우리앞에서는 늘 강하고 당당했던 엄마였는데...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라고...

 

다시 제가 수험생이던 때로 돌아오겠습니다.

그해 9월 엄마가 살고있던집에 작은외삼촌이 들어온다고 집을 12월까지 집을 비워주어야 한다는군요. 그래서 엄마는 작은아빠(아저씨는 작은아빠로 표현하겠습니다)가 새로 차리는 가게가 있는 인천으로 이사를 간다고 했습니다. 누나는 12월까지 그 집에 남아있는다더군요. 12월 이후에는 누나가 일하는 가게 기숙사에 들어간다고.

근데 때마침 아빠와 저도 이사를 해야했습니다. 지금 있는 집의 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더군요. 부도이후로 아빠의 건강상태는 계속 안좋아지고 집안사정도 점점 안좋아 졌습니다. 그래서 집값이 싼집을 알아보시다가 제가 다니는 학교에서 먼곳으로 이사를 갈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 엄마에게 우리도 조만간 이사가야한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엄마가 수능전까지만 누나랑 같이 있으라고 했습니다. 공부해야되는데 먼곳에서 통학하기 힘들다고. 저는 알았다고 했죠.

그리고 어느날 아빠가 저한테 이사가면 학교다니기 힘드니까 엄마집에서 학교를 다니라고 하시더군요. 아빠는 그때 엄마가 이사가는걸 몰랐습니다.

그말을 들었을때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뭐야...이제는 나까지 엄마한테 의지하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추석이라서 아빠는 시골에 내려갔죠. 저는 공부를 핑계삼아 시골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추석 몇일 전부터 제가 시골에 가지 않는다는걸 아시고 혼자있으면 외로우니까 엄마집으로 와서 같이 추석 지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추석날 엄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집앞으로 나오라고. 엄마 손에는 추석먹거리들이 들려있었고 엄마의 표정은 안좋았습니다. 그리고는 엄마가 저한테 작은아빠가 왜 아빠도 있는 얘를 그렇게 신경써주냐 아빠는 책임감도 없냐고 뭐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작은아빠는 저희 가족의 상황을 잘 몰랐습니다. 작은아빠도 이혼을 하셨고 아들과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저를 보면 자신의 아들이 떠오른다고 하더군요.지금은 정말 잘해주시구요.

 

저는 엄마에게서 먹거리를 건네받고 집으로 왔습니다. 근데 누나한테 문자가 오더군요.

엄마 무슨일 있냐고. 지금 나갔다 들어오셨는데 엄마 울고 계신다고.

그때 또한번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엄마가 울고있다는것 때문에 그리고 누구는 엄마한테 가라고 하는데 또 누구는 오지말라고 한다고...그때 처음으로 담배를 배웠네요.친구들이 우리는 담배 다피는데 왜 너만 안피냐고 하면 전 요리사가 무슨 담배를 피냐고. 손에 냄새밴다고 절대 안핀다고 했었는데 말이죠.

 

수능날 몇일전 거실에서 밤에 누나랑 나란히 누워있는데 누나가 그러던군요.

'우리 아빠랑 사이가 돌이킬수 없어 꼬여버렸어...'

'.....'

'근데 그걸 풀수있는게 딱하나밖에 없는거 같애...'

'뭔데?'

'돈...'

 

이후에 저는 전문대에 진학했습니다. 고3 시작할때까지 공부랑 손때고 있다가 급하게 공부를 시작한 것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는 제가 중요한순간에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엄마는 전문대라도 열심히하라고 거기서 1등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지금 열심히 하고있는지는 잘모르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다면 언젠가는 좋은날이 오겠죠...?

 

 

 

쓰다보니 글이 좀 길어졌네요ㅋㅋ

글 읽어주신분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