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불효녀인걸까요 아버지가 일을 안하시는게 싫어요...

...2009.08.20
조회33,065

 

 

 

들어왔는데 조회수와 리플수가 많아서 놀라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이런 글로 헤드라인이 되니 처음엔 씁쓸한 느낌이 들었는데...

리플들 하나 하나 읽어보다보니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조언과 충고와 위로를 받을 수 있어서요

정말 모두 감사드려요.

 

이 글을 썼을 당시엔 그저 너무 답답하고 다 싫고 먹먹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조금이나마 내려놓은 것처럼 그래도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버지를 더 이해하고 싶고 더 다가가고 싶은 여유가

생기게 된 것 같아서.. 

반성도 정말 많이 했고요, 힘도 많이 얻었고 위로도 많이 받았고, 

아버지의 입장도 더 알것같은 기분이 되었거든요..

아버지에게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들고.. 참..

 

 

분명 일하실때는 힘들게 일하시는 아버지가 안쓰럽고, 죄송스럽고, 감사해서

꼭 성공해서 호강시켜드려야지...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집에서 노신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돌변해가는 제가 참 제가 봐도 너무한 딸인게 맞는 것 같아서...

 

 

어쩌면 이런 질책을 듣고싶어서 글을 올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무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거든요 이런 곳이 아니면요..

그런데 생각보다 따뜻하게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또 놀랐던게, 저와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 그리고 저보다 더 안좋은 상황

이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더 공감도 되면서 더 마음도 아파서요..

그저 정말 모두 행복한 길을 찾아갔으면 하고 정말로 바랍니다.

 

일단은..

아버지와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려고요,

잘 될것같진 않아요 사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으려고요..

건강부터 꼭 챙겨드리고 대화도 많이 하고 아버지를 좀 더 이해하는

딸이 될께요.

 

질책해주신 분들, 공감해주시고 이해해주신 분들, 위로와 조언 해주신 분들

정말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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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중반 여자입니다.

이런 글 조심스럽고, 이런 생각 드러낸다는거 자체가

제 자신에게도 그리고 글 읽으시는 분들께도 껄끄럽고

예민한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거 압니다.

그렇지만 자꾸 혼자 생각하다보니까 점점 이런 생각이

악화되는 것 같아서요.

내가 이게 옳게 생각하고 있는건지, 내가 못된게 아닌가,

여쭙고자 글을 써봅니다.

 

 

 

아버지께서는 그러니까 속된 말로 노가다라고 하죠,

그런 쪽 일을 하세요. 건축현장에서 설비 일을 하십니다.

복지나 이런것도 없고 일당에 가까운 일인거죠..

편한 일이 아니라 저도 늘 안타까워 했었어요. 그치만...

 

 

문제는 요즘에 일을 안하세요.   

거의 반년이 다 된것 같아요. 저희 집이 그렇게 넉넉한

형편도 못되고,

동생도 이제 대학에 복학하고 저도 공부하던게 있어서

알바하면서 공부중이긴 하지만 집에 그렇게 보태드릴 형편이

아직 못되거든요..

 

어머니도 일을 하시다가 건강이 좋은 편이 못되어 집에 계십니다.

이런 상황인데 가장인 아버지께서

매일 밭이나 산으로만 다니시고, 매일같이 막걸리에 술값만 쓰시면서

돈도 건강도 그렇게 버려가고계세요.

매일 술에 취하셔서 집에 들어오시는 아버지가

자꾸 싫어지려고 합니다. 말씀으로는 일이 없다고만 하시는데

또 삼촌말 들어보면 그런게 아니라고 찾으면 왜 없냐고 또 그러시고.

그냥 일이 싫고 놀러다니고 싶으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술을 드실게 아니고 정말 하다못해... 건강히 노시기라도 하시지

요즘에 매일같이 술드시니까 위장에 문제가 생기신 듯

술병도 되게 심하게 앓으시고;

병원에 꼭 가보라고 말씀드려도 싫다고만 하시고.

또 얘기 나눠보면 예전같지도 않으세요. 그래도 머리는 좋으셨는데

왠지 흐리멍텅해지신 것 같고 답답하고 한숨만 나와요.

 

엄마가 뭐라하면 잔소리라고만 하고 또 술드시러 나가시구.

자식인 저희들이 뭐라하면 주제넘는다는 듯 듣지도 않으시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자꾸 이런 생각 하면 안된다는 거 알지만..

날 지금까지 키워주신 분이고 자신의 젊은 날을

다 가정에 쏟아부으신 분이라는 거 알아요.

그치만 그랬던 존경심이 이젠 자꾸 사라지려고 합니다.

방금도 저한테 오셔서 만원을 꾸어 나가셨는데..

엄마한텐 말하지 말라고 하시고요..

참 그 모습이 뭐라고 해야하죠, 아무튼 정말 싫었어요.

아버지가 불쌍하면서도, 한심한 듯까지 싶고ㅡ

그럼과 동시에 내 아버지가 그렇게 되었다는 거 자체가 너무

싫었어요. 내 자신까지 싫어지는 것 같았어요...

 

이런 생각하는거, 잘못된거겠죠,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