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의 역사.

선방포수200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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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히어로즈 팬이다.

 

즉 내가 한국 프로야구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어느정도의 색안경을

 

낄수밖에 없다는건 어쩔수 없다.

 

적어도 히어로즈가 유리한 쪽으로 볼수밖에 없으니까..

 

히어로즈가 과거에 어떤 모습을 지녔던 간에 2008년 새로 재창단된

 

신생팀이고 현 2009년 8월 말에서도 메인스폰서가 없이 운영되고있다.

 

지금은 그냥 "서울" 히어로즈다.

 

연고지가서울이긴 하지만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LG, 두산과는 달리 서울의 남서쪽에 위치한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 히어로즈의 역사는 내가 태어나기도 이전인 프로야구 원년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사실 내가 야구에 별로 관심이 없었을 때는 삼미슈퍼스타즈라는 팀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내가 그 팀이 알게 된 계기는 비교적 유명한 야구영화인 "슈퍼스타 감사용" 이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인천연고를 시작으로 하는 최초의 프로야구팀 삼미..

 

그러나 스폰서의 지원은 약했고 만년 꼴찌팀으로 지금도 유명하다.

 

그후 2년만에 청보 핀토스라는 팀으로 바뀌었고 인천연고를 유지한다.

 

하지만 이때도 약체팀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

 

그 이후로 태평양 돌핀스로 바뀌면서 연고지인 인천의 팬들이 조금씩 생긴 모양이었다.

 

하지만 삼미-청보-태평양으로 이어져오던 인천연고의 야구단을 현대가 인수하고 현대유니콘스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장기간 빈약한 스폰서의 지원과 빈약한 팬층으로 가장 안쓰러운 팀중의 하나였던 이 인천연고의 프로 야구팀은 거대기업의 지원으로 90년대 말 20년대 초 돌풍을 일으키며 무려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다.

 

 현대 유니콘스는 막강한 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이나 대구, 광주 등 특정 지역색을 지닌 곳에 연고를 둔 팀이나 인구가 많은 서울에 연고를 둔 팀에 비해서는 팬층이 빈약 할 수밖에 없었고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기로 한다.

 

그렇게 현대가 떠나간 자리를 차지한 곳은 바로 지금의 SK다.

 

SK(선경)그룹은 전북에 연고를 두었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 팀을 해체하고 재창단하는 형식으로(정치권의 영향이 있었다) 역시 서울에 연고를 하려고 했으나 현대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결국 SK는 인천을 연고로 하기로 하고  현대유니콘스는 서울에 둥지를 틀기 전에 잠시 수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수원은 삼성의 축구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현대는 인기를 거의 얻지 못했다.

 

 그와 동시에 21세기 최강팀이었던 현대도 내리막을 걷게된다.

 

모기업의 지원이 약해지고 구단운영이 어려워지자 뛰어난 선수들이 타팀으로 이적해가는 일이 빈번해지고 팀의 성적도 하락세를 탔다.

 

결국 현대유니콘스는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회사에 매각되고 우리담배라는 회사가 스폰서가 되면서 팀을 해체 후 재창단 하게 되었다.(말이 해체후 재창단이지...그냥 모든선수와 코칭스텝 감독까지 그대로 다 갔다)

 

그것이 2008년의 우리 히어로즈다.

 

그러나 가입금 미납사태가 불거지면서 우리담배에서는 메인스폰서를 거부하게되고 결국 그냥 "히어로즈" 로 남았다.

 

그것이 2009년 메인스폰서의 부재로 불안한 시즌을 출발하게 된 히어로즈의 역사다.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기아(해태)타이거즈, LG트윈스, 두산(OB)베어스, 한화(빙그레) 이글스..

 

이런 팀들은 연고지나 팀의 역사, 전통, 핏줄같은것을 따질때 매우 단순할 것이다. 변한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하지만 히어로즈는 삼미슈퍼스타즈부터 여기까지 오면서. 정말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안정적인 연고지와 메인스폰서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팀을 관리하는 프런트나 모기업의 욕심이나 판단미스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오래도록 팀을 사랑해온 팬과 그 팀에서 열심히 뛰었던 선수들이 무슨 죄인가...

 

 

히어로즈의 팬들과 SK의 팬들은 인천연고의 문제로 종종 다투곤 한다.

 

작년 SK에선 "태평양 데이" 라는 행사를 했다.

 

SK선수 전원이 태평양 올드 유니폼을 입고 야구경기를 한 것이다.

 

고작 인천연고라는 이유만으로...

 

그것도 현대 유니콘스가 아닌 태평양 돌핀스...

 

(왜??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도 입어보지 그래??)

 

그것도 태평양 돌핀스의 후신인 히어로즈와의 경기였다.

 

태평양 돌핀스 때부터 있었던 이숭용 선수와 정민태 코치가 눈앞에서 자신들이 입었던 유니폼을 타팀에서 보고있으면 어떤 느낌이 들겠는가..(인천 SK이것들은 매너라는게 없다.)

 

올해 더 기막힌 소식을 들었다.

 

SK구단에서 태평양 돌핀스 유니폼 공동구매를 한댄다...

 

고작...고작 인천연고라는 이유만으로.

 

히어로즈측에선 아무소리 못했다..

 

히어로즈는 현재 서울을 연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팬층이 제일 빈약하고. 메인스폰서인 모기업 따위는 없는 관계로 구단중에 힘이 제일 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 가장 막강한 기업중의 하나인 SK앞에...스폰서 없는 히어로즈는 그저..ㅠㅠ..

 

그러나 난 히어로즈의 팬이다.

 

순전히 연고지로만 따지자면 난 안산출신이므로, 과거 현대의 팬에서 SK팬으로 전향한 "인천" 야구팬들의 논리에 따르면 SK팬이 되어야 하겠다..(인천경기는 거의 하나의 연고지로 쳤으니..하지만 경기도는 넓은 지역이라 접근성이 좋지 못해 거의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건 난 히어로즈의 팬이다.

 

사실 인천에 살고 있어도, 아니 어디에 살고 있어도 나이드신 분들중에는 삼미슈퍼스타즈 때부터 지금까지 히어로즈를 바라보고 오신분이 많다.

 

하지만 난 인천의 슼충이들이 (흔히 매너가 없는 SK팬들을 슼충이라고 부른다)현대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비난할때마다 이해 할수가 없다.

 

그들은 삼미-청보-태평양-SK라는 이상한 프로야구계보를 만들었다...

 

명백히 삼미는 현대에서 끝나고 현대선수들이 전원 그대로 히어로즈에 온 것인데...(인수가 아닌 재창단이었기 때문에 공식기록은 끊겼다)

 

현대유니콘스가 인천에서 어떻게 했든 그들도 현대 덕분에 울고 웃지 않았던가.

 

그들이 진정 팀을 사랑했다면 팀이 어디있던 끝까지 응원해주는게 도리가 아닐진가.

 

물론 연고지를 버린 배신감도 있겠지만... 지역색이 거의없는 서울과 수도권지역에서 그게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말이다.(하지만 나는 인천이 지역색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겨우 야구팀 하나로 지역색을 만든다는건 좀 웃기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인천이 부산만큼 야구열기를 선풍적으로 몰아올 정도로 팬이 많은 곳도 아니고 말이다..(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는 팬이 너무 많고 격한감정의 지역색이 섞이다 보니 팬들의 비매너 행위가 빈번하다. 비매너 롯데팬을 꼴리건이라 부른다)

 

 

현 SK는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팀중의 하나이고, 시즌동안 1위를 지키다가 얼마전 3위로 내려앉았다.

 

히어로즈는 올 시즌 막강한 타격력을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6위를 랭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을 야구의 턱걸이인 4위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만약 히어로즈가 4강에 올라서게 되면 아마도 가을야구 때 SK와 맞붙게 될 것이다.

 

난 히어로즈가 꼭 4강에 올라서 SK와 맞붙기를 원한다.

 

약팀으로서의 설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는데,

역사와 내력을 송두리째 앗아가려는 SK에 꼭 한방 먹여주기를 바란다.(비유하자면 고구려가 있던 땅이 지금 우리나라 땅이 아니라고 그리고 왕조가 바뀌었다고 우리나라 역사가 아닌건 아니잖는가)

 

비록 히어로즈가 삼미~현대의 역사는 잇지 못했지만 그 핏줄은 이었다고 믿는다.

 

이번 기회, 아주 좋은 기회에 이 설움을 한번에 날려주기를 기원해본다.